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황기대 기자 = 이제껏 화랑이나 경매사들은 화가의 동의를 얻지 않고, 임의로 작품들을 인터넷에 소개하고, 도록을 무단 제작해 배포하는 세태가 만연했다.
그렇지만, 을의 입장이었던 화가들은 이러한 잘못된 사실에 대해 아무런 문제도 제기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추급권’ 문제가 나왔을 때,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화가들을 중심으로 한국 추급권 협회가 설립됐다.
추급권 협회는 화가 권익을 보호하고, 위작 유통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추급권 도입을 주장했지만 화랑과 경매사들의 반대로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추급권 협회 소속 화가들은 미술품 저작권을 침해한 아츠넷, 서울옥션, K옥션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특히, 아츠넷의 경우는 화가가 개별적으로 형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아츠넷 측은 처음엔 경찰의 소환에도 응하지 않았으나 경찰이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서버를 압수하고, 몇 달에 걸쳐서 위법 행위를 자행한 화랑들을 찾아내 해당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소환 조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화랑들도 “위작의 유통을 막기 위해선 미술품 저작권법이 준수돼야 한다. 즉, 화가 분들의 확인을 다 받아서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제 자신들이 앞장서서 공개 사과하고, 미술품 저작권 보호에 앞장서서 위작 유통을 막겠다고 나섰다.
그 동안 위법 행위를 하고, 위작까지 인터넷에 올린 화랑과 미술품 저작권법을 침해한 화랑의 명단은 아츠넷 (www.artsnet.co.kr) 홈페이지에 있다.
아츠넷 대표와 화랑 대표들은 공개 사과하고 사과문을 아츠넷 홈페이지에 등록한 것.
추급권 협회 관계자는 “이제 화가들이 나서야 한다. 자신의 작품 사진을 무단으로 등록해 판매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민.형사상 고발 조치를 해야 한다. 아직도 아츠넷이나 오프라인 경매사 사이트 또는 다른 사이트들에서 화가의 동의 없이 화가의 작품 사진을 등록 배포하는 행위는 화가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민.형사상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모든 화가들이 나서서 화가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은 위작 유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미술품 애호가들을 보호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서울옥션, K옥션 등은 작가의 동의 없이 올려놓은 작품들을 내리지 않고 있고,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작품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도록에 실어서 도록을 회비까지 받고 판매하고 있다.
추급권 협회 관계자는 “서울옥션, K옥션 등이 저작권법을 위반하고, 화가들의 확인과 동의를 받지 않고 작품을 등록해 위작을 도록에 실어 배포하는 등 화가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위작을 판매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뉘우치지 않고, 공개 사과하지 않고, 지금도 작가의 동의 확인 없이 도록에 위작을 실어서 내 보내고 있다” 며 “한 화가라도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어서 화가들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고, 위작을 팔지 못하도록 해 미술품 애호가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사진 설명= 지난해 8월 3일 열린 한국 추급권 협회 창립 행사 모습
다음은 추급권 협회가 공개한 아츠넷과 아츠넷 가맹점의 사과문 전문이다.
사과문
‘아츠넷은 화가분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작품 사진(불법 복제물)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저작권법을 위반하였습니다. 특히, 가맹점들이 임의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여, 많은 화가 분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위작들까지 등록된 사례가 있어 해당 화가의 명예를 실추 시킨 일이 있습니다.
이에 피해를 입은 모든 화가분들에게 사과를 드립니다. 또한, 앞으로 아츠넷은 물론 아츠넷에 등록한 화랑들이 화가분 동의 없이 작품을 공개하여 피해를 주는 경우, 더 엄중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겠다는 것을 밝힙니다.
위와 같은 내용을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밝혀서, 앞으로 화랑, 인터넷 그림 쇼핑몰, 미술품 경매사들이 “미술품 저작권 법”을 준수하도록 하고, 위작 유통이 되지 않도록 하여, 미술품 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간다는 것을 밝히고, 위와 같은 사실을 누구나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밝힐 수 있다.
또한, 이번 건으로 해서 작가 분들에게 고발 취소를 강요한 행위에 대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그러한 일이 없도록 한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DIP통신, gidae@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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