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도남선 기자 =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그 열차는 다름아닌 2013년 대한민국 중앙행정기관 ‘여국열차(女國列車)’. 야동을 보는 기회를 박탈당해 춥고 배고픈 남자들로 가득한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여자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17년 째, 꼬리칸 남자들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일으킨다. 야동을 보다가 경찰서에 다녀온 남궁민수, 그리고 커티스는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 꼬리칸을 해방시키고 마침내 여성들이 장악한 기차 전체를 해방 시키기 위해 맨 앞쪽 엔진칸으로 질주하는데...”
흥행에 가속패달을 밟고 있는 영화 ‘설국열차’를 패러디한 ‘여국열차(女國列車)의 줄거리다.
여국열차 속 패러디의 주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야동’이다.
말그대로 ‘아청법’에 대한 전면적 비판을 가한 셈인데, 이미 고인이 된 남성연대 성재기 전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이 정책은 “바바리맨 잡자고 모든 남성에게 바바리를 못 입게 하는 것”과 진배없다.
여성부의 주장은 야동이나 애니메이션 자체가 남자들의 성욕을 강화 또는 증폭시키고 새로운 성충동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야동을 보고 성폭행 충동을 일으키는 남성이 몇이나 될까.
오히려 이성과의 성관계나 자위행위같은 건전한 성행위로 이어지는 측면이 수만배 더 많다고 자신한다.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야동 업로더 다운로더를 처벌하는 것보다 성범죄자의 형량을 강화하는게 더 맞지 않을까.
그런데 거꾸로 성범죄자 보다 더한 처벌이 이른바 ‘야동 관계자’에 처해지고 있다.
그 단적인 예를 한 가지 들자면, 지난달 미성년 캐릭터가 등장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자막을 제작해 배포한 대학생 등 37명이 입건됐는데 이들은 작년 12월에 개정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에 의해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생겼다.(미디어워치 10일자 보도)
반면, 지난해 8월 인천 부평구 OO동에서 19세 미만 여자 청소년을 강간한 18세의 김모씨는 지난 5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렇게 단순 야동관계자가 성폭행범보다 더 강력한 처벌을 받는 것이 거짓이 아니다.
10일 미디어워치(발행인 변희재)도 음란물 천국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일본인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거기에 자막을 입한 한국인은 미성년자 강간과 같은 수준의 중형으로 처벌받는다고 강하게 일갈했다.
미디어워치는 “무턱대고 법을 만들다보니 자신의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한 여학생들에게도 미성년자 음란물 제작으로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려야할지 어처구니없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올해 5월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아청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여성부는 위헌 소지가 없다는 의견을 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단순히 아청법만이 문제가 아니다.
남성에 대한 몰지각한 이해와 그러한 몰이해로 만들고 밀어붙이는 법안들이 남성의 인권을 짓밟고 있는 현실이 문제다.
여성부의 ‘회식비 이벤트’를 기억는지.
송년회 때 성매매를 하지 않으면 회식비를 지급하는 ‘해외토픽’감 정책을 내놓아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모든 남성들이 회식 또는 술을 마시면 성욕이 생기고 그 성욕을 성매매로 해소한다는 생각에서 만든 정책인데, 남성을 철저히 무시하고 인권을 유린한 정책이 아니었는지...남성들의 줄소송이 없었던게 참 신기할 정도다.
다시 패러디물 여국열차를 보자.
“여성부 만세! 만만세! 군대는 집지키는 개. 군가산점 폐지. 군대는 의무제입니다. 절대 찬성할 수 없습니다. 돈도 잘 못 벌어오는 남자는 빠아아아아알리 일자리로 보내세요. 지금당장!!”
“여성부는 신성하다. 여성부는 자비롭다. 여성부는 갑이다!”
여국열차 속 메이슨 총리의 대사다.
페미니스트들 중 몰지각한 이들의 생각이겠지만 그 몰지각한 일부의 주장이 정책으로 입안이 되면서 여성과 남성 사이에 오해와 불신이 생기고, 이러한 과정들이 결국 해와 달 음과 양 처럼 조화로워야 할 남과 여의 사이를 조각조각 찢어놓고 있다.
여성의 권익신장과 더불어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행정부처가 오히려 왜곡되고 건강하지 못한 성관념을 양산한다면, 이를 바로 잡든지 아니면 존립자체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가족부도 구색으로 갖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 본다.
고개 숙인 남성들 이제 꼿꼿하게 고개를 들자.
‘꼴페미’로 오해받았던 여성들도 고개 든 남성들을 찬찬히 바라보자.
발언이 과격해 미움을 많이 샀던 故 성재기는 이제 이 땅에 없지만 분명 그를 대신해 작금의 왜곡된 성관념을 바로 잡아줄 현자가 곧 나타날지도 모른다.
남성연대는 하나 밖에 없어서 속상한가요? 아니. 이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며 기다릴 뿐이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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