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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새 사령탑 ‘조성진 부회장’…고졸서 세탁기 박사 넘은 가전의 장인

NSP통신, 김정태 기자, 2016-12-01 17:15 KR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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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김정태 기자 = LG전자(066570) 대표이사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LG전자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됐다.

조성진 부회장의 목표는 LG 브랜드를 고객이 열망하는 글로벌 1등 브랜드로 키우는 것.

특히 조 부회장은 LG전자 전 사업에 1등 DNA와 혁신 DNA를 이식해 모바일, 에너지, 자동차 부품에서도 생활가전에서와 같은 신화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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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 요업 불구 공업계 고등학교 진한 세탁기 신화 시작하다

조성진 부회장은 고교 진학을 포기할 뻔 했다. 도자기 장인이던 부친이 아들이 중학교만 졸업하고 가업인 요업(窯業)을 잇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요업과 공업계 고등학교가 관련이 있다고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 용산공고에 진학했다.

조 부회장이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LG전자에서 견습과정을 거쳐 1976년 9월 26일 우수장학생 자격으로 입사할 당시에는 선풍기가 가장 인기 있고 유망한 가전 제품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동료들은 선풍기 개발실을 선호했지만 조 부회장은 세탁기 설계실을 택하면서 세탁기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세탁기 보급률은 0.1%도 안 될 정도로 걸음마도 못 뗀 단계였다. 조 부회장은 세탁기가 반드시 대중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세탁기가 사람을 대신해 빨래하는 동안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다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2012년까지 36년 동안 세탁기에 몸담았다. 그래서 조 부회장은 가전업계에서 세탁기 박사로 불렸다. 2012년 말에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세탁기를 포함한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사업 전반을 맡았다.

◆LG전자 입사, 세탁기 보급률 0.1%를 끌어올리다

조 부회장이 입사한 후 10여 년 동안은 일본 기술을 들여와야 세탁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일본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조 부회장은 90년대 초 탈(脫)일본을 넘어서 세상에 없던 세탁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했다. 당시의 세탁기는 세탁통과 모터가 벨트로 연결된 구조였지만 조 부회장은 세탁통과 모터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DD(다이렉트 드라이브, Direct Drive)모터’를 적용한 세탁기를 만들고 싶었다.

세탁 성능은 물론이고 에너지효율, 소음 등도 기존 방식에 비해 뛰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밀한 핵심 부품들을 국산화하려니 투자비는 많이 들고, 가능성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십여 년 동안 150번 넘게 일본을 드나들며 밑바닥부터 기술을 배웠고 회사에는 침대와 주방 시설까지 마련해놓고 밤샘 작업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조 부회장의 근성은 남달랐다.

유년 시절 부친이 도자기를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배운 인내, 집념은 물론 제품 완성도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 등이 큰 버팀목이 됐다.

LG전자가 1998년 인버터 기술을 토대로 세계 최초로 세탁기에 상용화한 DD모터는 LG 세탁기 세계 1등 신화의 원동력이 됐다.

조 부회장은 DD모터에 이어 ▲2005년 세계 최초 듀얼분사 스팀 드럼세탁기 ▲2009년 6가지 손빨래 동작을 구현한 ‘6모션’ 세탁기 ▲2015년 세계 최초로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결합한 ‘트윈워시’ 등 세상을 놀라게 한 혁신 제품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세탁기 세계 1등의 신화를 이어왔다.

조 부회장은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개발해 낸 DD모터, 트윈워시 등을 귀한 자식처럼 여긴다. 실제로 조 부회장은 1998년, 2013년에 각각 LG 세탁기의 TV광고 모델로 직접 출연해 제품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세탁기 1등 DNA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다

조 부회장은 H&A사업본부장 취임 이후 세탁기 사업을 통해 쌓은 1등 DNA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 놓았다. 지속적인 R&D 투자, 5대 사업부(냉장고 세탁기 에어솔루션 키친패키지 컴프&모터) 중심의 고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안정적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LG전자 생활가전의 위상을 높였다.

