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윤하늘 기자 = 지난 10일 최종구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위원장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에 대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분쟁 조정 대상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발언한 것에 키코 사건 피해 기업들은 우스운 형국을 만들고 있다면서 금융피해기업을 지원키 위한 재단을 출범하기로 했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이하 키코 공대위)는 1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무책임한 언행을 지속하며 키코피해를 외면하는 최 위원장 규탄’ 기자 회견을 “금융사기 피해로 고통 받는 피해자들이 없도록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금이라도 책임 있게 나서서 금융적폐인 ‘키코 사건’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키코는 외환파생상품으로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할 때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약정 범위를 벗어나면 손실을 보게 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환율이 급등하면서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이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지난해 5월 3일 금융위는 키코 피해기업의 애로사항을 조사 및 검토한 후 직접 키코 지원방안을 모색해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안내하는 행사를 개최했었다.
키코 공대위에 따르면 해당 지원방안엔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키코 피해 기업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분쟁조정 신청을 접수받아 분쟁조정 중재안을 적극 도출한다는 내용이 명시돼있었다.
키코 공대위는 지난 10일 최 위원장의 “키코 사건이 분쟁조정 대상인지 의문”이라는 발언에 망언이라면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상정을 앞둔 시점에서 이와 같은 발언은 금감원의 권한을 침해하고 방해하는 것이며 금융위 결정사항 또한 뒤집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 위원장은 키코 사건이 양승태의 재판거래에 이용됐다는 의혹을 받아 사법기관의 재수사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대법원에서 끝난 사건이라는 입장만 반복해왔다면서 최 위원장은 지금까지 키코 피해기업들을 돕겠다는 형식적인 말로 공수표만 날린 채 시간을 허비했고 협업해야 할 금감원과는 갈등만 키웠다고 강조했다.
키코 공대위는 이 같은 최 위원장의 행동에 “결국 최 위원장의 이런 정략적 행보로 인해 국민적 여망인 금융개혁은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키코 사건 등 금융적폐만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에 키코 공대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적극적인 해결은커녕 키코 사건을 방해하며 피해 기업들을 외면하는 금융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여전히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을 즉각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만 믿고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이 보다 분명해진만큼 금융적폐 청산은 금융피해 당사자들이 스스로 나서야 한다”며 “이에 최근 키코 피해구제의 정당성을 알리고 더 많은 금융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금융피해 예방과 구제활동을 위한 재단(가칭)을 출범하기 위해 적극적인 연대를 결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키코 피해기업들은 시중은행들에 부당이득금반환소송을 제기했었으나 대법원은 지난 2013년 키코가 환헤지에 부합한 상품으로 은행이 판매한 상품은 불공정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이후 피해기업들은 해당 판결을 인정하지 못하고 피해 배상을 요구해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취임 후 4곳의 피해기업들로부터 분쟁 조정 신청을 받았다. 금감원은 이달 말쯤 키코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에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진행될 분조위에서 이들의 뜻을 받아드릴지, 받아드린다고 할지라도 강제성이 없는 금감원 분조위 결과에 연관된 은행이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NSP통신 윤하늘 기자 yhn2678@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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