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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찬의 개그식객

석양 등진 조개구이 참 맛에 ‘풍류’가 절로…(30)

NSP통신, DIPTS, 2010-07-31 00:25 KRD7
#권영찬 #개그식객
NSP통신-▲개그맨 겸 방송인 권영찬
▲개그맨 겸 방송인 권영찬

[서울=DIP통신] 오늘은 필자가 즐겁고도 유쾌하게 한국경제tv ‘백수잡담’에 출연하는 취업희망자(일명 백수)들과 함께 방송워크샵을 가장(?)한 “백수들 힘내세요!” 차원에서 을왕리 해수욕장 여름 캠프장소에서 들른 맛 집을 소개할까한다.

한 때는 조개구이 집이 여기저기 생겨나며, 도심까지 진출해 요식업계를 강타한 적이 있었지만 요즘 조개구이 집들이 크게 줄어 몇 군데 빼놓고는 쉬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고 보면 세계인들의 입맛이 다 그럴수도 있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음식에 대한 유행이 심한것 같기도 하다. 어느 날은 안동찜닭이, 다음 날에는 불닭이, 그 다음 날은 조개구이가 그 변천사를 낱낱이 열거하기도 숨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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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만히 지켜보면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에는 한 해 고추농사가 잘됐다면 이듬해 우르르 고추농사를 지어 풍년으로 가격은 폭락돼 품삯도 제대로 건지지 못하는 진풍경이 연출된 것처럼 요식업도 같은 사이클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음식점이 잘된다 싶으면 너도 나도 달려드는 현상은 똑같으니.

지금 요식업에 눈독 들이고 있는 미래 사장님들에게 팁하나 드린다면 ‘ 붐(여기서 붐은 방송인 이민호를 뜻하는 것이 아니니 착각 마시길) 따라쟁이’는 되지 말라는 것이다.

붐이란 이미 시장이 정점에 달한 것을 뜻하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그게 막차인지 모르고 “바로 이 때가 적기다”라고 판단해 무리한 사업에 뛰어드는 예가 많다.

이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유행을 타지 않는 음식의 메뉴로 ‘맛과 정성’, 오로지 ‘장인정신’으로 무장해 최고로 잘하고, 최선을 다해 잘 할수 있는 자기만의 음식업종을 개발하기를 엎드려 주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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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서두가 너무 길었던것 같다. 독자들의 원성의 목소리가 내귀를 간지럽히는 것 같다. 너그러히 용서를 비나이다.

우크샵 1차 선발대는 아침일찍 출발했고, 2차 후발대로 필자는 패널인 사회심리학자 최창호 박사님, 교육컨설팅의 민성원 소장님 등과 함께 만남의 장소로 향했다.

이날 우리는 미래를 밝힐 수 있는 백수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 했다. 필자는 MC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패널인 민 소장님과 최 박사님은 나이가 가장 많다는 이유로 거액(?)의 회비를 부담했다.

하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반 강제성도 있었지만 힘찬 미래를 위해 끊임없는 자기개발에 매진하는 멋진 백수들을 위한 일이었기에.

당시에는 이들을 향해 우스개 소리로 “나이 막론하고 지위 막론하고 MT나 회식비는 더치페이로 해야한다!”(박성호톤)고 주장을 펴 얼음같은 차가운 시선들에 오금까지 저렸다.

일행들은 먼저 도착해 태종대라는 조개구이 집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을왕리 해수욕장은 전에도 찾았지만, 여느 바닷가를 낀 지역처럼 조개구이집과 횟집이 아직 즐비하다. 물론 호객행위는 금지돼 있지만 갖은 말과 눈빛으로 들어오라는 아저씨, 아줌마들의 표정과 몸짓은 여전하다. 살아 숨쉬는 현장의 미학(美學)을 느끼게 새삼 느끼게 한다.

필자는 이들에게 웃으면서 “가고 싶어도 일행이 자리를 미리 잡고 있어 이해해 주세요!”란 말로 정중히 거절하며 태종대로 향했다.

장소에 도착하자 마자 들려오는 불판의 조개소리와 함께 코를 자극하는 맛깔스런 냄새는 바다향과 어우러져 여름 입 맛을 잃은 필자와 일행 등의 오감을 쉼없이 자극해댄다.

이제 목장갑을 낀 손과 젓가락의 향연이 벌어질 참이다. 굴, 대합, 백합, 가리비, 키조개, 소라, 굴 등 참 다양한 조개들이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지글 지글, 탁탁, 지글 지글, 탁, 탁탁탁!” 작은 난타 공연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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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연주 소리를 들으며, 서해의 낙조를 벗 삼아 먹는 조개구이의 맛은 ‘풍류’(風流)마저 부른다.

“음, 역시 도시속에서 먹는 조개구이와 바닷가를 바라보며 먹는 조개구이는 맛이 달라”라며 말하는 백수 일행들의 손 동작은 빠르고 정확해 가히 예술의 경지 수준이다.

다만 흠이라면, 조개도 조개지만 굴을 구워 먹을 때는 불에 달궈지는 순간 탁하고 튀어올라 자칫 소소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갑자기 웃음이 난다. 예전 필자가 방송활동을 하면서 촬영갔을 때 스태프 중 한 명이 굴을 구워 먹다 껍질이 튀어 눈두덩이에 맞아 한동안 빨간 점을 달고 돌아다니던 우스꽝스런 모습이 생각나서다.

이날 조개구이 집의 조개구이는 최고의 맛이 었다. 물론 조개 맛도 일품이었지만 20대중반에서부터 3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 백수들과 한데 섞여 술 잔에 어둠을 담아 마시며, 이들의 미래 이야기와 고민들을 함께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이 됐기 때문이다.

1박 2일의 여정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은 왠지 뿌듯함으로 마음 한가득 채워졌다. 고개구이 맛 때문일까?(하하)

혹 경제사정과 여러 가지 고민으로 머리가 아픈 식객이라면, 우리 백수들이 미래를 꿈꿨던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가서 삶의 진솔한 이야기와 함께, ‘지글 지글 탁탁탁’ 맛난 조개구이를 먹어봄은 어떨까?(약도문의 032-746-5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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