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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트럼프의 관세 무역 전쟁과 K-해운물류의 대응 방안

NSP통신, NEWS, 2025-03-26 10:52 KR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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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

NSP통신-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물류학 박사)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물류학 박사)

(서울=NSP통신) =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세계무역기구(WTO)의 탈퇴와 함께 미국은 천문학적인 무역적자의 원인을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수출국과의 무역 불균형에서 찾았다.

지난 1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무역 전쟁을 선포하면서 상호주의에 입각한 교역의 불균형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닐의 발원지가 중국으로 추정하면서 지난달 4일을 기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 부과했고 이달 4일부터 10% 추가 관세를 한 차례 더 부과함으로써 중국에 대해 관세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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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시 미국의 2차 10% 관세 인상이 시작된 지난 4일 발표를 통해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총 29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15% 인상하고 대두(콩)·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 등(총 711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10% 인상하고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며 15개 미국 기업을 블랙 리스트에 올리는 등 미국의 관세부과 선전포고에 대응한 보복 조치를 공표한 바 있다.

또 트럼프는 이미 지난 3월 12일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의 관세부과를 지시했으며 대미 10대 무역 흑자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오는 4월 2일부터 모든 수입품에 대해 상호관세 차원에서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자동차 부문 관세 유예와 과거 북미 FTA의 새로운 형태인 미·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적용 부문 관세 면제를 발표했지만 캐나다 후임 총리의 등장으로 인해 양국 간 무역 전쟁 갈등은 진행형이다. 더욱이 미국은 전 세계 국가의 관세와 비관세장벽의 실태를 조사·검토해 상호주의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가 이렇듯 관세에 집착하는 이유는 아마도 관세는 재정적자가 극심한 미 정부의 재정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그가 대선시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ME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의 핵심적인 정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수출은 전월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일 평균 기준으로는 5.9% 감소했다. 특히 우리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경우 대(對)중국 수출이 8.2% 감소했고 대미국 수출도 통상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일반기계 등을 중심으로 약 5.9% 감소했다.

향후 미국의 반도체,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부과가 될 경우 우리나라 5대 수출 품목의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이든 정부 시 미·중 디커플링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1위 교역상대국으로 올라선 것은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은 결국 대미 수출의 주요 당사국인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의 수출을 감소시킬 것이며 이는 수출물동량의 99.7%를 선박으로 해상 운송하는 우리 해상운송 물동량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트럼프 2.0 정부의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에 의한 온 쇼어링(on-shoring: 자국 내 생산방식)이나 리 쇼어링(re-shoring: 생산시설 국내 이전) 정책으로 인해 국내 대기업들이 불가피하게 보조금 수혜 조건으로 미국 내 현지 공장을 건설해 제품을 생산, 현지에서 바로 공급하게 되면서 관세부과를 회피할 수 있지만 이번 트럼프의 관세부과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큰 분야는 컨테이너 해운업계일 것이다.

그 이유는 대미 수출품의 대부분이 원자재나 원료 등 벌크화물이 아닌 반도체, 스마트폰, 첨단제품 등 완제품으로 수출되는 컨테이너 화물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 현지 생산의 경우에 대기업에서 필요한 부품과 중간재를 공급해야 하는 중소기업들 역시 대기업과의 미국 공장 인근에 동반 진출이 필요한데 이들 중소기업의 동반 진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부분이고 이 점에서 중소기업의 여건상 대기업과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긴 어려울 것이다.

특히 미국은 자동차의 경우 일본, 한국, 독일 등 자동차 수출국에 대해 강력한 관세부과로 제재한다는 방침이어서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의 대미 수출물동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예상되면서 그간 완성차 전용선의 부족으로 인한 완성차 수출 선적에 애로가 있었다면 이제는 오히려 완성차 전용선의 공급과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이제는 선진국 경제의 침체기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중국을 제치고 이제 세계공장의 역할을 담당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세안 국가와 신흥공업국 중 급부상 중인 인도 등과 치열한 수출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최근 일반 반도체의 경우 중국과의 기술격차 해소로 인하여 거센 추격을 당하고 있으며 한편으로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는 대만의 TSMC와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하고 더욱이 일본과 미국 반도체 산업이 연합군을 구성하여 부활하려는 노력 때문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중국의 경우는 미·중 디 커플링과 미국의 관세전쟁에 대응하기 위하여 반도체와 장비를 비롯한 첨단제품에 자급화를 가속화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환경변화 속에서 더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무역구조에서 탈피하여 동남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또 중국은 이제 미국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교역의 방향을 미국에서 한국과 아세안, 중남미, 중동 쪽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으므로 향후 우리와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데 자칫 한국은 세계 여러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의 해운물류 정책을 살펴보면 바이든 정부 시절 글로벌 해운선사에 대한 규제 강화 차원에서 발효 시행 중인 OSRA2022(외항해운개혁법)과 현재 추진 중인 선박 관련 법안은 중국 해운과 조선업에 대한 동시 제재의 목적이 있다.

