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류수운 기자 = 동시로 우리 삶을 일으키고 살아 내려는 연습을 담아낸 시인 이안의 새 동시집 ‘시를 위한 패턴 연습’(출판그룹 상상)이 출간됐다.
지은이 이안은 어린이 동시 매체 편집자이자 동시작가다. 이번 시집은 그의 여섯 번째 동시집이다.
이 시집은 동시를 쓰기 위한 패턴을 연습하는 책이며 세상에게 도움 받고 세상을 돕는 모든 이모들을 향해 띄우는 편지다.
지은이는 이 시집에 동그란 빨간 안경에 두 갈래 세 번 묶은 머리를 한 어린이를 등장시켜 이모에게 말을 걸도록 한다. 이모는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하는 이이기도 하고 지진 잔해에 깔려 숨진 열다섯 살 딸의 손을 잡고 있는 메수트 한세르 씨이기도 하다(가려진 시). 아이는 삶의 난경에 맞닥뜨린 이모를 부르며 애틋한 아낌으로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그는 또 ‘돌멩이와 나비’, ‘코점이’ 등의 동시를 통해 그만의 따뜻한 시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그는 작고 여린 것들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사소하게 느껴지는 존재들에게도 가치를 부여해 온기를 불어넣어준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그 다정한 세계를 보며 자기 자신을 회복하고 일상을 보듬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이 동시집에는 글자 자체를 놀이의 대상으로 삼은 동시들도 수록됐다. 앞으로 봐도 뒤로 봐도 똑같이 읽히는 문장으로 쓴 동시와(왜가리가 왜?) 받침 유무에 따라 달라지는 조사를 가지고 쓴 동시(이 아 가 야)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글자 패턴 놀이가 된다.
특히 ‘그림자 약속’, ‘사이가 좋아지는 시’, ‘젠가’ 같은 동시는 이전까지 다른 동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언어유희 패턴을 보여 준다.
동시집 ‘시를 위한 패턴 연습’에서는 언어를 자유롭게 주무르는 이안 시인의 말놀이에서 글자를 대하는 상상력을 경험해 볼 수 있다.
■ 시 이안, 그림 한연진 / 상상 / 116쪽/ 값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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