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리포트
엄주성 대표 체제 ‘키움증권’…전부문 실적 ‘강점’, IB운용·IT리스크 ‘위협’
(서울=NSP통신) 임성수 기자 =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지난 2024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해 약 2년간 전면에서 회사를 이끌며 실적면에서 전방위 실효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지난 11월 발행어음 인가로 키움증권의 내년 실적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엄 대표 취임 후 약 2년간 폭발적인 리테일 강세를 보였음에도 전산(IT)·정보보호에 대한 투자는 소홀했다. 이로 인한 잠재된 IT 리스크는 개선되지 않았고 기업금융(IB) 내 위험자산 운용 경험 미흡은 엄 대표가 풀어야할 과제로 남았다.
엄 대표는 타 증권사 및 키움증권에서 리테일, 기업금융(IB), 전략기획, 투자운용 등 다양한 금융투자업무 분야에서 근무해 온 ‘올라운더’ 인사다. 그는 지난 2011년 4월부터 키움증권에 재직해 성과를 내왔다. 이런 그를 키움증권이 지난 2024년 대표로 등용하며 내건 것이 ‘회사의 발전’이었다.
이에 부응하듯 엄 대표는 임기 첫해부터 키움증권의 사업 부문별 성과를 대폭 신장시키며 자신의 역량을 입증했다. 기존 강세를 자랑하던 리테일 부문 실적을 임기 첫해에 두 배 넘게 성장시켰으며 올해도 이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성장세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IT·정보보호 미흡은 약점으로 꼽힌다.
내년 키움증권에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한 IB 중심 체제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엄 대표 임기의 마지막 해가 될 수 있는 내년 실적 상승 및 안정세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Strengths’(강점)=리테일·IB 전 부문 실적 도약

엄 대표 취임 이후 키움증권의 실적은 질·양적으로 모두 개선됐다. 임기 첫해 영업이익은 1조 982억원을 기록해 임기 전년 5650억원 대비 94.4% 성장하며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임기 첫 해 당기순이익도 8349억원으로 전년 4407억원 대비 89.5% 성장하며 수익 구조 유지에도 성공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회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 1426억원, 8681억원으로 임기 첫 해 실적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성과 지점은 기존 강점이던 리테일 성과다. 2023년 2560억원이던 리테일본부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그의 임기 첫해 7737억원을 달성하며 202% 넘게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 2699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사업다각화를 위한 IB·홀세일·투자운용 부문의 변화도 돋보인다. IB본부 순이익은 2023년 218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2506억원으로 확대됐고 홀세일 부문도 같은 기간 1158억원에서 2099억원으로 증가했다. 투자운용 부문은 임기 첫해 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574억원 대비 크게 떨어졌으나 올해 3분기 1203억원을 기록하며 회복했다.
이번 발행어음 인가로 키움증권의 자금 조달 능력이 확대되면서 사업 전 부문에서의 실적 상승세는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Weakness’(약점)=반복된 전산장애…IT·정보보호 투자 부족

실적 호조와 달리 키움증권의 시스템 안정성은 엄 대표 체제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키움증권은 올해에만 지난 4월과 11월에 걸쳐 7차례 전산장애를 겪으며 운영 리스크를 노출했다.
문제는 실적 상승을 동반한 거래량 급증이 포착됐음에도 IT·정보보호 투자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다는 점이다. NSP통신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IT 투자 예산은 2023년 1255억원에서 이듬해 1476억원으로 소폭 상승했고 정보보호 예산은 같은 기간 94억원에서 1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리테일 실적 상승세가 두 배를 상회한 점을 고려할 때 미흡한 수치다.
실제 올해 4월에는 이틀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 장애로 주문 지연과 체결 오류가 발생했고 금융감독원의 수시 검사 착수가 이뤄졌다. 이후 11월에도 약 30분간 접속 장애가 재차 발생하며 이전 장애의 개선 효과에 대한 의문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전산장애 이후 키움증권은 추가 IT 예산으로 약 300억원 집행을 예고하며 대처에 나섰다. 또한 오는 2026년과 2027년 각각 450억원, 500억원 규모의 IT 설비 투자 확대 계획도 덧붙였다.
◆‘Opportunities’(기회)=발행어음 인가로 IB 확장 기반 확보
키움증권은 지난 11월 1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과 함께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올해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 7862억원으로 최대 약 12조원 규모의 발행어음 조달이 가능해졌다. 키움증권은 이달 16일 ‘키움 발행어음’을 출시하며 엄 대표 체제가 고대해 오던 초대형 IB를 향한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19일 이번 인가가 키움증권의 IB 체질 개선과 맞물려 실적 확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을 전했다. 다만 온라인 중심 영업구조 특성상 금리 경쟁력 강화와 외부 협업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과제로 제시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발행어음을 통해 장기성 기업대출과 투자자산을 확보하며 IB 부문과의 시너지가 일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그간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서 중소, 벤처기업 등 모험자본 투자 분야에 강점을 보여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Threats’(위협)=우량자산 선별·IT 안정성 ‘검증대’
키움증권은 그간 온라인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만큼 장기성 기업대출과 위험인수 영업의 운용 경험은 대형 증권사 대비 약점으로 꼽힌다. 키움증권이 ‘종합금융팀’ 신설로 종투사로서의 IB 중점 전환 전략을 본격화한 시점은 올해 1월이다. 이에 따라 발행어음 사업이 본격화될수록 인수주선 부문의 우량자산 선별 능력 및 리스크관리 역량이 내년 성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발행어음 인가와 함께 중견기업 및 A등급 채권 투자 인정 한도를 모험자본 공급 의무액의 30%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을 비롯한 국내 종투사에는 정교한 위험 조율 능력 필요성이 제기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당사 IB 부문의 채권자본시장(DCM), 인수금융 분야 실적 성장을 고려할 때 기업금융관련자산의 선별 역량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며 “키움인베스트먼트 등 계열사 협업 강화 및 주요 대학기술지사, 창업투자회사와의 협업 등을 통해 모험자본 발굴 역량도 강화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앞서 회사의 약점으로 꼽힌 IT·정보보호 부문의 구조적 취약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IB 확대 국면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성장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크다. 엄 대표 임기 마지막 해로 접어드는 내년. 전산 안정성과 위험인수 역량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1월 발행어음 인가 이후 키움증권을 방문해 모험자본 공급 내 불완전판매 예방 및 IT 안정성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발행어음 운용 성과와 함께 전산·리스크 관리 체계의 실질적 개선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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