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연양의 명.탐.정
좌천동 가구거리 스머프하우스 '쉼', “커튼의 한 끗 차이”(부산=NSP통신) 차연양 기자 = 최근 부산 좌천동 가구거리에 재밌는 건물이 하나 생겼다.
새파란 목재 외벽과 큰 창을 통해 보이는 알록달록한 커튼들이 지나는 이의 눈길을 끈다.
창 너머 푸른 하늘을 닮은 이 공간은 윈도우 디스플레이 디자인 숍 '쉼(Shim)', 커튼과 침구 같은 패브릭 제품을 전문으로 한다.
양 옆 건물 사이에 낀 듯 불편하게 서 있는 ‘쉼’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더욱 아담한 내부, 놀란 점은 공간이 삼각형 형태라는 것.
총 3층으로 이뤄진 이 좁고 세모진 공간에 커튼이며 쿠션, 소품들이 야무지게도 채워져 있다.
감각적이면서도 모던한 색의 향연이 외관에서 풍기는 귀여운 분위기와는 또 다른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정민 ‘쉼’ 대표에 따르면, 윈도우 디스플레이는 인테리어의 가장 마지막 단계로써 공간 완성의 기준이 된다. 이를테면 화룡점정.
특이한 구조와 좁은 공간 활용이 어려워 오래도록 비어있었던 건물에 패브릭을 활용한 디자인을 끼얹은 이 대표.
도로를 내느라 멀쩡한 건물을, 그것도 대각선으로 댕강 잘라버려 무려 ‘삼각형’이 돼버린 이 쓸 데 없는 공간이 패브릭을 입히자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됐다.
이 대표의 미소 띤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작은 소품 하나로도 공간을 완전히 탈바꿈 할 수 있는 것, 단점도 장점화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디자인, 그리고 인테리어의 힘이죠.”
‘쉼’은 부산에서 찾기 어려운, 혹은 비싼 가격으로만 접할 수 있는 수입원단과 유럽산 제품들을 거품을 뺀 가격으로 공급한다.
백화점이나 센텀·마린시티에서 주로 수백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이곳에서는 더욱 합리적으로 구입할 수 있다.
“부산에서도 가격과 퀼리티를 모두 만족시키는 좋은 물건을 충분히 구할 수 있습니다. 이곳, ‘쉼’을 찾아온다면.”
농담처럼 던진 말이지만 바다를 건너 온 고급 제품들이 ‘쉼’의 창과 벽면 가득 채운 채 그 말에 힘을 보탠다.
수입 제품 전문이지만 셀프인테리어를 계획 중인 이들이 각자의 예산 안에서 합리적인 줄다리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
가격 폭이 넓은 만큼 고객층도 다양해 앳된 대학생들도 문을 두드리기에 부담이 없다.
‘쉼’의 1, 2층은 디스플레이와 상담을 위한 공간으로, 3층은 방문객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꾸려져 있다.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부산 최대 가구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좌천동에는 합리적이고 좋은 물건을 찾아 발품을 파는 이들이 많다.
수십 가지 가구를 둘러보느라 발도 지치고 고민도 한껏 짊어진 이들에게 ‘쉼의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펼쳐보이고자 한 것이다.
이 대표의 목표는 서울에 집중돼있는 윈도우 디스플레이 시장을 부산에서도 활성화시키는 것, 소위 말하는 ‘한 끗 차이’를 알려주고 싶다고.
꼭 구매하지 않아도 괜찮다. 발품 파느라 지쳤거나, 목을 축이고 싶거나 혹은 그저 지나다 호기심이 생겼거나, ‘취향저격’을 당했다거나.
어떤 이유를 가진 누구라도 ‘쉼’의 문을 열고 들어오면 된다.
3층 ‘쉼 공간’으로 올라가는 시간동안 공들인 인테리어의 ‘한 끗 차이’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게 하는 것이 포인트.
자연스럽게 구매욕으로 이어진다면 가장 좋고, 둘러보고 “예쁘다” 한 마디만 건네줘도 충분하다며 이 대표가 웃는다.
“손님들이 ‘쉼’의 미학에서 힌트를 얻어 진짜 ‘쉼’의 공간인 ‘내 집’의 아늑함을 직접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장사치가 아닌 ‘쉼의 가치’를 선물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이 대표의 바람, 그리고 그 바람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디자인 숍 ‘쉼’.
셀프인테리어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부산 좌천동으로 찾아가볼 것.
가구거리 속 파랗게 빛나는 ‘스머프하우스’에 들러 마음껏 쉬고, 보고, 느낄 수 있으니.
[편집자주] ‘차연양의 명소 탐방 정복기(차연양의 명.탐.정)’에서는 부산·경남지역 곳곳의 숨은 명소를 소개하고 그 속에 녹아든 철학과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누군가에게는 생업이고 누군가에게는 신념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인생이기도 한 생생한 현장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들어봅니다.
[공동취재] 차연양 김치훈 기자
NSP통신/NSP TV 차연양 기자, chayang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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