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국내 게임시장이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게임업계에 게임의 주무부처 논란이 들려오고 있다. 그동안 게임 산업은 각종 ‘규제정책’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 과정에서 주무부처였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주무부처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러한 바탕 아래 게임 산업을 건전하게 육성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문체부에서 독립해 새로운 조직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특히 게임 산업 초기부터 함께 해 온 위정현 교수(중앙대학교 경영학부)는 과거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규정하며 “이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문체부 제대로 역할 해왔나 비판적 입장
최근 게임업계에는 ‘자율규제’를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는 각종 토론회가 개최되고 있다. 여기에는 게임협회들을 비롯해 여야의 국회의원, 문체부,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물관리위원회 등도 나서고 있다. 정권 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어 게임업계는 숙원이었던 각종 규제를 풀어달라는 호소가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문체부의 행보도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평이다.
위 교수는 “최근 문체부의 행보를 보면 올 초부터 제기되는 정부 조직개편론과 맞물려 게임 산업을 놓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그동안 문체부는 산업정책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으며 독과점 이슈 등도 제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각종 지원책을 내놓는 것에 대해서도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미리 발표해 기정사실화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예산 집행을 움직일 수 없는 것으로 하면서 문체부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고 분석했다.
하지만 문체부는 최근 지원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차기정권에서 게임을 문체부 내에서 제외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게임 예산도 올해 조금 늘었고 향후 AR(증강현실)이나 VR(가상현실)를 육성하려는 차원”이라고 일축했다.
◆ 콘텐츠+ICT 통합하는 새 조직 필요
위 교수는 ‘콘텐츠+ICT(정보통신기술)’ 분야를 통합하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게임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 교수는 “정확히는 8년이지만 문체부에 10년의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며 “그렇다면 이제는 문화적 측면이 아닌 산업적 측면을 고려해 ‘앞으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4차 혁명시대가 ‘융합과 통섭’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때, 게임 등 콘텐츠를 플랫폼과 하드웨어를 함께 해 장기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위 교수는 “순수예술은 순수예술로 응용예술은 응용예술로 육성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응용예술인 게임은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등의 미래산업으로 ICT와 함께 육성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위 교수는 “게임전문 인력으로 기존 문체부나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의 정부 조직 내 우수한 인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체부는 산업적 측면을 고려한 조직개편에 우려를 표시했다. 문체부측은 “게임에는 산업적 측면이 있는 동시에 웹보드게임과 아케이드게임의 경우와 같이 사행성 문제와 사회적 이슈도 엮여 있다”며 “산업부나 미래부 등에서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지 의문이며 부처이동 등을 통해서 게임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 규제 전면 재검토와 공정경쟁 생태계 마련해야
대선을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차기 정권은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위 교수는 현 규제 정책에 대해 “개구리를 발로 밟고 있다가 죽을 것 같으면 숨통을 튀어주다가 좀 살아난다 싶으면 다시 발로 밟고 있는 것 같다”며 “게임은 기본적으로 창의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규제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더불어 게임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어서 ‘공정경쟁 규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 교수는 “현 게임 생태계는 대기업의 힘이 너무 커졌고 독과점에 이르고 있다”며 “스타트업 육성과 함께 중소업체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생태계 조정에 정부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콘텐츠펀드 조성 필요성을 제기했다. 위 교수는 “콘텐츠펀드에는 이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향후에는 공정경쟁을 감독할 수 있는 기관도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 “10조 게임회사 5개 왜 못나왔을까”
위 교수는 “우리가 제대로 게임 정책을 해왔다면 국내게임업체 5개는 10조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원통하다고 했다.
특히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이름을 세계에 알리고 있을 때 시작된 셧다운제(여가부, 2011년 11월) 등의 규제책은 국내 게임시장을 위축시켰고, 그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위 교수는 “중국시장을 놓친 건 큰 실수”라며 “2006년 당시 중국의 한 문화부 국장은 ‘한국게임은 중국의 젊은 세대를 지배하는 아편이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단순히 규제로 인해 게임 산업이 위축됐다고 할 수 없지만 위 교수는 “이제라도 다시 건강한 게임 생태계 조성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게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이끌 산업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꼭 성장시켜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NSP통신/NSP TV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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