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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더라’가 키운 부산 메르스 사태, 없던 ‘확진’ 환자도 네티즌 손에 탄생

NSP통신, 차연양 기자, 2015-06-03 20:55 KR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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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메르스 의심 환자 2명 음성판정 확정 전까지 SNS 통해 메르스 환자·병원·예방법 관련 허위사실 일파만파 퍼져... 정부의 ‘감추기’식 대응에 시민들 혼란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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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NSP통신) 차연양 기자 = 부산 메르스 의심환자 2명 모두가 최종 음성판정을 받았다.

부산 메르스 대책본부는 3일 오후 부산보건환경연구원에 의심환자 2명의 검체를 의뢰한 결과 최종 음성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판정을 기다리며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 사이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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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산의 모 병원 격리병동에 입원해있던 사우디 국적 임산부 A 씨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부산에서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것.

3일 오후 3시쯤 부산시 메르스 대책본부에 문의 결과 “A 씨의 검사 결과는 아직 판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질병관리본부에 의뢰한 검체 결과는 내일(4일) 오전, 좀 더 빠른 처리를 위해 부산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검체 결과는 오늘(3일) 오후에 나온다고 답변했다.

확진 판정이 나와 응급실 등을 폐쇄했다는 루머의 부산 개금 백병원 등 시내 몇몇 병원의 이름이 거론되며 허위사실이 유포되기도 했다.

특히 개금백병원 관련 게시물은 사진까지 첨부된 ‘그럴듯한’ 내용이어서 순식간에 메신저 등을 통해 인근 주민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때문에 병원측은 빗발치는 문의전화 때문에 일반 환자 진료에도 차질을 빚어 공식 입장을 발표해야 했다.

NSP통신-부산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격리병동에 입원했다는 소식에 3일 SNS상에는 해당 병원이 어디라더라라는 카더라 소문이 난무, 언급된 병원들이 빗발치는 문의전화에 진땀을 빼는 소동이 일어났다.
부산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격리병동에 입원했다는 소식에 3일 SNS상에는 ‘해당 병원이 어디라더라’라는 '‘카더라’ 소문이 난무, 언급된 병원들이 빗발치는 문의전화에 진땀을 빼는 소동이 일어났다.
NSP통신-사진까지 첨부된 채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유언비어의 대상이 된 부산 개금 백병원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까지 첨부된 채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유언비어의 대상이 된 부산 개금 백병원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바세린을 콧 속에 바르면 메르스는 예방할 수 있다’는 ‘황당한’ 메르스 예방법 등도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전문용어와 그럴듯한 설명은 네티즌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에 모 언론사가 전문의에게 문의, “바이러스가 수용성이라는 것부터 말이 안된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해 이 또한 난무한 유언비어 중 하나로 밝혀졌다.

NSP통신-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돼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던 일명 바세린 예방법. 메르스 예방과는 관련없는 황당무계 방법이라는 전문의의 소견이 모 언론사를 통해 보도됐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돼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던 일명 ‘바세린’ 예방법. 메르스 예방과는 관련없는 황당무계 방법이라는 전문의의 소견이 모 언론사를 통해 보도됐다.

또한 A 씨가 투숙 당시 호텔 서비스로 낙타유(乳)를 찾았다는 소문이 돌면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낙타유, 낙타 고기 자제령’을 근거로 A 씨의 확진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에 기자가 해당 호텔에 확인한 결과, “직원 개인에게 문의했을 수는 있지만 현재 우리 호텔에서는 낙타유 뿐 아니라 객실 서비스가 일절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A 씨와 A 씨의 남편, 중국 여행을 다녀온 뒤 고열증세를 보인 한국인 B 씨 등 3명이 의심환자로 판단, 부산 모 병원 격리병동에서 메르스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82.6%는 메르스 감염자 발생 지역과 병원을 공개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메르스 병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 치료를 거부하는 병원이 나오거나 치료를 진행 중인 병원이 부당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덮어놓고 감추기’식 대응이 국민들 사이의 유언비어 확산을 조장하고 불안만 가중시킨다는 여론이 거세다.

비교적 안전지대로 알려졌던 부산에 메르스 의심환자가 2명이나 발생했다는 소식에 크게 동요했던 부산 시민들은 검색 등으로 언론 보도만 확인할 수 있을 뿐 부산시의 공식 발표가 늦어 애간장이 탔다고 토로한다.

부산의 모 대학에 재학중인 대학생 C(24) 씨는 “SNS를 볼 때 마다 '카더라', ‘아님말고’식 정보들이 계속 올라오는데 내용이 그럴듯 해 답답하고 무서웠다”며 “국가에서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식 입장을 수시로 발표해줘야 혼란이 수그러들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SNS 상에 언급되며 허위소문의 희생양이 됐던 부산의 모 병원 관계자 D 씨는 “오늘 하루 폭발적인 문의전화 때문에 업무에 큰 지장을 겪었다”며 “시민들의 불안감은 십분 이해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는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 알권리’와 ‘병원의 부당피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생존문제에 직면한 국민들은 정부의 ‘믿음직한’ 대응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초유의 국가적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도 분명히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NSP통신/NSP TV 차연양 기자, chayang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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