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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 = 한국은행)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지난달 한국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38억 6000만달러(5조 6386억 8800만원)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미국이 금리차가 2%p 벌어졌을 때도 거뜬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이라는 정치적 이슈가 발생하자 대거 빠져나간 것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중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주식자금의 순유출이 지속되고 채권자금이 순유출로 전환하면서 순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지난해 12월 38억 6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3월(73억 7000만달러 유출)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를 살펴보면 지난해 8월 36억 3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9월 25억 3000만달러 순유출로 전환된 후 10월 1억 2000만달러. 11월 21억 4000만달러, 12월 38억 6000만달러 순유출을 이어갔다.

그중 주식투자자금은 지난해 8월 18억 5000만달러 순유출을 시작으로 5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55억 7000만달러, 10월 41억 7000만달러, 11월 29억 5000만달러, 12월 25억 8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채권자금은 지난해 3월을 제외하고 11월 까지 순유입을 지속하다 12월 12억 8000만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학계 연구원은 “한미금리차가 2%p 벌어졌던 기간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은 크게 빠져나가지 않았는데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정국으로 흐르는 정치적 이슈 하나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며 “그동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보여준 국제적 신인도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시장을 믿고 투자했다면 이제는 그마저도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창헌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팀장은 “채권자금의 경우 지난해 187억 6000만달러 유입됐고 3월 외 마이너스가 없었다가 유독 12월에만 마이너스를 보였다”며 “12월 만기도래일을 앞두고 외국인 재투자가 부진했던 것이 겹치며 순유출 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만기상환과 낮은 차익거래유인이 지속되면서 순유출로 전환됐다는 해석이다.

이어 “주식의 경우 우리나라의 반도체 성장성 우려가 지속됐던 영향이 크게 작용하며 지난해 8월부터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며 “이 원인을 비상계엄이나 탄핵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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