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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건웅의법그리고자유

광적인 교육열이 부른 패륜범죄

NSP통신, 염건웅, 2011-12-05 09:30 KRD7
#염건웅 #법 #자유 #교육 #패륜범죄
NSP통신

[서울=NSP통신] 염건웅 = 최근 고3 수험생이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24일“전국 1등을 하라”고 강요하는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8개월간 안방에 방치한 사실이 밝혀져 서울 광진경찰서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고교 3학년 지모(18)군을 구속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군은 지난 3월 13일 오전 11시쯤 자신의 집인 광진구 다세대주택에서 잠들어 있던 어머니 박모(51)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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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8개월간 시신이 썩을 때까지 안방에 방치했고, 안방 문틈에 공업용 본드를 발라 냄새가 밖으로 새 나가지 않게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지군은 반에서 1~3등을 놓치지 않는 우등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박씨는 만족하지 않았습니다.“전국 1등을 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고, 아들의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밥을 안 주거나 잠을 못 자게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견디다 못한 지군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성적표를 위조해 보여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학부모 방문의 날’인 다음 날 학교에 오기로 돼 있었는데 모의고사 성적표에 전국 4000등을 한 것을 62등으로 고쳐놓은 게 들통 나면 체벌을 받게 될까 겁이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범행 전날에도 박씨는 “더 잘하라”며 지군을 야구방망이와 골프채로 10시간에 걸쳐 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범행 후 지군은 5년 전부터 따로 살고 있는 아버지가 매달 부쳐주는 120만원으로 생활하며 학교에 다녔습니다.

지군의 범행은 지난 22일 집에 찾아온 아버지가 지군의 행동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습니다.

◆ 광적인 교육열이 부른 패륜범죄의 문제, 원인은 세 가지

결국 이 광적인 교육열이 부른 패륜범죄의 문제, 원인을 우리는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대한민국의 광적인 교육열입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가히 순탄치 않은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정치학적으로 보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란 4대 강국이 대륙과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으르렁 대고 있는 중간에 위치한 지형입니다.

결국 그 역사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위 4대강국 중 어느 한 국가가 힘을 바탕으로 한 세력 확장시 항상 거쳐가야 하는, 또는 정복해야 하는 약소국이었습니다.

삼국시대를 제외하고 통일 국가의 형태를 띤 조선이란 나라에서부터 중국의 속국의 형태로 통치를 유지했으며, 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일본의 지배를 받는 식민지로 아픔도 겪었습니다.

또한 해방 후 미국과 구소련의 이념전쟁이란 탈을 쓰고 6.25 전쟁으로 민족이 분단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현재는 4대강국의 눈치를 보며, 미국과의 FTA, 일본과의 독도영토문제, 중국과의 역사왜곡문제 등 우리를 둘러싼 주변 4대강국과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6.25 이후 산업시설이 북한지역에 많이 분포한 관계로, 남한은 먹고살 길이 막막했습니다.

결국 값싼 가공산업에 의존하다 월남전 참전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고(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경부고속도로 등 수송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구축하여, 산업화를 이루어 냈습니다.

문제는 이 때부터입니다.

급격한 산업화와 그에 따른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당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부모들은 “출세하려면 무조건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 판·검사, 의사가 되어야 우리 집안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자녀들을 세뇌시켰습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에서 성공하려면 “사짜”가 붙어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우수개로 “사기꾼”이라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만 결국 모든 국민이 생각하는 “사짜”는 판사, 검사,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직 고소득 직장 또는 권력을 가진 자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하려면 SKY로 불리는 서울대, 연·고대를 나와야 하고 위와 같은 직장에 종사해야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명문대, 사짜 직업을 못가지면 소위 루저(Loser)가 되는 것입니다. 부모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친구와 선후배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결국 어머니를 살해한 지모군은 위너(Winner)가 되기 위한 법칙을 철저히 따랐을 뿐입니다.

문제의 원인 중 두 번째는 변화된 사회 환경 입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유교전통에 의해 우리나라는‘부모와 어르신에 대한 공경’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관습에 의해, 또한 교육에 의해 ‘버릇없는 자’에 대한 강한 사회적 응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습니다. 젊은 사람이 노약자석에 앉으면 ‘버릇없는 젊은이’가 됩니다.

예전에 어떤 친구가 몸이 너무 안 좋아 노약자석이 비어있어 앉아서 갔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젊은이가 노약자석에 앉아있다고 혼나고 일어난 경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무조건적인 효(孝)사상은 이렇게 잘못된 인식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노약자(老弱者)는 늙을 노, 약할 약, 놈 자를 써서 나이 드신 분 또는 약한 사람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약한 사람은 나이가 젊어도 몸이 안 좋거나, 불편한 사람도 포함됩니다. 최근 대중교통에서 노인과 젊은이 간에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유는 딱 한가지입니다. “버릇없다”,“왠 참견이냐” 바로 ‘노약자석’과 같이 잘못된 인식과 편견이 만들어 내는 문제입니다.

광적인 교육열이 부른 패륜범죄의 문제의 셋째 원인은 급격한 ‘가족해체’입니다. 지군의 아버지는 5년 전 집을 나가 매달 120만원의 생활비를 보내온 게 전부였습니다.

지군의 행위가 8개월이나 발각나지 않은 것은 친척도, 동네 이웃도 어머니 행방을 찾아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군은 여름방학 때도, 추석 때도 친척끼리 어울리는 모임 한 번 가져보지 않았습니다.