LG전자는 모터, 컴프레서 등 핵심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융복합 가전들을 앞세워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2013년 얼음정수기냉장고 ▲2015년 휘센 듀얼 에어컨, 디오스 오케스트라, 트윈워시 ▲2016년 코드제로 핸디스틱 터보 물걸레, 듀얼 스타일러,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등 융복합 가전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조 부회장은 올해 국내를 시작으로 해외 론칭을 확대하고 있는 ‘LG 시그니처(LG SIGNATURE)’, 한국과 미국의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겨냥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올해는 조 부회장이 근속한지 만 40년(2016년 9월 26일)이 됐고 환갑을 맞은 특별한 해이기도 하다. 또한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이 매출, 영업이익, 영입이익률 등에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내면서 조 부회장은 세탁기 박사를 넘어서 가전의 장인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스마트홈 조직 키우고 인공지능개발 전담 조직 구축하다

조 부회장은 스마트 가전에서부터 딥 러닝(Deep Learning), 지능화 등이 가능한 생활로봇에 이르는 스마트홈 로드맵을 바탕으로 스마트홈 관련 조직을 대폭 키우고, 인공지능 개발 전담 조직도 구축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스마트씽큐 센서(SmartThinQ™ Sensor)로 일반 가전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더하고, ▲새로운 스마트 가전을 확대 출시하고, ▲스마트씽큐 허브(SmartThinQ™ Hub)와 같은 스마트홈 허브, IoT 액세서리 등을 내놓으며 스마트홈 기반을 다져왔다.

조 부회장은 내년에 출시하는 모든 가전제품에 무선랜(Wi-Fi)을 탑재해 구입 후 사용하는 동안 무선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스마트 기능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조 부회장은 스마트 가전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로봇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인천공항공사와 로봇 서비스를 위한 MOU를 맺는 등 생활로봇, 빌딩용 서비스를 위한 로봇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생활가전 글로벌 성공 체험을 전 사업에 1등 DNA, 혁신 DNA 이식하다

조 부회장은 생활가전에서 쌓아온 글로벌 성공 체험을 바탕으로 LG전자 全 사업에 1등 DNA와 혁신 DNA을 이식시킬 계획이다.

조 부회장은 모바일, 에너지, 자동차 부품 등에서도 생활가전에서와 같은 신화를 재현해 낸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신화의 중심에는 최고의 제품이 있다. 제조회사의 본질은 제품에 있으며, 품질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생활속 작은 아이디어가 ‘트윈워시’ ‘스타일러’ 탄생시키다

조 부회장은 혁신적인 가전 제품이 더 나은 삶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과 삶에 대한 조 부회장의 사랑이 혁신에 대한 집념의 밑거름이 됐다.

조 부회장은 생활 속 작은 아이디어도 놓치지 않고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으로 출시했다.

조 부회장의 아이디어와 근성으로 탄생한 트윈워시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대표적인 혁신 제품이다. LG 세탁기 역사상 개발 기간, 인력, 투자 비용 등에서 모두 최대를 기록했다. 8년 동안 150명 이상의 개발인력과 200억 원 가량의 비용을 투입했다.

조 부회장은 트윈워시 출시 일정을 2년 가까이 미루면서까지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트윈워시는 시간과 공간을 줄이면서도 분리·동시 세탁이 가능해 세탁기를 다시 발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한국, 미국은 물론 세계 주요 국가의 세탁 문화를 바꾸고 있다.

항상 새 옷처럼 관리해줘 인기를 끌고 있는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도 조 부회장이 먼저 제품개발을 제안했다. 조 부회장은 출장을 나가면 여행가방에 넣은 옷이 구겨져 주름을 펴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욕실에 뜨거운 물을 틀어 수증기로 채운 다음 옷을 걸어두면 주름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아내의 말에 힌트를 얻어 곧장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조 부회장은 경쟁업체들에 앞서 무선청소기 개발에 집중 투자했다. 최근에는 무선청소기 국내 매출이 유선청소기를 넘어섰다. LG 무선청소기는 흡입력, 에너지, 소음 등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조 부회장은 자택에서 시제품 6~7대를 직접 사용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해 제품에 실제로 반영하기도 했다. 청소기를 쉽게 밀고 당길 수 있도록 손가락을 걸 수 있게 한 장치가 대표적이다.

