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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교통공사, 주먹구구식 사고 보상 ‘논란’

NSP통신, 강은태 기자, 2023-10-05 08:35 KRX2EM
#서울교통공사 #사고보상 #백호 사장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

승객 울리는 소극적 보상기준...취임부터 안전 강조한 백호 사장 알고 있나?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높다. 지하철 역내에서 사고를 당한 고객에 대한 보상 조치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빗물 등으로 인해 지하철 내부에서 발생한 사고는 무조건 고객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일 정도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잘 알다시피 서울교통공사는 하루 7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는 ‘안전’과 ‘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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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내 미끄러짐 사고를 무조건 승객에게만 미루는 행위는 이해하기 힘들다.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직원의 아전인수식 법령해석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자신의 집앞 눈을 치우지 않아 발생한 사고도 집주인에게 일정부분 배상책임이 있다는 것을 감안 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지하철 사고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한 달에 수십 건이 발생하다 보니 모든 사건을 세세히 파악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잘못된 규정을 핑계 삼아 무조건 승객의 잘못이라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조치라고 본다.

더욱이 이번 사건이 발생한 시간대에 폭우가 내렸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수천명의 승객들이 폭우에 젓어 빗물에 뚝뚝 떨어지는 우산을 가지고 지하철을 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내부 계단에 빗물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즉, 뽀송뽀송한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친 고객이 잘못이기 때문에 보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의문은 또 있다.

사고 역인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 담당자는 사고접수 후 보험 처리하겠다. 5호선 역무실로 사고접수의뢰서, 통장 사본, 영수증, 신분증을 5호선 역무실로 제출해 달라고 했다. 다리가 불편해서 오기 힘들면 가까운 역으로 접수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른 처리를 위해 영업 배상 팀에 연락해 놓겠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비가 많이 왔고,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왕십리역사 담당자가 119에 연락하고 119 구급대원을 통해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그 후 병원 담담 의사는 엑스레이 촬영에 이어 씨티 촬영을 한 후 발목뼈 3곳이 부러져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해당역 담당자의 말과는 달리 영업배상팀 담당자는 보험처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장애인이나 고령자일 경우만 보험처리가 가능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망시에는 위로금으로 100만 원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고령자 기준이 뭔지 사망하면 왜 위로금을 주는지 의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보험처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 지하철 계단에 빗물이 없었다는 것.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다. 폭우가 내리는 날 수천여명의 사람이 빗물에 젖은 우산을 들고 전철을 타는 데 빗물이 떨어지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험처리를 외면하려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서울교통공사가 영업배상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하면 더욱 그렇다. 이는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난 2021년 6월 18일 노량진역 1호선과 9호선 환승계단에서 빗물로 인해 미끄러짐 사고를 당한 승객은 보험으로 처리해 준바 있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모든 책임을 승객에게 미루는 정책은 개선이 시급하다고 본다. 이 같은 조치는 서울시민의 불안을 야기 하는 등 서울교통공사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취임한 백호 사장의 경영철학과도 맞지 않는다. 교통 전문가로 대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백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안전은 반드시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백 사장은 세계 최고의 지하철이라는 찬사, 그 역사를 일궈온 역량과 열정을 믿고 한 단계 더 도약할 교통공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의 관건은 승객 안전과 서비스 향상에 달려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수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업종에서 100% 만족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탁상행정과 주먹구구식 결정으로 고객에게 불만을 사는 행태는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시대와 시민이 요구하는 지하철의 역할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 하면 더욱 그렇다.

이번 기회에 현장의 소리를 듣고 이를 적극 반영해 시민의 발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의 기틀을 만들고 실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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