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조현철 기자 = 1월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최초로 발생한 날로 현재까지 코로나의 강력한 전염성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여전히 창궐하며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경기 수원시(시장 염태영)는 코로나 발생초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구축한 매뉴얼 등을 토대로 진압에 나섰고 이러한 성과는 집단감염을 막는 K방역의 단초를 제공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와의 사투. 긴박한 상황을 시장이 직접 전파하고 접촉자 임시생활시설, 공항-수원간 시민 직접 수송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퉈 도입한 수원시의 대응방안을 코로나19 사태 1년을 맞아 그간의 노력들을 되돌아본다.
◆ 1월 ‘과잉대응’ 수원시의 깃발이 되다
지난해 1월 22일 시는 최초의 코로나19 관련 대책회의를 열었다. 메르스 등 이전에 발생했던 각종 재난재해 상황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과잉대응’을 강조했다.
시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염태영 수원시장의 지시로 당시 상황이 ‘대응일지 1보’ 형식으로 시민들에게 전파됐다. 확진자와 그 동선, 시민들이 알아야 할 유의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알린 상황 보고는 1년 후인 18일 현재 1710보까지 이어지며 시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 2월 기초지자체 감염병 대응을 선도하다
2월 2일 수원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자 시는 선제적으로 일주일간 어린이집에 임시휴원을 권고했고 시민과 대면하는 행사와 집합 프로그램들을 중단해 적극적으로 확산을 막았다.
시는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자가격리를 할 수 있는 임시생활시설로 수원유스호스텔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임시생활시설을 만든 것은 처음이었다. 지역 내 대학교의 개강을 앞두고 입국하는 유학생들과 시민들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공항에서 이들을 직접 수송하기도 했다.
특히 염 시장은 기초지자체에 역학조사관 운영 권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 이를 법제화하는 ‘산파’ 역할을 했다. 2015년 메르스 여파를 혹독하게 겪으며 감염병 대응에 한계를 느낀 뒤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며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이를 적극 건의했다.
결국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 발의로 만들어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2월 26일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초지자체들도 역학조사관을 둘 수 있게 됐다.
◆ 3월 임시검사시설 및 안심숙소 등 도입
대구의 종교시설로부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시는 모든 종교시설에 행사를 취소 및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3월 2일 수원지역의 종교시설에서 첫 번째 집단확진이 발생하며 상황은 급박해졌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와 자가격리 대상자들을 관리하면서 시민들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데 행정력이 집중됐다.
마스크 수급의 불안정이 극에 달해 출생년도에 따라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마스크 5부제’가 시작되자 시는 취약계층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임산부에게는 직접 택배를 보내기도 했다.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검사 편의와 안전성을 높이고 해외입국자들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이용하는 임시검사시설로 선거연수원을 활용하고 해외입국자들을 위한 수송 서비스와 해외입국자 가족들이 호텔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심숙소를 지정하는 등 감염병의 해외유입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 4월 재난기본소득 가장 빠르게 지급
시는 모든 시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했다. 시의 재정 형편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고자 가장 빠른 수단인 ‘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차 추가경정예산이 통과한 상황이었지만 시는 수원시의회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원포인트 2차 추경안을 통과시켜 1200억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수원시 재난기본소득은 신청 첫날인 9일 당일에 1004명의 시민에게 바로 지급됐고 최종적으로 97.34%의 높은 신청률을 기록했다.
재난기본소득을 기부하자는 캠페인도 수원시민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자랑거리다. 한 시민의 온라인 제안을 보고 염태영 수원시장이 본격적인 캠페인을 제안, 시민과 공직자들이 적극 참여하는 성과를 올렸다.
◆ 5월 ‘뉴노멀’이 된 생활 속 거리두기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봄’이었다. 강도 높은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돼 일상생활 속에서 감염 예방을 위한 수칙들이 강조됐다. 아프면 쉬기, 2m 거리두기, 손 씻기, 환기, 마스크 착용 등이 새로운 생활 규칙으로 자리를 잡았다.
두 달 넘게 학교에 가지 못했던 학생들도 5월부터 순차적으로 등교를 했다. 시는 5월 20일 개학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위한 학교 방역을 지원하고 지역 내 학교를 찾아 현장 점검을 하는 한편 어린이집 원생과 유·초·중·고고 학생들에게 개인별 2~3매씩 마스크를 지급했다.