미국은 현재 미국을 입항하는 상당수의 선박이 중국(홍콩) 편의치적이나 중국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이 상당하므로 이를 제재하기 위해 지난해 말 중국에서 건조되지 않은 선박으로 이뤄진 전략 상선대를 조성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으며 이에 따라 USTR(미국무역대표부)은 중국 건조 선박이나 중국 국적 선박이 미국항만에 입항할 경우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입항세를 부과한다는 제재를 발표했다.

또 세계 4위 선복량인 중국의 국영선사 COSCO를 군사 기업으로 지정해 COSCO가 운영 중인 전 세계 많은 컨테이너 터미널의 해운 항만 영향력을 글로벌 터미널 오퍼레이터(GTO)와 해운 선사로서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그런데 글로벌 해운선사 중 top 10에 있는 MSC, MSK, CMA-CGM, COSCO, Hapag-Lloyd, Evergreen 등 해운기업의 경우 중국 치적 또는 중국에서 건조한 선박을 운항 중이라 미항만 입항 시 세금부과의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선사 중 프랑스 CMA-CGM사는 지난 2월 말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중국조선소에 발주했고 세계 1위 선복량 해운선사인 스위스 MSC사는 미 USTR(무역대표부)의 제재 발표 당일인 지난 4일 2만 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을 중국조선소에 발주 한 바 있다. 이번 발주 선박은 인도 시기가 2028년 이후가 되므로 미 트럼프행정부의 정책변화나 정권교체기와 맞물려 계약을 취소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국 제재는 한국 해운선사와 조선소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유는 우리나라 대표 국적선사인 HMM(011200)의 경우 중국(홍콩) 치적과 중국조선소 건조 선박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1월 본격 확산한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말까지 3년간의 펜데믹 기간과 러-우 전쟁, 이-하마스 전쟁, 홍해 후티 반군 사태, 파나마운하 통항 제한, 북미 항만 파업사태 등 많은 사건으로 인해 해상운임이 폭등하였고 대부분 해운사의 영업이익은 천문학적인 실적을 시현 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지적 전쟁의 휴전 움직임과 수에즈와 파나마운하의 정상 통항 재개, 후티 반군 공격의 감소 등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붕괴 또는 지연의 원인이 사라지면서 급격한 속도로 컨테이너 해상운임이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 세계 컨테이너화물 운임은 상하이 해운거래소(Shanghai Shipping Exchange:SSE)에서 집계하는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의 스팟(spot : 현물 시장) 운임을 반영한 운임지수인 SCFI 지수를 기준으로 한다.

펜데믹이 한창인 2021년 SCFI 지수는 무려 5100p 선까지 치솟으며 해상운임은 펜데믹 이전보다 3~6배 폭등해 선사들은 단군 이래 초호황을 누렸고 우리 국적선사인 HMM의 경우 무려 2021년 한해 영업이익이 약 10조 원에 달하는 등 산은과 해양진흥공사의 관리하에서 좋은 실적을 구가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시작된 미국발 관세 무역 전쟁의 여파가 한국경제와 해운·물류·조선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평균 SCFI가 2506p인데 올해 1월 3일 2505.17p에서 불과 9주만인 지난 3월 14일 SCFI가 1319.34p로 무려 47.3%나 폭락했다.

더욱이 세계 경제성장 침체는 물론 한국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으로 인한 어두운 전망이 예측된다.

향후 연간 2~3%의 컨테이너화물 해상운송 수요의 증가율 전망에 비해 지난 몇 년간 컨테이너선 대량 신조 발주 및 연도별 선박 인도에 따른 매년 약 5~7%의 선복 증가에 따른 선대 공급과잉에 설상가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러-우 전쟁의 휴전, 홍해사태 진전, 파나마운항 정상 통항 재개, 미 동부 항만노조 임금협정 승인, 미국의 관세 무역 전쟁,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차이나 커머스의 규제에 대한 중국 상품 수입의 가수요 제거 등 컨테이너 해상물동량 감소요인이 더해져 향후 컨테이너 운임의 지속적인 인하에 대한 하방 압력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예측된다.