조 부회장은 정수기의 최우선 고객가치를 위생으로 정하고 2014년 저수조가 없이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직수방식의 정수기를 처음 선보인 이후 최근까지 정수기 제품군을 빠른 속도로 직수방식으로 전환시켜왔다.

조 부회장은 모든 사업의 중심은 제품이라는 신념이 확고하다. 2013년 HA(Home Appliance)사업본부장으로 부임한 후 냉장고를 시작으로 주요 제품들을 일일이 분해하며 부품 하나하나까지 쓰임새를 확인할 정도다.

조 부회장은 자택과 집무실을 신제품을 테스트하는 장소로 사용한다. 조 부회장은 시제품이 나올 때마다 직접 사용해보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등 제품 개발 과정에 적극 참여한다. 청소기 테스트를 위해 지난 4월 여의도 LG트윈타워 집무실 바닥의 카펫을 걷어내고 마룻바닥으로 바꿨다. 물걸레 키트에 보조 걸레를 달아 바닥의 찌든 때를 닦아내는 아이디어는 실제 제품에도 반영됐다. 조 부회장은 직접 샘플까지 만들어 개발진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지방 해외 사업장 현장 챙기고 사람을 최우선시 하다

조 부회장은 2013년 HA사업본부장 부임 이후부터 줄곧 서울과 창원, 해외사업장을 오가며 근무해왔다.

올해는 대표이사로서의 일정까지 소화하면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창원에서 주로 근무했다. 일주일의 절반 이상은 현장을 챙겼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의 개선을 시도해 H&A사업본부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확실히 쉬는 ‘Work & Life Balance’를 통해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조 부회장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직원들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안녕하세요! 본부장입니다’ 방송을 통해 전달하는 한편, 사원대표 간담회, 여직원 간담회 등 다양한 자리를 통해 의견을 청취한다.

조 부회장의 취미는 색소폰이다.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사내 색소폰 동호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바이어와의 미팅에서도 종종 1~2곡씩 연주한다.

조 부회장은 자신만의 비전을 정하고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에 믿음을 갖고 조직과 열정적으로 조율해 나간다면 성공적인 삶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평소 조 부회장은 현장 경험을 더 일찍, 더 많이 한 것이 본인의 자산이라고 말한다. 조 부회장은 기업의 현장이 이론과 실제를 잘 결합하고 열정적인 성향의 독한 인재들이 성과를 내는 곳인 만큼 치열하면서도 긍정적으로 자기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은 물론 개인 입장에서도 세계 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성진(趙成珍) 대표이사 부회장 주요 프로필

출생연도 : 1956년 4월
출생지 : 충남 대천
학 력 : 용산공업고등학교 졸업(1976년)

주요 경력사항
- 1976년 금성사 전기설계실 입사
- 1985년 금성사 전기회전기설계실(기정보)
- 1987년 금성사 전기회전기설계실(기정)
- 1991년 금성사 전기회전기설계실(기감보)
- 1995년 LG전자 세탁기설계실(부장)
- 2001년 LG전자 세탁기연구실장(연구위원/상무)
- 2005년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
- 2007년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부사장)
- 2013년 LG전자 HA(Home Appliance)사업본부장(사장)
- 2014년 LG전자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장
- 2016년 LG전자 대표이사 H&A사업본부장
- 2017년 LG전자 대표이사 CEO(부회장)

주요 수상내역

- 2007년 제42회 발명의 날 동탑산업훈장
- 2010년 대한민국 100대 기술 주역상
- 2016년 글로벌 품질경영인 대상

NSP통신/NSP TV 김정태 기자, ihunter@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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