◆ 6월 방역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 강화
6월 15일부터는 수원시 본청과 4개 구청을 시작으로 전자출입명부가 도입됐다. 아울러 8개 업종의 고위험시설들도 개인 QR코드를 스캔하고 이용하도록 변경됐다. 마스크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공적마스크도 폐지돼 시민들이 쉽게 마스크를 구할 수 있게 됐다.
시는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개인에 대해 단호하게 조치함으로써 누구나 방역에 성실히 동참해야 한다는 것을 널리 알렸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가격리 기간 중 두 차례 외출했던 외국인을 형사고발한 것 등이 그 예다.
◆ 7월 ‘마스크와 온택트가 답이다’
수원시민들이 참여한 ‘마스크가 답이다’ 광고가 호응을 얻었다. 수원시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셀프 촬영한 시민 1332명의 얼굴 사진을 모아 모자이크 방식으로 수원시 공식 캐릭터인 ‘수원이’를 만든 광고다. 광고판은 온·오프라인으로 퍼져 시민들에게 마스크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며 힘든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온라인 프로그램도 적극 확대했다. 도서관, 박물관, 인문학, 도시농업, 국제교류 등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이 온택트(ontact)로 연결됐다.
◆ 8월 2차 대유행에서 수원시민을 지켜라
서울에 위치한 종교시설이 코로나19 감염의 주원인이 된 8월 중순, 수원시에서도 여파는 거셌다. 경기지역에서는 18일부터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고 19일부터는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돼 모임과 행사가 금지되고 실내 다중이용시설도 다시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러나 종교시설과 집회로 인한 유행이 심화되며 수원에서도 확진자들이 계속 늘었고 시는 ‘10인 이상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내려 강하게 대응했다. 특히 8월 확진자 중 25% 이상이 가족 감염이라는 분석에 따라 염 시장은 시민들에게 철저한 개인방역을 당부했다.
◆ 9월 성묘도 사전예약과 온라인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무색해진 추석이었다. 9월 말부터 10월 초 추석 연휴 기간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된 상태에서 수원시연화장은 ‘성묘 사전예약제’를 도입, 명절 전후 2주를 포함한 기간 동안 예약 접수 방식으로 운영됐다. 성묘를 미루거나 생략한 유족들을 위한 온라인 추모서비스도 시행됐다.
시는 시민들에게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수원에 머물러 달라고 호소하며 연휴 기간의 무료함을 달랠 수 있도록 지역 내 공공시설을 제한적으로 운영했다.
◆ 10월 56년 전통의 수원화성문화제도 온라인으로
정조대왕의 을묘원행(1795)을 모티브로 매년 10월 초 개최되던 수원화성문화제는 57년 만에 언택트라는 변화를 맞았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문화제의 명맥을 잇기 위해 대면 행사는 취소하는 대신 그간의 문화제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활용됐다.
특히 시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은 10월 15일 제39차 시티넷 집행위원회 및 콘퍼런스 ‘글로벌 리더들과의 대담’에 소개돼 세계로 전파됐다.
◆ 11월 방역체계 정비 및 마스크 착용 의무화
11월 7일부터는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5단계로 개편됐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현장 점검을 하며 동절기 재유행에 대비해 각종 물품과 인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이어 11월 13일부터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시행돼 ‘거리두기 단계별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 준수 행정명령’에 따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에게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 12월 요양시설 집단감염으로 최대 ‘난관’
수도권을 중심으로 3차 대유행이 일어나며 시에서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요양원 근무자 확진으로 전수검사를 실시한 수원지역내 한 요양원에서 종사자와 입소자들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학교 운동부 합숙소, 종교시설, 가족 단위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이에 시는 확진자를 조기발견하고자 전국 최초로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기로 결정, 10일부터 고위험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확진자의 증가로 연초부터 임시생활시설로 운영하던 수원유스호스텔을 12월 말부터 임시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 ‘다시’ 1월 “수원시민을 안전하게 수원경제를 활기차게”
새해 첫날 시는 방역을 위해 해돋이 명소인 서장대 등의 출입을 통제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었다.
특히 지난 8일 직원 1명이 확진돼 실시한 전 직원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며 수원시 공직사회가 마스크 착용과 환기 등에서 솔선수범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시는 여전히 안전이 제일이다. 2021년 수원시가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경제를 활기차게 하는 것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의지로 ‘안민제생(安民濟生)’이라는 화두를 강조하는 이유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 hc1004jo@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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