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523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부실채권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서 한국은행도 내년의 경제적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는 터라 중소기업의 상환능력은 더 떨어져 은행의 건전성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23조 8079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507조 5115억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16조원 넘게 늘어난 수치다.
이중 올 6월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신한은행 0.42% ▲KB국민은행 0.38% ▲우리은행 0.26% ▲하나은행 0.26%로 나타났다. 특히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6월말 보다 중소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10%p 확대됐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은행권은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을 틀어막으면서 기업대출을 늘린 영향”이라며 “아직은 은행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해도, 올해도 성장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첫 번째로 고금리로 인해 자영업자를 비롯해 실제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상환이 어려워져 연체가 되고 정상 여신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비중이 높아진다”며 “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돼 고정형 여신이, 요주의여신, 연체율이 조금씩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정이하여신의 경우 연마다 상·매각이 이뤄지기 때문에 해소가 되기도 한다”며 “문제는 고정이하여신과 연결된 연체율인데 지금 가계부채나 기업부채에 대해 시장에서 힘든 감이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9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9%로 전년 동월(0.27%) 대비 1.8배 뛰었다.
은행권은 내년이 중소기업에 더 혹독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 부진에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장기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달 30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은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며 “내년에 물가가 높고 경제 전체 문제보다는 취약계층과 소득이 낮은 국민들 등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지난 10월 평균 5.35%로 나타났다. 2020년말 2%대 금리에서 급등한 것이다. 이후 5%대 금리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산하는 기업도 급증했다. 올 10월까지 법원에 접수된 파산 신청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가까이 는 1363건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 때문에 은행의 경영이 위태로워지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통화긴축을 하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내년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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