2025년 해상 운송물동량은 3% 미만의 증가가 예상 되지만 선복량 공급은 향후 매년 5% 이상으로 컨테이너 해상운임은 지속해서 하락할 수밖에 없는 전망 보고서들이 많다.

따라서 지난 2023년 SCFI가 1000p 아래로 폭락한 적이 있듯이 올해 컨테이너 운임은 해운사의 손익분기점인 1000p 선으로 다시 폭락할 가능성이 예상되어 컨테이너 시황 침체기에 들어설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1998년 EU의 해운동맹 폐지 결정 이후 드디어 2024년 4월 EU 위원회가 해운업계의 전략적 동맹을 허용하는 CBER(경쟁법 포괄적용 제외 규정)을 폐지한 바 있고 미국 바이든 정부의 외항해운개혁법(OSRA 2022)을 이어받은 트럼프 정부가 미국을 기항하는 글로벌 해운사를 감독 및 제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미 FMC(연방해사위원회)의 권한 강화 조치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높은 Maersk, MSC, CMA-CGM, COSCO, Hapag Lloyd 등과 우리 국적선사인 HMM 등 글로벌 상위 10개 사를 비롯해 미국을 기항하는 해운선사에 대한 감시와 제재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EU와 미국의 해운산업 규제에 대응하여 지난 2월 덴마크 선사 머스크와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는 각각 ‘2M’과 우리 HMM이 회원사로 있는 ‘THE 얼라이언'를 탈퇴, '제미나이 협력'을 개시하면서 기존 글로벌 얼라이언스가 붕괴 되고 지난 2012년 이후 머스크가 촉발하여 본격화된 파멸적 경쟁 즉 치킨게임이 다시 시작됐다.

스위스 선사 MSC는 2M의 해체로 인해 단독 운영이지만 이미 선복량 630만TEU라는 세계 최대의 단일 선사로 굳이 얼라이언스가 필요 없는 상황이 된 것이고 최대 얼라이언스인 ‘오션 얼라이언스’(프랑스 CMA-CGM, 중국 COSCO, 홍콩 OOCL, 대만 EVERGREEN)는 최대 선복량을 보유 중이고 여전히 공격적인 선박발주를 통해 사업을 확장 중이다.

가장 약체였던 THE 얼라이언스는 독일 하팍로이드가 탈퇴함에 따라 한국 HMM과 일본의 ONE, 그리고 대만 양밍(Yang Ming)의 3사가 회원사로 남게 되며 글로벌 선복량은 불과 11%대로 줄어드는 위기를 맞았는데 최근 얼라이언스의 명칭을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로 변경하면서 최근 생존을 위한 MSC와의 협력과 신규 항로의 개척 및 선대의 추가투입 등 대응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HMM이 속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경우 선복량이 가장 큰 독일 하팍로이드사의 탈퇴로 인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새로운 파트너를 끌어들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결국 얼라이언스에 속해 있지 않은 대만 완하이(WAN HAI) 라인, TS라인(홍콩), PIL(싱가포르)과 같은 선사들을 끌어들일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3대 얼라이언스 + MSC 중에서 선대 규모 측면에서 보면 HMM이 속해 있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가 가장 적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컨테이너 사업에 있어서 선복량이 얼마나 중요한 경쟁 요소인지는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3월 10일 현재 세계 컨테이너 선대는 총 3186만 2240TEU(7265척)인데 글로벌 TOP 10 해운선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84.2%이고 TOP 20 해운사로 계산하면 무려 91.2%가 된다. 이는 전 세계 컨테이너 해상운송 시장을 10대 선사들이 좌우한다고도 볼 수 있으며 HMM의 경우 불과 2.9%의 점유율을 갖고 있어서 시장 지배자로서 역할이 어려운 실정이다.

해상운송 사업에서 컨테이너선과 같은 정기선은 그 특성상 정해진 항로와 항구를 정해진 운송 시간에 규칙적으로 운항을 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하는 것이어서 충분한 선대가 확보되어야만 글로벌 화주 영업이 가능한 것이고 미주항로 유럽 항로뿐만 아니라 지중해, 동남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항로 등 7개 주요 항로에 필요한 운송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선 충분한 선복량이 확보돼야 한다.

예를 들어서,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팍로이드의 ‘제미나이 협력’이 전 세계 7개 항로에 커버리지(coverage)를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 HMM의 경우에는 선복량이 부족하므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미주항로와 유럽 항로 그리고 동남아 항로에 주로 치중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90%의 정시성(정시 도착률)을 목표로 제시한 ‘제미나이’의 경우 높은 정시성을 준수할 때 우량 글로벌 대형 화주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다른 얼라이언스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2024년에 발표한 HMM의 중장기사업계획 발표내용을 보면 현재 컨테이너 선복량 92만 TEU(세계 8위)를 2030년까지 150만 TEU, 130척으로 컨테이너 선대를 확충할 계획이다.

