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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희망버스와 문재인

NSP통신, 이우홍 기자, 2011-08-03 15:59 KRD7
#데스크칼럼 #희망버스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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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DIP통신] [이우홍 기자] = 한진중공업의 대량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희망버스’와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망론’.

1차 희망버스와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은 지난달에 세상에 나왔다. 당시만 해도 이 두가지의 상관관계에 주목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이 둘은 불과 한달여만에 정국의 중심에 자리할 만큼 많은 시선을 모으고 있다. 무대가 부산인 점도 그렇지만 공통 지향점이 내년 말 대선에서의 정권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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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의 목표는 일단 지난 2002년 말 대선 이전에 비해 성공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드라마틱 하게 당시 여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됐지만,지지율이 한 때 10%대 까지 떨어져 ‘후보 교체론’에 시달려야 했다.

반면에 문 이사장은 아직 정치권 밖에 있는 데도 야권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현재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능가할 기세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야 5당 대표들은 3일부터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정책공조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지난 대선 때 이루지 못한 야권후보 단일화 문제도 함께 의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 이사장은 다른 한켠에서 시민단체 원로들과 원탁회의를 열어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에 머리를 맞대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내년 말 대선은 민주당 후보와 나머지 야권후보가 단일화를 이뤄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와 1대 1 대결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많다.

MB의 레임덕과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겹치는 터여서,이 그림은 희망버스와 부산 출신 문 이사장의 로망이다.

문 이사장의 대망론이 곧 야권의 필승카드인 ‘비 영남권 기반 정파의 영남후보론’으로 현실화 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버스와 문 이사장이 이 시나리오를 완결시키기 위해서는 선결과제가 남아있다.

희망버스는 무엇보다 브레이크를 유연하게 다룰줄 알아야 한다.

정리해고와 비 정규직 없는 세상을 목적지로 하는 것은 좋지만, 반대편의 정서는 전혀 무시한 채 자신들의 차로를 일방 질주하는 행태로는 ‘잠재 승객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한다.

특히 1대 1 구도에서의 대선 승패는 말없는 중산층 유권자들에 달려 있다는 게 경험칙이다.

더욱이 정치적 속셈의 승객들과 함께 현장 시위를 통해 무조건 회사 경영진을 압박하려는 방식은 결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3차 희망버스가 최근에 부산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일각에서 ‘절망버스’ ‘훼방버스’로 불리는 것은 민심과 괴리가 있음을 반증한다.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 문제를 합리적 외부인사들의 조정에 맡기는 게 합리적이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때다.

문 이사장도 특별한 정치 이력없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만큼 이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고뇌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줘야 한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문 이사장의 정치적 고향이 될 부산에 사업장이 있고,중재자 없는 노사대립으로 8개월째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진중공업 사태에는 복지와 인권 기업성장 등 정치 지도자가 고민해야 할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

문 이사장이 연고지에서 발생한 국가적 현안을 외면한 채 계속 대망론을 쫒는다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에서 얻은 국민적 신뢰를 확대시켜 나가기 어렵다.

노 전 대통령은 주요 노동현장에서 함께 뒹굴면서 중재자 역할에 힘써 정치적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사실을 문 이사장은 기억해야 한다.

손학규 대표는 현재 정당 대표자 입장에서 정부를 상대로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문 이사장의 현장 중재노력이 더해진다면 사태해결이 빨라질 것이고,결과적으로 두 사람에 대한 국민 지지가 동반 상승해 후보 단일화 효과도 배가될 것이다.

문 이사장은 최근의 출판기념회에서 “정권교체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이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설 때 국민들은 말만 앞세우는 여느 정치인과 다른 그의 모습에 진정한 신뢰를 느낄 것이다.

부산 시민들은 조속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원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의 희망버스는 더 이상 바라지 않는 편이다.

문 이사장이 중재자 없이 표류하는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와 능력을 보일때에 그것이 바로 자신의 숙제인 정치적 자질을 검증받는 지름길임을 말해주고 싶다.

[글=이우홍 영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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