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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가 ‘MZ’에게 전한다②

류현주 한은 국제협력국장 “MZ세대, 소신 지키면서도 탄력있길”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3-10-02 11:38 KRX2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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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온 나라가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라 불리는 2030세대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사활을 건 것처럼 보이는 시대다. 전쟁을 겪어본 적 없는 세대, 부모보다 소득이 적은 세대 등 여러 가지로 MZ세대를 정의하는 움직임 속, 기자가 만난 ‘가장 인상 깊은 금융인’ AZ(아재)세대에게 진심으로 MZ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들어봤다.[편집자주]

NSP통신-류현주 한국은행 국제협력국장.
류현주 한국은행 국제협력국장.

“MZ세대의 불안감화 외로움을 이해한다. 그렇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도 독자적인 자아를 지키고 보다 큰 포용성과 확장성을 갖춘 유연하고 탄력적인 세대가 돼 주길”

NSP통신과 만난 류현주 한국은행 국제협력국장은 MZ세대에 대해 ‘▲풍요 ▲외로움 ▲불안’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 MZ세대는 너무 딱하다”며 “물질적인 풍요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사람은 정신적인 것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훨씬 중요한 요소인데 그런 방면으로 우리 세대가 풍요로움을 제공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아서 안쓰럽고 친근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청년들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을 내 투자)’ 등에 대한 경고음이 켜지며 ‘한탕주의’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SNS(소셜네트워킹 서비스)에서는 ‘허세계급도’까지 등장하며 청년들의 사치 문화를 에둘러 지적하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기성세대의 ‘보여주기 위한 소비’ 문화를 답습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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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류 국장은 “새로운 세대는 기성세대가 구축한 교육방식 하에서 성장한다. 그런 측면에서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어느정도 닮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보여주기 위한 문화나 한탕주의는 비단 MZ세대의 특징이라기 보다는 구현되는 형태만 다를 뿐 한국사회 전반에 만연해있다고 본다. 사회전반의 경쟁적 문화, 계층문제, 교육 등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보다 나은 접근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MZ세대가 기성세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다 비판적인 시선으로 현실을 바라봤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며 “한편으로는 집값 폭등이나 불확실한 미래 등으로 기성세대만큼의 경제적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MZ세대가 고가품의 소비 등으로 심리적 위안을 얻고 싶은 심정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직업 선택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최근 한은에서도 MZ세대 직원들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더 이상 ‘명예’가 ‘버티는 힘’이 아니라는 것. 이 현상에 대해 류 국장은 “어느시대나 명예보다 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만 이직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이나 베니핏의 크기가 다르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인구고령화 등으로 노동시장의 구조가 급변하는 현 상황에서 유능한 인재의 유인과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게을리 하는 조직은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한은 내부에서도 변화를 일으켜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류 국장은 한은이 젊은 인재를 확보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소통 방식의 변화뿐 아니라 한은 구성원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은 개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소통이 원활한, 합리적인 지적집단으로 인식돼야 할 것 같다”며 “그리고 무엇보다 한은은 공적부문이고 이 영역에서 나의 성장은 곧 공공의 지적자산으로 축적된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확고한 비전의 제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MZ세대에게 “과거 세대는 소득수준은 낮았지만 전통적 가치관 아래 성장의 지속은 어느정도 약속돼 있는 안정적인 성장환경에서 열심히 살았다”며 “그러나 MZ는 글로벌화의 진행과정에서 청소년기에 IMF 금융위기의 공포를 지켜봤고 지금은 인구 고령화로 경제규모의 성장은 위축되고 오히려 모든 방면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와 겨뤄야 하는 치열한 경쟁구도에 놓여있는 세대다. 이들의 불안과 외로움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MZ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독자적인 자아를 지키면서 보다 큰 포용성과 확장성을 갖춘 유연하고 탄력적인 세대가 돼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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