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윤하늘 기자 = 대부업 대출 정보가 전 금융권에 공유되기 시작하면서 신용등급하락, 개인 신용카드 이용한도가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해당 내용과 관련한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해왔지만 대부업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속속히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또 대부업 차주들에겐 1금융권 대출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는 대부업대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과잉대출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며 금융사들의 위험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대부업대출 정보를 전 금융권에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대부업체의 신용정보는 저축은행, 상호금융, 인터넷전문은행에만 제공돼 왔지만 지난 27일부턴 은행·카드사 등 전 금융권으로 공유 범위가 확대돼 기관별, 계좌별 정보는 제외된 대출 잔액 합계와 원리금 상환액이 공개됐다.
이를 통해 금융사에선 지난 27일부터 공유된 내용을 토대로 대출심사 지표에 포함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게 됐다.
실제로 대부업을 이용중인 A씨는 “대부업 정보가 공유된 이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며 “카드사로부터 한도를 축소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용한도를 산출하는데 대부업 대출 정보가 반영되면서 당연히 금융사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한도를 축소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대부업 대출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신용점수가 낮아지고 대출 한도, 신용카드 한도 축소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지난 4월 29일 금융위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부업 신용정보 공유 확대 이후 각 금융권을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면서 “신용평가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행정지도안을 마련해 각 금융사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불공정한 신용평가, 대출 거절 등의 행위가 적발될 시 관련 법령에 따라 벌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대부업대출 이후 신용등급하락, 신용카드 한도 축소 등 부작용이 현실화되면서 1금융권 대출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많다.
직장인 B씨는 “신용등급이 4등급임에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부업을 이용해오고 있었다”며 “결혼을 두 달여 앞두고 대부업 대출이 공유가 되면서 1금융권에서 대출이 나오지 않을까 은행 방문이 꺼려진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대부업 대출 정보 공유로 해당 이력이 있는 사람은 1금융권에서 대출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금융당국이 공개한 대부업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업 대출은 지난해 6월말 기준 17조4470억원이고 지난 2017년 12월 말 대비 945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출을 받은 사람은 약 236만7000명으로 대출자 60.6%는 회사원, 대출목적은 52%가 생활비로 집계됐다. 이 중 신용등급 4~6급에 해당하는 사람도 20~30% 차지했다.
대부업 대출 이용자는 저신용자, 학생, 주부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회사원, 4~6등급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사람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을 심사하는 사람 입장에선 그들의 상환 능력이라던지 채무에 대한 건전성을 측정해야하는 의무가 있다”며 “4~6등급,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더라도 대부업 이용자들을 잠재적인 연체자로 보는 경향도 있어 1금융권 대출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이전에 대부업체들이 숨어있는 돈이라며 청년, 여성 등에게 최고금리를 받으면서 돈을 쉽게 빌려줬었다”며 “이제라도 무분별한 대출을 막기 위해선 대부업 정보를 공유하는 만큼 신용카드 한도 축소, 신용등급 하락 등은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업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커지자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대한 행정지도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금융위는 전 금융사에 대부업 대출이력이 있다고 해서 과도하게 신규대출을 제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NSP통신 윤하늘 기자 yhn2678@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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