세계 1위 MSC는 이미 630만TEU인데 비해서 HMM의 현 선대는 하팍로이드의 38.8%에 불과하고 7위인 대만의 EVERGREEN의 50.9%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취약하다 보니 당분간 글로벌 TOP 5로 진입하기엔 역부족이다.

HMM은 컨테이너 사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보니 컨테이너 시황 부진 시 리스크에 취약하므로 건화물선, 탱커, LNG운반선, 완성차 운반선 등을 포함하는 벌크선 운송사업 부문에서 현재의 630만DWT, 36척에서 2030년까지 1228만DWT, 110척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HMM의 글로벌 컨테이너 선대의 점유율 5%가 되려면 글로벌 컨테이너 선대가 약 3186만TEU 정도임을 고려하면 약 159만 TEU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HMM이 2024년에 발표한 중장기 사업계획 상에 155만 TEU 달성이 2030년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목표치가 되고 더욱이 2030년이 도래하면 글로벌 총 컨테이너 선대가 3800만 TEU 이상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HMM은 여전히 5% 점유율이 안 된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무리한 수치를 그냥 목표로 삼는 것뿐으로 현실적으로 설정한 목표치가 달성 가능하려면 경쟁 선사들보다 두 배 이상의 컨테이너선 신조에 투자를 해야만 겨우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보면 HMM은 되레 경쟁 선사보다 선박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설령 경쟁 선사만큼 투자한다 해도 시장점유율은 어쩌면 현재 약 3%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지 모른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달성가능한 목표치와 거리가 멀다는 점이고 따라서 선복량 점유율을 지금의 약 2배로 올리려면 경쟁 선사들보다 2배 이상 증가 속도를 빠르게 해야 하는데 그것은 엄청난 투자를 전제 조건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2030년 컨테이너 선복량 155만 TEU를 목표로 선대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면 첫째, 컨테이너 선대를 150만TEU가 아닌 200만TEU 이상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둘째 글로벌 얼라이언스의 재편에 대응해 현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취약한 선대 확충을 위해 경쟁력 있는 비 얼라이언스 선사의 회원사 유치이다.

셋째 현재 해운물류를 중심으로 한 사업 다각화도 필요하나 향후 해운 시황의 침체기가 찾아오면 과거 한진해운의 파산이나 현대상선처럼 경영권을 양도하는 상황을 눈 뜨고 봐야 하는 참담한 비극을 더 만들지 않도록 해운, 항공, 철도, 터미널, 3PL(계약물류), 창고, 내륙운송 등 종합물류사업으로 다각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넷째 HMM은 원래 민간기업이므로 공적자금 투입으로 펜데믹 기간의 초호황 실적으로 이제 완전 정상화가 되었는바 굳이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계속 HMM을 관리할 명분도 실익도 없다.

따라서 조속한 시일 내 재무구조가 건실하면서 투자 여력이 충분하고 글로벌 사업의 경험이 많은 대기업이 인수해 국영선사가 아닌 민간기업으로서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커 나가야 한다.

만약 현대차, 포스코 등 대기업이 HMM의 매각에 관심이 없다면 차순위로 현재 글로벌 종합물류사업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CJ대한통운이나 LX 판토스 등 전문 물류 기업이 주도해 공공부문과 해운물류 기업들과의 지분 배분을 가진 이른바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의 지배구조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해운기업이 인수하길 희망하지만 이미 거대하게 몸집이 커져 버린 HMM을 인수할 재무적 여력이 없다고 보며, 공정위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중 특정 대기업이 다수지분을 보유한 형태로 인수될 때 정부와 해운업계가 희망하는 한국해운 재건과 육성 발전에 이바지하기보다는 자칫 재벌 오너 그룹의 금고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2024년 HMM 매각 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적으로 인수를 포기한 하림그룹의 사례처럼 인수자금을 자기 자금이 거의 없이, 유상증자, 전환사채(CB), 인수조건부회사채(BW), 금융권 대출 등으로 채우려 한다면 그것은 빛을 내어 초대형 기업을 인수하는 격이고 인수 후에도 재무적 투자자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 대규모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막아야 하며 이제 정부와 국회는 입법 보완을 통해 국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의 매각시 자기자본 인수자금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의하면 한국경제가 1998년 IMF 외환위기보다 더 어렵다는 여러 가지 뉴스와 기관의 보고서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무역 전쟁의 선포는 한국 해운물류와 조선업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2024년 우리나라 수출입 무역액은 1조 3158억 달러(약 1798조 1477억 원)로 세계 수출순위는 6위로 올라서서 무역 대국으로 재도약했다. 하지만 미국의 거센 보호무역주의와 미 우선주의로 대변되는 관세 무역 전쟁으로 인해 우리 수출입 무역은 물론이고 수출입 무역을 지원하는 해운, 물류, 조선 등 연관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만약 해운기업이 단순히 해상운송에 국한하여 사업을 꾸려나가고 확장한다면 과거에도 그렇듯이 향후 해운 시황의 침체기 도래 시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는 지난 40년 이상 해운 시황의 변동성과 더불어 부침이 심했던 해운기업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중국 선박 제재의 목적인 선박 관련 법안이 한국 해운기업과 조선업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현실은 최근 쉬핑 뉴스넷에 의하면 올해 2월 기준 누적 발주량은 384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5% 감소했으며 지난 2021년~2024년 동기 대비 58.7% 감소한 것이고, 코로나19 이전보다도 20% 감소한 충격적인 수치다.

