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DIP통신] 임창섭 기자 = ‘안철수 태풍’이 훑고 간 부산 경남에 엄청난 변화의 기운들이 돌고 있다.
절대적인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기반이었던 이곳에서 단 몇일만에 상상치도 못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누가 나와도…’하고 안심했던 지역이었던 부산 경남에 어떤 변화가 찾아 온 것일까.
지난 9일 코리아리서치가 실시한 대선후보 여론조사결과를 들여다보면 속 깊은 부산 경남의 민심을 잘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안 원장은 부산·경남에서 42.5%를 얻어 37.7%에 그친 박 전 대표를 오차범위를 뛰어넘어 5%포인트나 훌쩍 추월했다.
'내년 총선에서 어느 쪽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여권 30.5%, 야권 29.5%의 지지의사를 보여 부산·경남지역에서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질 것임을 예상케하고 있다.
'박근혜대세론'이 절대적인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의 절반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타 지역에서의 변화와는 다른 의미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지지기반의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절대적인 텃밭이 어쩌면 태풍의 핵으로 진화할 수도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
부산 경남 쪽에 ‘인물’만 등장한다면 박 전 대표는 영남이 아닌 ‘TK후보'로 전락해 버릴 수 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전히 박 전 대표는 이번 ‘안 태풍’에도 불구하고 대구 경북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는 44.1%의 절대적인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후보지지도 여권이 25.4%로 야권보다 7% 가까이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경남의 민심과 대구 경북의 민심에 확연한 온도차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박 전 대표에 대한 부산 경남의 지지변화가 갑작스럽게 나타난 ‘안 태풍’에 다른 지역처럼 ‘정치성을 띄지 않는 신선한 인물’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것일까.
이에 대한 지역의 여론은 ‘그렇지 않다’로 보는 견해가 많다.
지난 9일 국제신문은 1면에 ‘내년 대선․총선 PK-TK 인물 대결’ 제하 기사에서 “안철수 바람'을 계기로 내년 총선·대선이 여야가 아니라 부산·경남과 대구·경북 간 '인물'대결 양상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을 제기했다.
“‘변화’의 중심에 선 안철수(부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문재인(경남 거제) 노무현재단 이사장, 조국(부산) 서울대 교수 등 야권 유망주들의 기반은 부산·경남인 반면 ‘대세론’의 주인공 한나라당 박근혜(대구) 전 대표는 대구·경북으로 전통적인 텃밭 간의 대결과 갈등이 현실화할 경우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에 큰 위협이 될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결과는 “그동안 ‘TK정권’, ‘영포라인’(영일·포항)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현 정부·여당이 초래한 측면이 크다”며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부산과 대구·경북 간 대결을 부추겼고 결국 신공항 건설을 무산시키며 350만 부산시민들의 숙원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한진중공업과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 지방의 사업이나 사건으로 치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강력히 질책을 하고 나섰다.
만약 “김영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서 끊긴 '인물'에 대한 열망이 불붙을 경우 파괴력은 대선판 전체를 휩쓸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노 전 대통령이 지난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 지역의 소수세력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29.8%, 27.0%의 득표율로 승리했음을 재삼 반증으로 제시했다.
동남권 신공항 무산 과정에서 대구·경북 인사라는 인식이 강해진 박 전 대표에 대해 부산 경남지역민들의 변화는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태풍의 핵’이 될 수도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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