지군은 가족이 해체되고 다세대주택 문을 닫아걸면 친척·이웃과의 관계망(網)도 차단되는 '사회적 고립' 속에 살아온 것입니다.

우리 가구 형태 가운데 '2인 가구' 비중이 24.3%로 가장 많고, 그다음 1인 가구(23.9%)→4인 가구(22.5%)→3인 가구(21.3%) 순입니다.

옛날 같은 대가족 울타리 안에선 부모한테 혼쭐이 나도 할아버지·할머니가 편들어주고, 삼촌·이모가 다독이고, 형제·사촌과 고민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감정이 해소됐습니다.

그러나 누구하고도 소통할 데가 없는 지군 가족의 인간 관계망은 모자(母子) 사이의 어그러진 관계를 바로잡기는커녕 비극적 상황으로 굴러 떨어지게 만들었습니다.

◆ 광적인 교육열이 부른 패륜범죄의 해결책은 사건의 원인 세 가지를 해결해야 가능

따라서 광적인 교육열이 부른 패륜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건의 원인 세 가지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첫째로 광적인 교육열을 바로 잡기 위해 학부모, 학생, 정부와 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명문대와 좋은 직업으로 이어지는 공식을 과감히 깨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공한 사업가도 결국 대학교를 다시 다닙니다.

소위 스펙을 맞춰야 회사대표로서 부끄럽지 않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애플사를 창업한 고 스티브 잡스는 대학교 중퇴자입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일에 대학교육이 필요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CEO는 거의 대학을 나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꼭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아도, 적성과 능력을 살려 사회경험을 충분히 쌓아 성공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우리의 다음세대에도 건강한 사회를 물려줄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와 청소년의 정신건강이 얼마나 위협받는지는 통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06년 건강보험으로 정신질환을 진료받은 사람이 180만명이나 되고, 2009년 자살 사망률은 10만명당 28.4명으로 OECD 평균(11.4명)의 2.5배였습니다.

특히 심각한 것이 청소년으로 OECD 30개국 가운데 한국 청소년의 자살률이 1위, 행복지수는 25위였습니다.

우리는 가족이 점점 해체되고 친척·이웃과의 관계망도 더 고립화되는 상황 속에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어떤 상태로 치닫고 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닥쳤습니다.

작금의 광적인 교육열을 바로잡지 않으면 제2의, 또는 제3의 지군이 다시 등장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변화된 사회 환경을 인식할 시기입니다.

모조건 적인 “효(孝)문화와 예의범절”은 상황에 맞게 바뀌어야 합니다. 10~20년 전에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고등학생은 없었습니다.

최근 학생들은 길거리에서 교복까지 입고 담배를 피웁니다. 과거의 학생들은 외딴곳에서 담배를 피다 어른들이 피지 말라고 하면 담배를 껐습니다.

최근의 학생들은 훈계한다고 어른에게 따지고 심지어 폭행까지 합니다. 사회가 변화된 것을 우리 어른이나 청소년 모두 인식해야 합니다. 효 문화에 대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합니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바뀐 가치관과 인격을 존중해 주고, 청소년들도 어른들을 좀 더 공경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학원 다니기에 벅차 인성교육을 어디에서도 받을 수 없는 청소년들을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정부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로 가족해체를 인식하고 좀 더 적극적인 인성교육이 필요합니다.

이제 대가족이란 것은 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단어입니다.

현재의 가족단위는 부모+자녀의 공식입니다. 자녀도 평균 2명을 넘지 않습니다. 물론 모든 문제는 교육비 때문입니다. 학생 1인당 대학까지 억 단위로 교육비가 들어갑니다.

결국 가족해체도 교육문제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 교육 문제로 부모를 살해하는 폐륜범죄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참 아이러니 한 일입니다.

최근에는 대안학교에 보내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입시지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시골에 있는 대안학교에 보내어 자녀를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해방시켜 주고, 또한 가정의 화목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이제는‘교육이 전부이며 좋은 대학만이 성공할 수 있다’라는 인식을 과감히 깨버려야 합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공부를 닦달하면서도 “너를 위해 하는 거다.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 지금은 싫겠지만 나중엔 고마워할 거다”라며 “고진감래형 문화”를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하고 싶어서 하고 좋아하는 것을,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행복교육관으로 변화해야 지금의 스트레스형 문화가 바뀌게 될 것입니다.

특히 성인보다 통제력이 약한 청소년들의 폐쇄적 인간관계, 공격성이 배가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베이스캠프인 가정이라는 심리적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사회가 도와주어야 하겠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많은 부모들이 성적 말고 아이와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눈 적이 언제쯤이었는지, 아이 혼자 무슨 고민을 안고 끙끙 앓는 것은 아닌지 다 시 한번 아이 얼굴을 쳐다봤을 것입니다.

요즘의 사회는 학교 등수대로 행복순위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창의적인 사람, 능력 있는 사람, 실력 있는 사람이 대우받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세대에 입시지옥에 살았다고 아이들까지 입시지옥에서 살게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해맑게 웃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염 건 웅(廉建雄) Yeom, Gun-Woong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경찰행정학과 졸업

공안사법연구소 연구위원
한민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초빙교수
한국범죄학회 이사
경찰무술신문 논설위원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정책비서관
한나라당 6.2지방선거 정책특보
한나라당 10.26재선거 공보특보
해병대 2사단 인사장교

염건웅 NSP통신 , guncool@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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