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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에 손 넣어 휘젓고 칫솔, 비누도 안돼” 부산경찰 과잉대응 규탄 기자회견

NSP통신, 차연양 기자, 2015-06-09 20:15 KRD7
#생탁 #택시 #노조 #농성 #기자회견

“이곳이 백성이 사는 나라가 맞는지, 경찰이 민중을 위한 존재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고공 농성자에 올려주는 음식 및 생필품 규제 비인간적 행태로 이뤄져

NSP통신-9일 오후 2시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열린 생탁·택시 고공농성 부산대책위원회 주최 기자회견. 기자회견을 통해 부대위와 민주노총을 비롯한 참여자들은 그간 경찰이 과잉대응을 했다고 주장,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윤민영 기자)
9일 오후 2시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열린 생탁·택시 고공농성 부산대책위원회 주최 기자회견. 기자회견을 통해 부대위와 민주노총을 비롯한 참여자들은 그간 경찰이 과잉대응을 했다고 주장,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윤민영 기자)

(부산=NSP통신) 차연양 기자 = 부산 시청 앞 고공 농성자에 대한 경찰의 인권유린과 과잉대응을 주장하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9일 오후 2시 부산지방경찰청 청사 앞에서 열렸다.

생탁·택시 고공농성 부산대책위원회(이하 생·택 고공농성 부대위) 주최로 마련된 이번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부산 지역본부, 민주수호 부산연대, 정의당 부산시당, 노동당 부산시당 등이 참여했다.

생·택 고공농성 부대위와 부산 민주노총은 고공 농성자 2명이 경찰의 인권유린에 항의하며 지난 8일부터 2일째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그간의 경찰의 행태를 고발하고 농성자들의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이번 기자회견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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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55일째 이어지고 있는 생·택 고공농성 부대위의 부산시청 앞 옥외광고판 고공 농성자들에게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하며 최소한의 기본권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

이들은 그동안 옥외 전광판 위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는 고공 농성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조합원들이 끼니 및 생필품들을 올려주고 있는데, 그에 대한 경찰의 제재 및 압박이 도를 넘어선 과잉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변재승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부산지회장은 경과 규탄사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오직 법과 원칙”이라며 “사태의 해결은 ‘나몰라라’ 하고 탄압으로써 농성자들을 무릎 꿇리려는 부산경찰의 행위를 고발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변 지회장은 전광판 위의 온도가 42~43도를 웃도는 데도 얼음물을 올리는 것마저 금지하고 있고, 매일 매끼니 마다 음식물에 손을 넣고 주물러 내용물을 확인하며 식수에는 혀를 대보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칫솔이나 치약, 비누 등 세면도구는 흉기로 사용될 수 있어 올릴 수 없고 수건 한 장 올릴 때조차 경찰의 허락이 떨어지기를 싸우고 호소하고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공 농성자에 필요한 것을 올려주기 위해 조합원들이 전광판에 매어 놓은 밧줄인 일명 ‘생명줄’을 경찰에서 끊어버려 올리는 모든 품목에 대해 경찰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변 지회장은 토로했다.

위험물을 규정하는 매뉴얼은 제대로 없고 오로지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있다고 주장, 변 지회장은 “껍데기는 민주국가이지만 실상은 독재국가와 다름없다”며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데 ‘생명’을 담보로 해야 한다니, 너무나 슬프고 분노가 치민다”고 호소했다.

NSP통신-변재승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부산지회장이 기자회견 경과 규탄사를 통해 그간의 경찰의 행위에 대해 치욕과 분노를 느낀다고 호소하고 있다. (윤민영 기자)
변재승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부산지회장이 기자회견 경과 규탄사를 통해 그간의 경찰의 행위에 대해 치욕과 분노를 느낀다고 호소하고 있다. (윤민영 기자)

이어 최고은 부산반빈곤센터 사무국장은 규탄사를 통해 “살기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며 “특히 요즘같이 개인위생에 철저히 신경써야하는 때 위생용품에 대해서까지 제재를 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사무국장은 “어떤 상상력을 동원해야 위생용품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나오는지 모르겠으나 고공 농성자들은 누군가를 해하기 위함이 아니라 단지 인권과 생존권을 위해 뜨거운 전광판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부산경찰의 책임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이삼형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은 발언을 통해 지난 4월 16일, 17일 시·구청과 경찰이 비를 피하기 위한 비닐천막, 침낭 등에 대해 용역을 이용한 폭력 침탈이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와 경찰의 행위는 징역을 살고 있는 죄수들에게 조차 가해지지 않는 치욕스러운 ‘인권 유린’이라며 생존을 위한 당연한 물품을 위해서 싸우고 호소하고 설득을 해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단식투쟁 중인 고공 농성자들에 대한 걱정을 내비치며 하루빨리 경찰의 공개사과와 부산시의 제대로 된 해결책을 요구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지부장의 성명서 낭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마친 참여인원들은 경찰청의 입장표명을 요구하며 청사방문을 시도했으나 입구에서 제지당했다.

NSP통신-기자회견을 마친 참여자들이 경찰의 입장을 직접 듣고 싶다며 경찰청사 방문을 시도했으나 제지당하자 청사 입구에서 출입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윤민영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참여자들이 경찰의 입장을 직접 듣고 싶다며 경찰청사 방문을 시도했으나 제지당하자 청사 입구에서 출입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윤민영 기자)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8일 점심시간 음식과 칫솔 등을 올려주는데 칫솔은 흉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 일단 음식만 돌려보냈다”며 “하지만 이들이 음식을 매단 줄을 던져 음식이 떨어졌다. 칫솔은 검토 후 다시 올려보내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물의 경우에는 이전에 술을 넣어 올려보낸 적이 있었고, 다른 위함한 액체가 담겨 있을 수 있어 그런 것일 뿐 과잉 대응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생·택 고공농성 부대위는 지난 4월 16일부터 55일째 부산 시청 앞에서 민주노조 인정, 생탁 파업사태 해결, 법인택시 회사가 부당하게 사용한 부가세 감면액의 환수, 전액관리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옥외전광판 위에서 고공농성을 이어오고 있으며, 전광판 위에 올려주는 물품에 대한 경찰의 과잉대응에 항의하기 위해 농성자 2명이 지난 8일부터 2일째 단식투쟁 중이다.

NSP통신-고공 농성자들이 올라가 농성 중인 부산 시청 앞 옥외 전광판. 9일 현재 2명의 농성자들이 전광판 위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윤민영 기자)
고공 농성자들이 올라가 농성 중인 부산 시청 앞 옥외 전광판. 9일 현재 2명의 농성자들이 전광판 위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윤민영 기자)

NSP통신/NSP TV 차연양 기자, chayang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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