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에서 VR(가상현실) 또는 AR(증강현실)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VR/AR 시장에 대한 기반이 형성되고 있고 다양한 게임들이 속속 선보이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VR게임 ‘토이 클래시’를 출시하며 주목받는 국내 토종 업체가 있다. 바로 5민랩이 그 주인공.
올 한해 VR게임 개발을 본격화한 5민랩의 김경희 경영이사를 만나 회사의 방향과 VR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5민랩의 탄생이 궁금하다
▲ 게임 쪽 경력을 가진 분들이 모여 처음부터 게임개발회사로 출발했다. 초기 맴버 5명이 의기투합해 2013년 9월 회사를 설립했다. 박문형 대표와 저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5민랩의 인원은 총 18명으로 그중 개발자가 16명이고 개발지원이 2명이다. 초기 박문영 대표와 함께 돈을 모아 출발했고 이후 1년 반 동안 창업지원금 등을 받아 회사를 이어오고 있다.
-특별히 게임개발을 하겠다고 한 이유는
▲ 게임은 ‘작품’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게임개발은 곧 ‘하나의 창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물론 예술이냐 돈을 벌려고 하느냐 하는 고민도 있다. 하지만 좋아서 게임 개발에 나섰고 돈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게임을 개발해 왔나
▲ 5민랩의 대표작이라면 런게임류의 ‘꼬모:냥이 추적자’(2014년 8월 출시) 등을 들 수 있다. 이 게임은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이었지만 원했던 성과는 내지 못했다. 이를 기반 2015년 4월경 ‘꼬모 인 어드벤처(Como in Adventure)’를 글로벌로 출시한 바 있다. 그 외 헝그리메이츠(Hungry Mates), Slime Slasher 등이 있다.
-VR게임은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고 개발 했나
▲ VR 키워드 나올 때부터다. 시기는 2014년경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2015년 말경 5민랩은 ‘Snake VR’(스네이크 VR)을 테스트용으로 개발해 서비스했다. 시장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만들었는데 어떠한 마케팅도 없이 5만5천 다운로드를 돌파하기도 했다. 작년 초부터 HTC 바이브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어떤 프로젝트인지 밝힐 수 있나
▲ VR용으로 출시된 토이 클래시를 비롯해 현재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중 바이브용 1개 팀이 있고, 일본 업체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토이 클래시의 특징이라면
▲ 토이 클래시의 콘셉트는 어렸을 때 상상해왔던 장난감 병정놀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장난감 병정이 살아나 게임을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게임을 만들 때 어두운 방안에서 게임을 하는 느낌을 주려했다. VR게임의 강점인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토이 클래시는 2명으로 출발해 작년 4월경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점점 게임의 형태가 갖춰지면서 개발인력을 더 투여해 최근 출시했다. 무리해서 인력을 투여하기 보다는 개발 속도에 더 중점을 뒀다.
기획 단계에서는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클래시 로얄’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 하지만 개발 여력을 볼 때 감당이 안될 것 같기도 하고 멀티플레이가 시장의 요구가 아니라고 판단해 단순하게 개발했다.
-게임 개발시 어려웠다는 부분은
▲ 박문형 대표도 넥슨 모바일 프로그래머 출신이기도 해서 프로그래밍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아트 쪽은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외주를 준 애니메이터와 이펙트 등에도 곤란을 겪으며 여러 가지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가 3D 배경과 그래픽을 하시는 분을 모셔와 많이 보완할 수 있었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결과물은 잘 나온 것 같다.
-새롭게 개발 중인 VR게임에 대해 알려 달라
▲ FPS 방식을 채택한 게임이다. 그렇다고 흔한 FPS 게임은 아니고 액션 어드벤처가 적용된 게임이다. 유저들은 이동을 하면서 단서를 모으고 사건을 해결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배경은 좀비형의 아포칼립스(apocalypse)로 도시의 경찰관이 되어 갱단이나 좀비를 물리치고 도시를 수호하는 내용이다. ‘폴리스 오브 산타나(Police of SANTANA, 가칭)’로 내부적으로는 피오에스(POS)라 부른다. 오는 3월 출시 예정이다.
