(서울=NSP통신)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A 전 철도관련 기관장과 며칠 전 검찰이 출국정지를 신청한 B의원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 등 계속해서 철도 관련 비리사건이 터지고 있다.
언론은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연일 ‘철피아’의 적폐를 쏟아내며 과거로부터 오랜 세월 축척돼온 철도관련 기관들의 적폐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질타하며 ‘철피아’ 타도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개혁 대상의 한 복판에 있는 코레일이 며칠 전 고속철도인 KTX의 요금을 7.5%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국토교통부의 즉각적인 제동으로 KTX의 요금 인상이 유보되기는 했다.
하지만 ‘철피아’ 척결이 공론화 되고 있는 시점에 만성 적자인 새마을호, 무궁화호, 화물부문의 적자를 보존하기 위해 수익이 나고 있는 KTX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코레일의 주장에 대해 물류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 그리고 지난 4년간 매주 KTX를 이용해오고 있는 단골고객으로써 많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적자사업의 수익 개선은 적자 부문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일반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 임에도 코레일은 새마을호, 무궁화호, 화물부문의 적자를 사업부문이 다른 KTX의 요금인상에서 손쉬운 해법을 찾았기 때문.
◆KTX의 단체기업 고객에 대한 할인 10%폐지는 단골에 대한 배신행위
철도 여객 운임과 요금 인상은 원칙적으로 국토교통부에 신고만 하면 가능토록 이미 수년전에 철도사업법이 변경된 바가 있고 코레일은 KTX 고객의 지속적인 증가에 힘입어 고속철도 사업부문에서 이미 상당한 흑자를 실현해오고 있다.
때문에 코레일은 KTX고객으로 대부분 하위 교통수단인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이용하기 어려운 충성스러운 단골 고객들에게 그 동안 축척된 이익으로 더 좋은 서비스 질 향상에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현재 코레일의 사업부문은 크게 고속철도(KTX), 광역철도(수도권전철), 일반철도(국철), 화물철도, 부대사업 등으로 구분돼 있고 최근 십여 년간 새마을호, 무궁화호, 화물부문은 매년 3000억 원에서 7000억 원 가까운 적자를 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속철도인 KTX의 경우 뛰어난 시간 경쟁력과 서비스로 김포-대구 간 항공운항 사업을 접어야 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수익성 또한 상당한 수준이다
코레일의 홈페이지에 공시한 수송실적과 수익현황을 살펴보면, KTX의 경우 수송 승객 수에서 2009년 3747만 7000명에서 2013년 무려 5474만 4000명으로 46%가 증가했으며, 수익은 2009년 1조 182억 9700만 원에서 2013년 1조 6053억 6900만 원으로 약 57.6%나 증가했다.
이는 KTX의 편의성으로 항공에서 KTX로 승객이 이동하고 새마을을 이용하던 고객이 KTX로 이동해왔기 때문이며 동 기간 중 KTX 고객수의 증가율에 비해 수익의 증가율이 높은데 운임 인상의 결과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수도권전철의 광역철도의 경우, 수송 승객 수가 2009년 9억 1258만 4000명에서 2013년 10억 9836만 3000명으로 21%나 증가했고 수익 역시 2009년 5482억 2300만 원에서 2013년 7218억 2000만원으로 21% 증가했으며 이는 계속된 고유가와 교통 체증 등의 이유로 지속적으로 수도권전철의 승객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에 비해 새마을호의 경우에 수송 승객 수는, 2009년 1093만 3000명에서 2013년 903만 5000명으로 17.3%나 감소했으며, 수익은 2009년 1420억 8800만 원에서 2013년 1149억 7600만 원으로 약 19.1나 감소했다.
이는 새마을호 고객의 상당수가 KTX고객으로 옮겨 이용한 결과라고 보인다.
또,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무궁화호의 경우에 수송 승객 수는, 2009년 5451만 8000명에서 2013년 6412만 4000명으로 오히려 17%가 증가했으며, 수익 또한 2009년 3128억 4400만 원에서 2013년 3725억 9100만 원으로 19%나 증가했다.
이는 새마을호 고객의 상당수가 KTX고객과 무궁화호 고객으로 옮겨 이용했거나 국내 경기의 지속적인 침체에 따른 저소득층의 증가에 기인한 결과라고 보여 진다.
코레일이 공시한 공사 전체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요약손익계산서상 영업 손익은 2008년 -7373억 7500만 원, 2010년 -5287억 4500만 원, 2012년 -2053억 9000만 원 등 지속적인 영업이익 적자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러한 수치의 주요 원인은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및 화물철도부문의 지속적인 대규모 적자 때문이다.
하지만 코레일은 도리어 KTX의 요금인상을 통해 코레일의 다른 사업부문의 적자를 개선하려 했고 이 같은 배경에는 KTX의 단골고객들은 하위 교통수단인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이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따라서 최근 단체기업과의 계약수송 시 10% 할인을 폐지하는 방법으로 사실상의 요금을 인상하려 했던 코레일의 꼼수는 KTX 단골 고객들에 대한 배신행위며 고객을 ‘봉’으로 보는 처사다.
코레일은 KTX 단골고객에 대한 할인폐지를 이용한 배신행위를 하기에 앞서 새마을, 무궁화 및 화물부문 등 적자사업의 수익 개선은 적자 부문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안 마련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 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가장 좋은 KTX의 요금인상에서 손쉬운 해법을 찾는다는 방식은 현실에 안주하는 쉬운 처방이다.
본 기고/칼럼은 뉴스통신사 NSP통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모든 책임은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
people@nspna.com, NSP통신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