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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두고 금융당국 VS 하나·국민은행...검찰 본격 수사

NSP통신, 이정윤 기자, 2018-02-05 18:45 KRD2
#하나금융지주(086790) #KB금융(105560) #윤종규 #김정태 #은행채용비리

(서울=NSP통신) 이정윤 기자 = 은행권 채용비리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은행의 의견 차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감독원의 조사는 정확하다’고 입을 모은 반면 하나·국민은행은 ‘정상적 채용 과정’이라며 반박했다.

검찰은 5일 오전 금감원으로부터 은행권 채용비리를 접수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같은 날 오후 KB금융은 회추위·사추위에서 윤종규 회장을 제외한다고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NSP통신-(왼쪽부터)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KB국민은행, 금융위원회)
(왼쪽부터)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KB국민은행, 금융위원회)

◆최흥식·최종구 금융수장 “금감원 검사 신뢰”

최흥식 금융감독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각각 행사장에서 “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한 금감원의 조사는 정확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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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장은 서울 마포 망원시장 나눔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하나·국민·부산·대구·광주 등 5개 은행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에 대해 “금감원 조사는 정확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확인 작업은 검찰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장 해임 등 조치 여부에 대해서 최 원장은 “아직은 그런걸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며 “검찰에서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 때 논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 위원장도 이날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 간담회’가 끝난 후 “(제가) 금감원에서도 근무해봤다”며 “금감원 검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이 수사하고 있으니 결국은 사실이 다 밝혀질 것”이라며 조사에 자신감을 보였다.

◆ 광주은행 ‘인정’, 하나·국민 등 4개 은행은 여전히 ‘인정 못해’

광주은행은 당사 임원이 자신의 딸의 2차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사례가 1건 드러났다. 이에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다음날인 지난 1일 즉각 사과와 함께 채용비리를 인정했다.

이와 달리 13건으로 가장 많은 채용 비리 의심 사례를 갖고 있는 KEB하나은행을 비롯한 나머지 국민·부산·대구은행은 채용비리에 대해 반박하거나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사외이사 및 하나카드 전임 사장의 지인 자녀의 면접 점수를 높여서 합격시키고 SKY대학과 위스콘신 대학 등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에게 면접 점수를 올려준 대신 타 대학 지원자 점수를 내려 합격자를 조정한 의심을 받고 있는 하나은행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검찰 조사에 응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사내 직원들에게만 “사외이사 연관자는 애초에 없으며 은행 입점 대학 및 주요 거래 대학 출신을 감안해서 채용했다”고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놓았다.

KB국민은행에선 지난 2015년 신입 행원 채용 과정에서 서류 통과 인원을 갑자기 늘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종손녀와 전 사외이사의 자녀 등이 합격하고 일부 임직원 면접에서 최상위 점수를 받는 등 3건의 특혜 채용이 있었다.

국민은행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논란이 된 직원들은 정상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해 채용됐다”며 “향후 조사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할 예정이다”고 공식 해명했다.

NSP통신-(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KB금융, 하나금융)
(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KB금융, 하나금융)

◆윤종규 KB금융 회장 사추위·회추위서 제외...타이밍 묘해

채용비리 사건이 검찰 조사로 넘어간 후 같은 날 오후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과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제외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이날 열린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사추위) 회의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향후 사외이사 최종 후보자 선정과 자격 검증 절차에서 빠지게 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지배구조위원회, 회추위, 사추위 참여를 지적하며 경영유의 조처를 내렸다. 현재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회추위와 사추위에서 모두 빠진 상태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금감원의 지적 직후 김 회장을 회추위에서 공식 제외했고 이어 지난 2일에 사추위에서도 제외키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KB금융의 발표 시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연말 금감원이 경고를 했을 때나 하나금융 회장이 사추위에서 빠지는 시점에 KB도 할 수 있었다”면서 “채용비리에 연루된 이 시점에 여태까지도 하지 않았던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의도가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이날 서울서부지검(KEB하나은행), 서울남부지검(KB국민은행) 등 전국 일선 검찰청에 해당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를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NSP통신/NSP TV 이정윤 기자, nana101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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