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NSP통신] 박광석 기자 = 경남 서부의 젖줄 섬진강의 바다화 현상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섬진강은 잇따른 상류댐 건설과 취수장 설치 등으로 점차 그 기능을 잃어가고 있으며 또다시 하루 65만t에 달하는 추가 취수계획이 추진된다 하니 그 폐해는 더욱 심화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하동군의회가 19일 오전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섬진강의 유지유량 확대와 상류지역 추가 취수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섬진강 살리기 대정부 이행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한다.
이 결의안은 정부와 국회, 국토해양부, 한국수자원공사, 광주시 등 관계기관에 보내지겠지만 이 기관에 있는 분들의 사고가 바뀌지 않는 이상 계획 철회는 없을 것이기에 이를 바라보는 하동군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 만 하다.
최근 섬진강에서 광주시는 광주천의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1일 10만t을 공급하는 송수관 매설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섬진강은 재첩과 참게 은어 등 수많은 어족자원이 서식하는 자연과 생태계의 보고였다.
이런 강 상류에 댐과 취수장이 들어서 생활 농업 등 용도로 물을 모두 취수해 가다면 가뜩이나 모자라는 강에 바다물이 넘어들어 바다화 현상이 심화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하동군의회도 결의문에서 '섬진강 댐의 경우 하루 100만여t을 방류하고 있지만 96만t은 섬진강 수계가 아닌 정읍과 김제 등의 생활 농업용수로 공급돼 본류 방류량은 하루 8만t에 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실정은 주암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루 방류량 118만t 중 광주와 전남 8개 시·군의 생활 공업용수로 보내는 것을 제외하면 섬진강 하류에는 하루에 고작 24만t을 방류하고 있다.
이마저도 다압취수장에서 하루 25만t을 취수해가니 아예 하류까지 내려올 물이 없다는 얘기가 된다.
섬진강의 바다화 현상은 재첩 생산량의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하동지역의 재첩 위판량을 보면 10년 전인 지난 2001년 626t(위판액 16억원)에 달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188t(4억여원)으로 줄어들어 버렸으며 이밖에 농업용수 부족, 염분으로 인한 폐해, 상수원 염해화, 퇴적토 발생 등 갖가지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압취수장에서 하루 55만t을 추가로 취수하고 광주천 수질개선을 위해 주암댐에서 하루 10만t을 더 가져가기 위해 송수관 매설사업을 추진한다니 후손에게 섬진강이 아닌 황폐할대로 황폐해진 '섬진바다'를 물려줘야 할 판이다.
관계당국은 이같은 상황의 위급성을 빨리 파악해 당초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해야만 한다.
섬진강 영산강 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검토하고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자치단체와 시민단체 주민들로 협의체를 구성해 현재 하루 40만t인 섬진강 유지 수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다.
환경은 훼손되면 복구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하며 이로인한 국민적 고통과 후손들이 겪을 폐해는 굳이 글로 안써도 다 아는 일이다.
말로만 환경을 보존하자고 외칠 것이 아니라 이제 관계당국과 각 지자체 주민들의 지혜를 모아 섬진강을 '섬진바다'로 만들기 않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박광석 NSP통신 기자, bgs77@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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