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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락의 옴니암니

촌철살인(寸鐵殺人)과 막말

NSP통신, NSP인사 기자, 2015-11-03 10:06 KRD5
#촌철살인 #막말 #노이요지 #박민식 #제갈량

(부산=NSP통신) 제갈 량이 위나라 군사(軍師) 왕랑(王郞)과 기산(祈山)에서 맞닥뜨렸을 때의 일이다.

군사를 정렬시킨 뒤 마상에서 기세 좋게 설전을 벌이던 왕랑은 제갈 량의 논리 정연한 언변에 수치심을 못 이긴 나머지 말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촌철살인의 극치를 보여준 예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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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철살인(寸鐵殺人)과 노이요지(怒而撓之) 그리고 격문(檄文)

촌철살인(寸鐵殺人)에서 촌철(寸鐵)은 손가락 한 마디 길이 즉 한 치도 안 되는 작은 무기(촌철 寸鐵)로 사람을 죽인다(살인 殺人)는 뜻으로 핵심을 찌르는 말(言)로 남을 굴복시키거나 감동시킨다는 의미로 자주 쓴다.

이 말은 남송(南宋)의 나대경(羅大經)이 지은 학림옥로(鶴林玉露)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북송(北宋)의 선승(禪僧)인 종고선사(宗杲禪師)가 선(禪)에 대해 논한 대목에서 촌철살인이 등장한다.

“종고선사가 선(禪)에 대해서 말했다. ‘비유하면 사람이 수레에 무기를 싣고 와서, 이것도 꺼내 써 보고, 저것도 꺼내 써 보는 것은 올바른 살인수단이 되지 못한다. 나는 오직 촌철(寸鐵)이 있을 뿐, 그것으로 사람을 당장 죽일 수 있다’”

종고선사가 말한 살인(殺人)은 실제로 단순히 사람을 죽인다는 의미보다는 ‘사람의 마음속을 점령하고 있는 속된 생각을 완전히 쫓아 없애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촌철살인에는 상황에 맞게 쓴 날카롭고 번뜩이는 한 마디 말, 상대편의 허를 찌르는 한 마디 말이 수천 마디의 말을 능가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촌철살인과 함께 언급되는 말로 노이요지(怒而撓之)가 있다. 손자병법에 등장하는 이 말은 ‘적을 성나게 하여 소란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또 다른 해석으로 ‘화를 내어 적을 소란하게 한다’는 의미도 있다.

다소 과장된 목소리로 분노를 드러내 상대로 하여금 이성을 잃게 만드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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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살인과 노이요지는 오늘날 정치인들의 강력한 수단이다. 둘 다 말을 통해 자신의 의도대로 국면을 이끌어가는 공통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비단 상대뿐만 아니라 우군에게도 쓸 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다.

방법이나 바라는 결과 측면에서 보면 글로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의분을 고취시키는 격문(檄文)과도 서로 통한다고 하겠다. 우리 역사에 남은 격문으로는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이 살수(薩水)에서 수나라 장수 우중문(于仲文)에게 보냈다는 시를 들 수 있다.


◆ 박민식, “정치인의 촌철살인과 막말은 국민의 판단에...”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부산북구강서갑, 재선)은 지난 달 한 방송에 출연, 일부 야당 의원의 강한 발언을 ‘촌철살인’으로 볼 것이냐, ‘막말’로 볼 것이냐는 질문에 ‘국민이 판단하실 몫’이라고 대답했다.

그런 면에서 촌철살인은 무분별한 언동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아군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주는 ‘막말’과 구분된다.

바야흐로 2015년 가을은 독서의 계절도, 사색의 계절도 아닌 정치의 계절이다.

지금 국민들은 20대 총선을 맞아 무수하게 등장할 정치인들의 촌철살인(寸鐵殺人)과 노이요지(怒而撓之) 그리고 여야의 격문(檄文)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NSP통신/NSP TV people@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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