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최정화 기자 = 삼성전자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총파업을 종료하고 장기전을 선언했다. 3일간 진행된 집중교섭 기간에도 노사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조 투쟁은 장기전으로 전환된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25일간 총파업을 해제하고 이날부로 현장에 복귀한다. 다만 총파업을 종결할 뿐 파업 자체를 해제하는 것은 아니다. 전삼노는 우선 현업에 복귀한 후 게릴라 파업 등 기습적인 부분 파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준법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현업에 복귀하고, 이후 기습적인 부분 파업을 통해 임금교섭을 위한 쟁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2차 투쟁 성공을 위해 지속가능한 게릴라 파업, 준법투쟁 형태로 전환하려고 한다"
전삼노는 전날 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이는 듯 했지만, 이날 오후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돌연 '파업 장기전'을 선언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전삼노는 현업에 복귀하되 게릴라 파업을 진행할 경우 파업에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전삼노가 총파업에서 한발 물러난 것은 파업 참여 조합원들의 임금 손실 때문으로 풀이된다. 총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직급에 따라 차등이 있지만 대략 400~500만원 임금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손 위원장은 이날 방송에서"총파업 25일차가 지난 시점에서 현재 노조가 손에 쥔 것은 없다"면서"노동자 생존권과 직결된 월금을 삭감하면서까지 총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에 지금까지 성과를 못 보여줘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전삼노가 이번 집중교섭 기간 중 사측에 삼성패밀리넷 200만포인트를 추가로 요구한 것도 이 때문으로 확인된다. 해당 요구안이 협상 결렬의 원인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전날 이와 관련해"전삼노와의 합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결렬돼 안타깝다"며"앞으로도 계속 노조와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전삼노의 대표교섭권 만료 시점이 임박한 점도 총파업을 해제한 이유로 꼽힌다.
전삼노가 삼성전자 내 5개 복수 노조를 대표해 사측과 단체 교섭을 벌일 수 있는 기한은 오는 5일까지다. 전삼노의 대표교섭권이 만료되면 파업이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사무직노조(1노조) ▲구미네트워크노조(2노조) ▲삼성전자노조 동행(3노조) ▲전삼노(4노조)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5노조·옛 DX노조) 등 5개 복수 노조 체제다. 전삼노의 대표 교섭권 유지에 나머지 4개 노조 중 한 곳이라도 전삼노의 대표권에 이의를 제기하고 별도 교섭을 할 경우 전삼노는 다시 대표교섭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전삼노는 4개 노조에 별도 교섭 신청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동행노조를 제외한 3개 노조는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손 위원장은 전삼노가 가장 큰 노조임을 강조하며"새로 교섭권을 얻어야 한다면 다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전삼노는 오는 5일 국회에서의 기자회견은 계획대로 강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노사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 쟁의기금 마련을 위해 국회, 법조계, 시민단체와 연대해 파업 규모를 키우겠단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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