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송희진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증권사를 선택할 때 증권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도 영향을 미치지만 증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와 질을 비교·분석해 선택하기도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새로운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 제공과 신사업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다만 잦은 전산장애로 인한 피해 보상액이 크고 벤처기업과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새로운 증권사를 선택해야 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SWOT 분석으로 살펴봤다.
◆’Strengths’ 강점=MZ 공략
어느 업계든 ‘MZ 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에 한창이다. 증권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MZ 세대가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주식시장에서 MZ 세대의 투자 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에서도 MZ세대 공략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MZ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은행 3사와 모두 협업을 진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카카오뱅크와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최근에는 토스뱅크와 협업해 최초로 토스뱅크 모바일 앱에서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체적으로는 MZ 세대를 겨냥한 메타버스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쇼케이스 월드맵 ‘Space.한투’를 운영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MZ 세대와 다양한 채널로 소통하기 위해 메타버스 월드맵을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MZ 세대 대상 투자 솔루션 콘텐츠 서비스인 ‘M.ZIP’도 운영하고 있다. ‘M.ZIP’은 재테크 압축 콘텐츠(Money.ZIP), ‘MZ 세대를 위한 투자안내서(MZ Investment Prospectus)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MZ 세대에 초보 투자자들이 많은 만큼 투자자들에게 참고 지표가 될 실질적인 투자 정보 콘텐츠를 강화했다.
◆‘Weaknesses’ 약점 = HTS·MTS 장애 보상액 최다
최근들어 증권사 HTS(Home Trading System·홈트레이딩시스템)와 MTS(Mobile Trading System·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서비스의 시스템 장애의 빈번한 발생이 문제가 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최근 5년간 장애 건수는 총 252건이었는데 그중 한국투자증권은 12건으로 장애 발생 건수가 7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불한 피해보상액에 대해 알아보니 65억원 수준이어서 증권사들 중 피해 보상액이 가장 많았다. 2019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시스템 장애로 인해 증권사들이 피해자에 보상한 금액은 총 232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8%에 해당한다.
이에 양정숙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은 “HTS/MTS 장애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는 단골 메뉴이지만 여전히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산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에 반해 피해 증명 책임은 투자자들에게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투자자들이 피해를 증명하고 보상 신청을 해야 하는데 한국투자증권은 보상기준이 엄격한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엄격한 보상 기준에도 불구하고 보상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피해액이 많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용자 수를 감안해 보면 당연한 결과다. 보상액 감소를 위해서는 보상 기준을 엄격하게 할 것이 아니라 전산 관리에 비용을 투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Opportunities’ 기회=신사업 도전
토큰증권(ST·Security Token)이 금융투자업계의 미래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화된 증권으로 실물 자산의 권리를 유동화해 조각 투자한다. 이에 한국투자증권도 토큰증권 사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 작업에 한창이다. 최근에는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서울거래’와 토큰증권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협약을 통해 각 사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고 거래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협력을 진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오픈에셋 등과 토큰증권 협의체인 ‘한국투자ST프렌즈’를 구성하고 발행 인프라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4개월 후 국내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및 청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구현한 인프라를 개발하고 시범 발행까지 완료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사업 자체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인식하고 있으며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에 계속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개인정보 관리나 보안 등 전산 인프라가 구축될 때까지 유동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세부 시행 규칙 등이 디테일하게 확정되면 토큰 증권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춰놓는 중”이라고 말했다.
◆’Threats’ 위협=불공정거래 이슈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오는 26일 있을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벤처기업 기술 탈취와 불공정 거래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 것이 해당 의혹들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6월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당한 바 있다. 핀테크 기업 인덱스마인은 한국투자증권과 업무제휴 및 위탁계약을 맺고 개인 고객 이벤트 대행 업무를 수행했으나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기술 탈취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이 기존 인덱스마인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카카오뱅크에 탑재한 시점과 인덱스마인에 업무 위탁 계약해지를 통보한 시점이 맞아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와서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조사기관의 조사에 충실히 응했으며 조사기관의 가이드가 나오기 전에 인덱스마인 측에서 취소를 해 결과가 명확하게 나오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혹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대형사에서 소형사에 압박을 가해 계약을 해지하고 기술을 탈취한 것이기 때문에 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이 우려하는 것은 국정감사에서 논란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것이다. 조사 결과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게 된다면 한국투자증권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의 주장에 대해 인덱스마인 측에서는 “인덱스마인이 공정거래위원회에 한투를 신고한 사실만 있을 뿐 한투가 조사에 충실히 응한 이후에 인덱스마인이 어떠한 사건 등을 취소한 사실은 없다는 것”이라고 이메일을 통해 알려왔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 한투 주장의 허위 여부 확인을 요구했고 공정거래위원회 담당 사무관으로부터 허위가 맞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인덱스마인 측은 “절차가 공정위에서는 그렇게 가질 않는다”며 “조사 자체가 시작되기 전에 (문서를) 보완해서 내기 위해 철회된 것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시작 전에 추가 문서를 정리해서 다시 신고하겠다는 의미로 문서를 냈다가 다시 가져왔을 뿐 아예 조사 자체를 개시하지 않았다”며 “인덱스마인 입장에서는 관련된 사안을 오히려 다시 신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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