이는 그간 선가 상승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및 미국의 관세 무역 전쟁으로 인한 세계교역 감소 등에 대한 선주의 신조 발주에 대한 신중한 태도와 심리에 기인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선가지수마저 23주째 하락 중으로 신조선의 인도 시기를 고려한다면 2028년 이후 수주확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세계 신조선 수주잔고는 중국 59.4%, 한국 23.8%로 한국은 작년 점유율 29.3% 대비 감소했으며 아직 3년치 수주 일감이 확보 중이나 그 이후 수주가 현재 선주들의 발주에 따라 결정되므로 고부가가치 선박 외에 건화물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의 일반 선박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점유율을 가져가므로 K-조선이 수주확보에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컨테이너선의 경우 머스크, MSC, CGM-CMA 등 최대 선사들이 중국조선소에 발주를 집중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K-조선의 대응이 절실한 실정이다.

따라서 미국발 관세 무역 전쟁과 세계 경제 그리고 한국경제의 어두운 그림자가 연관산업인 해운 물류와 조선 등 산업의 성장 불확실성을 일으키고 이는 기업이 안정적인 해운 항만 물류 인프라에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사실 펜데믹과 엔데믹 5년간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시현한 선사들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HMM이 일부 투자를 진행 중이고 나머지 선사의 경우 섣불리 선박 신조나 인프라 투자에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요건 하에서 다시 해운시황이 침체기로 들어간다면 한국 해운과 조선업은 다시 시련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컨테이너 선복량 세계 1위 MSC 사와 2위의 머스크 등 주요 글로벌 top 5의 해운선사의 경우 전 세계 주요 해상물류의 전략적 거점에 컨테이너 터미널 인수와 운영과 철도 등 내륙연계 운송은 물론 항공화물 운송을 위한 자회사의 설립과 대규모 물류창고 확보·운영을 통한 end-to end 복합운송서비스 확대를 통해 글로벌 커버리지 전략을 확대 중인바 이는 초대형컨테이너선의 대량 발주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해운사업 외에도 항공, 철도, 창고, 계약 물류 등 종합물류 사업으로의 다각화로 인한 범위의 경제 실현으로 해운 시황과 무관하게 글로벌 물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MSC, MSK, CMA-CGM, Hapag-Lloyd 등 글로벌 점유율 상위 해운선사들은 지난 20년간 특정 지역이나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진 해운물류, 항만 터미널, 철도·트럭킹, 항공화물 기업들을 인수·합병해 규모를 확장해왔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top 5의 해운사들은 이번 트럼프의 관세 무역 전쟁과 중국조선과 선박에 대한 제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들이 수십년 간 추진해온 방식대로 세계 해양영토를 확장하고 치킨게임의 해운물류 시장에서 생존력을 키워나갈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 대표 국적선사인 HMM을 위시한 해운사들은 지난 40여 년간 해운 시황의 변동에 따라 부침을 겪어야 했던 불행한 전철을 다시 밟지 않도록 기존의 해운물류는 물론이고 연관된 종합물류의 사업 다각화를 통한 사업의 확장에 지속적인 재무적 투자를 통해 범위의 경제와 규모의 경제효과를 동시에 실현하는 동시에 과점시장의 글로벌 물류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 해운 물류 기업도 현재 거대한 물류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인 DHL, Schenker, K+N, Maersk 등과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국내 해운물류 기업의 규모와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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