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경찰청(청장 이철성)은 지난 5월 20일 필리핀 세부시 라푸라푸주에서 발생한 우리 교민 총기피살 사건 발생 16일 만에 사건의 실체를 모두 규명하고 진범 3명 중 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 조사결과 피해자의 내연녀인 필리핀 여성이 피해자의의 집에도 절도행위가 발각돼피해자에게 폭행을 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자신의 필리핀 남자친구 등과 공모해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진행 경과
경찰청은 필리핀 세부에서 여행가이드로 일하던 한국인 A씨(47세, 남)가 5월 20일 오후 4시 30분 경 이웃에 의해 사체로 발견된 직후, 공동조사팀 3명(감식/범죄분석/시시티브이(CCTV))을 현지에 급파해 경찰주재관(경정 이용상)·코리안데스크 담당관(경감 심성원)과 함께 현지 경찰 수사를 지원했다.
필리핀 경찰은 피해자의 이웃인 필리핀 남성 2명이 사건 발생 전 피해자의 가방을 절취하고 피해자 소지품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5월 21일 살인혐의로 검거했다.
검거 후 용의자의 집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묻은 셔츠를 발견했고 사건은 용의자 2명 검거로 그대로 종료되는 듯 했다.
하지만 경찰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는 검거된 용의자들의 진술이 불명확하고 살해동기 역시 명확치 않아 현지 수사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필리핀의 경우 사건의 조기 종결을 위해 용의자가 아닌 자를 체포해 증거조작 등을 통해 용의자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
이때 경찰청 파견 공동조사팀의 역할이 빛을 발했다.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묻은 셔츠 일부를 국내에 긴급 송부해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3일 만에 해당 혈흔이 피해자의 것이 아님을 밝혀 이를 현지 경찰에 신속히 통보했고 경찰주재관 및 코리안 데스크는 기 검거된 용의자들이 진범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 현지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따라서 경찰주재관과 교민 전담반은 피살 현장에서 피해자의 휴대 전화가 발견되지 않은 점에 착안, 범인이 휴대 전화를 절취했다고 판단해 피해자의 휴대 전화 관련 사항을 중심으로 공조수사를 진행했다.
또 이 과정에서 우리 교민들의 활약 역시 돋보였다. 현지 경찰 등이 휴대 전화 위치추적에 집중하는 동안 주 세부분관 행정원과 영사협력원 등 현지 교민들은 인적 연결망을 활용해 피해자의 SNS 계정을 확보했고, 유족의 동의를 얻어 계정에 접속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되됐다.
결국 피해자 SNS계정에서 ▲용의자인 B(필리핀인, 여, 20세)가 SNS 메시지로 사건 당일 피해자에게 ‘집을 방문하겠다’고 한 것을 확인, 필리핀 경찰은 여성이 일하는 마사지 숍에 경찰관을 급파 용의자를 4시간 동안 심문한 끝에 6월 5일 오후 6시경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또한 범행에 가담한 용의자의 남자친구인 ▲용의자 C(필리핀인, 남, 34세) 역시 같은 날 저녁 10시 35분 마약소지 혐의로 검거했고 피의자도 범행 일체 자백했다.
한편 진범들의 진술에 따르면 용의자는 마사지사로 피해자와 비정기적으로 내연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용의자가 피해자의 집에서 금품을 훔치다가 발각돼 피해자에게 심한 폭행을 당했고 이에 앙심을 품은 용의자가 자신의 남자친구인 용의자와 살인을 모의했고 납자친구인 용의자는 다시 전문 킬러로 소문 난 자신의 친구 용의자 D(필리핀인, 미검)를 끌어들여 45구경 권총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NSP통신/NSP TV 강은태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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