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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초등 신규교사 배정, 성적 좋으면 오히려 손해···‘이상한 인사’ 고착

NSP통신, 김용재 기자, 2015-02-16 10:59 KRD7
#전남교육청 #교육부 #전남교육청 신규교사 배정 문제많다

후순위 임용자 대부분 선호지역 배정···예비 수험생들 사이 “공부 하면 바보” 의식 팽배·교사 수준 저하 우려 등 문제 불구 전남교육청 특단 대책 없이 ‘팔짱’

(전남=NSP통신 김용재 기자) = 전남도교육청의 초등학교 신규교사 배정 과정에서 임용시험 성적이 상대적으로 뒤지는 교사가 오히려 이른바 선호지역으로 발령받는 악순환이 고착화되면서 성적 우수자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역차별 논란이 심화되고 있으나 대책마련은 요원한 실정이다.

더욱이 예비교사들 사이에 후순위 성적을 노려 일부러 시험준비를 등한시 하는 기현상이 빚어지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얻고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비선호 지역에서 근무해야 했던 기존교사들의 타시·군 전출 러시로 비게 된 자리를 경험이 부족한 신규교사들로 대거 채우는 일들이 연례행사처럼 빚어지면서 수업의 질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전남도교육청과 일선 시·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전남교육청이 통상 매년 3월1일자로 단행하는 초등교사 신규 임용 배정(정기인사)명단에 포함된 중상위권 교사들이 성적에 밀려 정기인사에 포함되지 못한 임용 대기교사들에 비해 오히려 비선호지로 발령받는 등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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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은 지난 13일 발표한 오는 3월1일자 2015 초등교사 신규임용 배정 명단에 전체 임용시험 합격자 495명 중 1, 2차 시험 상위 순위 247명을 정기인사에 포함시킨데 이어 나머지 후순위 248명은 교원 결원 등 충원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이른바 ‘조정인사’를 통해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전남교육청은 이번 정기인사와 관련해 신규 교원들로부터 1, 2 근무지 희망 접수를 받았으나 상위 5%를 제외하고 사실상 희망 근무지와 상관없이 성적 순으로 선호·비선호 지역을 나눠 일괄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초등교사 신규임용에서는 광주와 인접한 지리적 여건 등으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는 나주 2명, 담양 1명, 화순 2명, 장성 1명 등 극소수를 각각 배치하는데 그쳤다.

또 여수에 40명을 배정한 것을 제외하고 목포·순천 각각 7명, 광양 4명 등 시 단위 지역도 사정이 비슷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반해 지리적 위치 및 접근성, 열악한 생활여건 등으로 비선호 지역으로 꼽히는 전남 서부권의 H·K군에 각각 39명을, Y군에 20명을 무더기 배정했다.

이 처럼 오는 3월1일자 정기인사에 포함된 중상위권 초등학교 신규 임용교사들이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연례행사처럼 이른바 비선호 지역으로 대거 배정되고 있는 것은 전남교육청의 무대책과 함께 비선호지역에서 근무해온 교사들의 ‘탈출 러시’에 상대적으로 근무 평점 및 가산점 등이 전무한 신규교사들이 밀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 H군에서 근무해온 기존교사 47명이 타 시·군으로 대거 전출한 것을 비롯해 Y군도 27명 교사가 다른 지역으로 옮겼으며, 빈 자리 대부분을 신규 교사들이 채우는 형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교사 신규임용 배정 인원 대부분이 비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해당지역의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통상 매년 3월1일자로 이뤄지는 정기인사에 포함된 임용성적 중상위권 신규배정 초등교사들에 비해 교원 결원시마다 조정인사를 통해 충원되는 후순위 교사들이 오히려 선호지역으로 배정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상위권 신규교사들의 피해의식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남교육청이 지난 해 3월1일자 정기인사 직후 불과 20여 일 사이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조정인사에서 전체 50명 중 순천 13명을 최고로 목포 2명, 화순 2명, 나주 1명이 각각 선호지역으로 배정된데 반해 전남 서부권의 H·Y·J군 등 비선호 지역 배정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 해 4월22일부터 12월4일까지 23회에 걸쳐 이뤄진 후순위 초등교사들의 조정인사에서도 이른바 비선호지역보다 선호지역 배정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지난 해 3월1일자 정기인사에 포함된 초등학교 중상위 신규임용 교사 중 Y군의 39명을 최고로 H군 21명, J군 16명 등 비선호 지역에 무더기 배정됐다.

이 과정에서 3월1일자 정기인사가 단행된 뒤 불과 20여 일 사이에 후순위 50명을 배정한데 대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인사행정이다는 비난과 함께 정기인사 명단 확정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는 등 ‘음모론’마저 일고 있다.

이 처럼 임용성적 상위순위가 하위순위에 비해 오히려 손해를 보는 현상이 고착화되면서 초등교사를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 ‘상위 10%에 들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공부를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는 체념과 비아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1차 필기고사 성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면접을 등한시 해 어떻게든 임용성적 하위권에 머무르려는 기현상마저 고착화되면서 예비교사들의 실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남교육청이 실시한 2015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 100명이 '과목당 40점 평균 60점'인 과락기준을 넘지 못해 불합격 처리되면서 전체 모집 예정인원 588명 가운데 93명이 모자라는 사상 초유의 미달사태가 빚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전남교육청이 근무를 회피하는 특정지역에 배정되는 교사에게 인사 급지배정 가산점을 약간 올려주는 방안 외에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제시하지 못해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남교육청이 지난 13일 주요보직 인사를 단행하면서 초등교사 인사에 책임을 져야 할 유초등인사담당 장학관을 교원인사를 총괄하는 교원인사과장으로 영전발령한데 대해 승진의 기준 및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와 함께 인사정책 개선이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전남도내 초등학교 교사 중 오는 8월말 명예퇴직이 확정된 인원이 137명에 달하는데다 16일 현재 타 시·도 임용시험 합격 등으로 의원면직을 신청한 교사가 87명에 이르는 등 전남교사 이탈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해 3월1일자 정기인사에서 초등교사로 배정된 이모(24·여)씨는 “교사임용 시험 준비 과정에서 주위에서 상위 5%에 들 자신이 없으면 무리해서 공부하는 것은 바보다는 말의 의미를 실제로 후순위 조정인사 인원보다 비선호지역으로 배정된 뒤에야 알게 됐다”며 “정기 인사에 포함되지 않은 후순위자들이 선호지역으로 발령받은 현실을 볼 때마다 이게 정상적인 교육 인사행정인지 말문이 막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교육청 교원인사과 관계자는 “비선호지역에 발령되는 교사들에게 가산점을 더 주는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nsp2549@nspna.com, 김용재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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