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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볼까

흰색과 빨간색의 어울림 산수유마을

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2015-12-07 01:27 KRD3
#이천 산수유마을 #산수유마을 #산수유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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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 올해 들어 처음으로 눈이 많이 내린 다음날 이천 산수유마을을 다녀왔다.

봄에 노란 산수유가 흐드러지게 피면 축제가 열린다. 가을에는 빨간 산수유열매가 앙상한 가지를 붉게 물들여 장관을 이루는 곳이라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봄과 가을에 이곳에 와보지 못했다. 눈이 내려 빨간 산수유열매에 쌓여있는 모습도 멋스러울 것 같아 따뜻한 차를 보온병에 담아 들고 나섰다.

고속도로의 눈은 녹았지만 산수유마을로 들어오는 길은 눈이 녹으면서 얼어 많이 미끄러웠다. 그래서일까 마을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없어 조용하다. 축제기간에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들어와야 하지만 지금은 마을 안쪽 버스정류장까지 승용차로 들어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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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는 입구에도 산수유나무가 많았지만 마을에 들어서니 온통 산수유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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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 바로 앞에는 조선 중종 14년 기묘사화의 난을 피해 낙향한 엄용순이 건립했다는 도립리 육괴정이 있다. 육괴정을 돌아보고 나와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가면 마을의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담장에는 예쁜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폐가에 그려진 그림이 참 인상적이다. 자칫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는 폐가에 정겨운 그림을 그려 작품을 만들었다.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의 그림은 산수유열매다. 벽이 온통 빨간 열매로 가득하다. 화장실은 겨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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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그려진 집과 돌담들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산수유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왼쪽 연인의 길은 산수유나무가 드리워져 있고 돌담이 양옆으로 쌓여져 있어 이곳에서 제일 아름다운 길인 듯하다. 마을은 조용하고 주민들이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이 길은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많다.

빨간 열매위에 하얀 눈이 쌓여 빨간색이 더욱 돋보인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만 들리는 오솔길을 걷고 있자니 추위도 잊게 된다. 나뭇가지에 쌓여있는 눈은 풍경을 더욱 멋지게 만든다. 이 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다 보면 봄에 축제가 이루어지는 장소가 나온다. 또한 이 길은 마을을 한 바퀴 돌아내려오는 둘레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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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 내린 눈이 나뭇가지에 수북이 쌓여있다. 산수유열매를 보기에는 늦은 때라 열매들이 까맣게 변한 것들이 많았지만 하얀 눈 속의 빨간 열매의 자태는 여전히 멋지다.

눈밭을 다니다보니 발이 푹푹 빠진다. 산수유나무 사이로 건너편 마을이 보이는 그도 한 폭의 그림이다. 의자에 앉고 싶었지만 눈이 쌓여 앉지 못하고 서서 보온병에 담아갔던 따뜻한 차를 마셨다. 그 어느 카페보다 분위기 좋은 산수유카페다. 잠시 차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하고 돌아 나오는 길에 어디선가 작은 새가 날아와 나뭇가지에 앉더니 열심히 쪼아 댄다.탁탁거리며 나무를 쪼아 대는 소리는 마치 음악소리 같다.

눈이 녹은 자리에는 산수유열매가 빨갛게 보이고 지난 가을 알밤을 품었던 밤송이도 보인다. 이런 평범한 모습들이 마음의 여유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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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녹아 얼음이 살짝 얼어 있는 산수유열매, 어린 시절 보았던 처마 밑 고드름, 미처 따지 못한 빨갛게 익은 고추도 눈에 쌓여 있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좋은 풍경들과 듣기만 해도 좋은 새소리가 풍부하다. 봄철 산수유가 피면 다시 와야겠다. 마을 입구에는 작은 사찰 영축사가 있고 산수유둘레 길에는 영원사가 있다.

마을 안쪽에는 도림서당이 있고 마을 입구에는 육괴정과 500년 넘은 느티나무가 있어 볼거리가 있는 마을이다. 하얀 눈과 빨간 산수유가 잘 어울리는 조용한 마을에 왠지 낮선 이가 찾아와 방해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웠던 여행이다.

NSP통신/NSP TV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ygr63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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