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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통장’ 레드오션…은행권 “갈아타기 등 새로운 수요 창출”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5-02-11 16:41 KR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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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약 20년간 잠들어있던 모임통장이 돌아왔다.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을 시작으로 저마다 특색을 담은 모임통장을 내놓고 있다. 모임통장은 비교적 금리가 낮아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에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시작된 모임통장의 수요를 시중은행들이 가져올 수 있다는 노림수도 있다.

11일 신한은행은 ‘잘생긴 모임통장’이라는 별칭을 가진 모임통장을 선보였다. ‘잘’ 모이기 위해 ‘생긴’ 모임통장이라는 의미다. 특이한 점은 모임원들이 신한은행의 계좌 개설 및 앱(App) 설치 없이도 모임을 구성하고 모임원 초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임장이 이체 정보를 세팅해 모임원에게 알림톡을 보내면 모임원들은 ‘SOL뱅크’나 ‘카카오페이’에서 이체 버튼 한 번으로 이체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와 비슷하게 ‘모임추억 관리하기’ 기능이 더해졌다. 일정·맛집·장소·사진 등 모임활동의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다. ‘모임캘린더’를 통해 모임원들의 생일이나 주요 행사를 확인할 수 있고 ‘거래내역 영수증 첨부’를 통해 투명한 모임 관리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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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통장은 2018년 12월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이후 최근 은행권에 빠르게 번졌다. KB국민은행은 KB모임금고를,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자사 앱에 모임통장 기능을 넣었고 NH농협은행은 NH모여라통장을 선보이며 5대 시중은행 모두 모임통장을 운영하게 됐다. 또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 역시 모임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권이 모임통장에 열광하는 이유는 대표적인 저원가성 예금(일명 공짜예금)이기 때문이다. 모임통장은 요구불예금(입출식 통장)으로 최저 연 0.10%의 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파킹통장 등 금고로 이용시 연 2%, 신한은행의 경우 내부의 적금을 만들면 연 2.6%에 우대금리가 더해지면 최고 연 4.1%의 이자가 적용된다.

NSP통신-자료 각사. (그래프 = 강수인 기자)
자료 각사. (그래프 = 강수인 기자)

최근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며 정기예금이 대거 요구불예금이나 가상자산, 주식으로 이동했다. 실제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23조원 넘게 늘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이 돈을 잡아둘 수 있는 최적의 수단으로 모임통장을 지목했다. 특히 SNS의 발달로 ‘카톡방’ 문화가 자리매김해 이를 기반으로 크고 작은 모임들이 생겨난 점에 주목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예전부터 있었던 계모임 문화가 발전에 요즘은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각자 돈을 내고 모은 돈으로 분기에 한 번씩 만나 친분을 다지는 경우가 많다”며 “모임통장이 은행권의 레드오션이긴 하지만 여기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좋은 요구불예금 상품으로 은행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임통장 자체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상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에서 비대면 신용대출을 내놓은 이후로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지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었다. 또 앱 하나로 대출 한도를 확인할 수 있고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가능해 ‘마이너스 통장을 일단 만들어놓자’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기 위해 은행에 서류를 갖고 방문해 심사를 받아야 했지만 지금은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모바일로 하는 것이 당연해졌다”며 “당장 마이너스 통장이 필요 없지만 워낙 편리하다 보니 일단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놓는 수요를 새롭게 창출한 것이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마이너스통장인데 모임통장 역시 이렇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상품으로 은행권이 이것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은행권이 모임통장을 내놓으면서 돈을 모으기 편해져 기존에 없던 모임이 새롭게 생기거나 기존에 카카오뱅크가 다수 갖고 있던 모임통장의 수요를 은행권이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모임통장이 거의 은행의 필수상품으로 자리잡으며 향후 금리가 올라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모임통장에서 수신을 확보하게 되면서 이를 더 발전시켜 모임적금, 파킹통장 등으로 만들면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며 “다만 아직은 정기예금에 비해 상당히 적은 부분이라 금리가 오르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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