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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환경‧경제성 논란 ‘석탄화력’에 5000억원 편법 투자약정

NSP통신, 김빛나 기자, 2020-10-07 15:54 KR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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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 (오기형 의원실 제공)
(오기형 의원실 제공)

(서울=NSP통신) 김빛나 기자 =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지속적으로 석탄금융 문제를 지적받았음에도 환경성, 경제성으로 논란이 있는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에 약 5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서울 도봉을)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국내·외 석탄화력발전 PF 금융제공 현황’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바(JAWA)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2035년 10월까지 4억 달러(약 4740억원) 대출을 약정했다.

자바 9·10호기 건설사업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에 2000MW급 석탄화력발전소를 신규 건설하는 사업이며 한국전력이 지분 투자자로, 두산중공업이 시행사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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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는 지난해 이 발전소 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이 한국보다 19배 이상 느슨하다고 지적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해당 사업 손익을 -883만 달러, -708만 달러로 각 평가했다.

산업은행은 KDI 예타 결과가 나온 뒤인 7월 대출 약정을 체결했으므로 경제성 논란을 인지하고도 대출을 약정했다는 지적이다.

대출 기간도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5년 채택한 ‘석탄화력발전 사업 수출신용에 대한 부문양해각서’에 따르면 초초임계 기술 적용·최빈국 사업 등 예외적 경우를 제외한 공적수출신용기관의 석탄금융 제공을 금지하며 허용되는 경우에도 최대 14년(12+2년)으로 기간을 제한했다.

이러한 지적에 산업은행은 총 대출기간 15년 중 5년은 원금상환이 없는 ‘거치기간’이므로 OECD 합의의 ‘Repayment Terms(상환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논리대로라면 거치기간을 길게 설정하기만 하면 아무리 긴 대출이라도 OECD 합의에 위배되지 않는다. 산은이 편법으로 OECD 합의 규정을 회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6년 11월에도 인도네시아 칼젤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2750억원 대출 약정(만기 2037년 1월)을 했고 올해 8월까지 2556억원 대출을 실행했다.

이 건 대출대상 프로젝트는 초장기 대출인데다 효율이 낮은 아임계 발전소 건설프로젝트이므로 OECD 합의서상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석탄금융이다.

그러나 당시에도 산업은행은 OECD 합의서상 적용개시시점 도래(2017년 1월) 직전에 대출 약정을 체결해 사실상 합의서 적용을 회피한 바 있다.

해외 금융기관과 기관투자자, 국내 민간은행이 잇달아 ‘탈석탄’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국책은행이 탈석탄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HSBC, 노르웨이연기금, 알리안츠 등은 더 이상 석탄금융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KB금융지주도 지난달 ‘탈석탄’을 선언했다.

반면 산업은행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탈석탄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을 뿐더러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 대출약정 4740억원을 제외하고도 국내·외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에 3928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영국 기후변화 씽크탱크 E3G는 지난해 11월 아시아에서 파리협약 준수 수준이 가장 미흡한 개발금융기관으로 산업은행을 지목했다.

이에 오기형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산업은행의 부적절한 석탄금융 취급 실태를 따져 묻고 탈석탄 로드맵 마련을 주문할 계획이다.

오 의원은 “산업은행은 작년, 재작년 국정감사에서도 석탄금융 문제를 지적받고도 매번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장 모든 투자를 철회할 수 없다면 구체적인 계획이라도 마련해놓아야 세계적인 탈석탄 추세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SP통신 김빛나 기자 shine@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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