-토이 클래시 반응은 어떤가
▲ VR 전문 유투브 채널 등에서 연락이 와서 재미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VR용으로 오큘러스 스토어에 출시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느 것과 견주어도 꿀리지 않고 출발은 좋은 편이다.
-VR게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 2016년 초에는 장밋빛 전망이었던 것 같다. 1년이 지난 현 상황에서 보면 당시 시장조사업체들이 내놓은 것보다는 좋지 않은 것 같다. 킬러콘텐츠의 부재 때문인지 하드웨어의 가격이나 보급률 때문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VR 시장은 좀 더 미래를 내다보며 갈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PC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줄 수 없는 경험을 VR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다. 현재 5민랩은 VR개발 경험을 쌓아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급대수가 5백만 대에 달하는 기어VR은 모바일 VR시장에서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임유저를 위한 전문 게임가용으로는 바이브나 리프트가 유리해 보인다. 5민랩은 이 두 가지를 함께 염두에 두고 게임개발에 힘쓰고 있다.
-VR게임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한 선행조건을 든다면
▲ 개인적으로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 바이브의 경우 가격이 125만 원 정도다. 여기에 PC사양도 함께 맞추려면 총 250만 원 정도 든다. 가격 저항이 있는 것이다.
킬러콘텐츠도 부족하다. 기기는 나와 있고 실력 있는 개발자들도 많지만 PC기반 게임과는 다른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할 콘텐츠가 없다. VR에 적응하는데 유저들에게 시간이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VR PC방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현재 중국에서 VR 체험장이 활성화돼 있다. 온라인게임이 PC방의 대중화로 활성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VR방의 등장은 VR게임의 새로운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유저들에게 VR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VR관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시장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에는 VR 기기를 개인 집에 두게 되는 역할도 하지 않을까 한다.
-각 VR 기기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PC 기반의 경우는 바이브가 성공할 것 같다. 특히 바이브의 경우 룸 스케일을 제공해 VR의 몰입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개발사나 유투버들도 바이브용을 더 애용하고 있다.
PS VR은 바이브보다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더 VR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PS VR 콘텐츠의 공급과 보급 측면에서도 눈에 띈다. 하지만 VR이 단순히 게임 분야만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콘솔이 아닌 PC 기반이 VR 시장을 주도하지 않을까 한다.
-올해 5민랩의 개발 방향은 어떻게 되나
▲ 기본적으로는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VR게임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VR 관련 정부지원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현재 5민랩에서 개발 중인 폴리스 오브 산타나는 정부지원을 받고 있는 사업이다. 스타트업이다 보니 정부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물론 정부 지원과 관련해 90%이상의 업체들은 실감을 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VR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은 장르라면
▲ 예단하기는 힘들다. FPS 장르의 경우 멀미가 생긴다. 멀미현상은 눈에서 인지하는 것과 뇌에서 인지하는 사물의 차이로 인해 나타난다. VR은 아직까지는 자신이 직접 뛰어다니지 않고 캐릭터가 뛰어다니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격차가 있다. 그런 점에서 FPS가 주력장르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시뮬레이션 장르처럼 3인칭으로 전체 전장을 지휘하는 게임이나 카지노류가 주목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성인 콘텐츠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토이 클래시를 하는 유저 분에게 한 마디 한다면
▲ 토이 클래시는 스테이지 기반의 게임이다. 그런 면에서 각 스테이지에는 미묘한 난이도의 차이가 있다. 자신만의 전략을 세워서 스테이지를 깨나가는 재미를 즐겼으면 한다. 최고급 게임은 아니지만 열심히 만들었다. 피드백도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
-5민랩은 어떤 회사로 기억되고 싶은가
▲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5민랩을 풀이하면 5분 실험실(5min + lab)이다. 5분 안에, 즉 짧은 시간 안에 사용자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고 싶다.
실험실의 의미가 그렇듯이 남들의 것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실패와 도전하며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NSP통신/NSP TV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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