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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풍선’ 흔든 산업은행 노조, “국제학교·정당 치우치지 않겠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3-06-07 16:16 KRX2
#한국산업은행 #산업은행부산이전 #산은 #부산이전반대 #산은노조
NSP통신-7일 산은 이전반대 투쟁 1주년 기념 전직원 결의대회 및 이전반대 행진에서 산업은행 직원들이 흰풍선을 들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 한국산업은행)
7일 ‘산은 이전반대 투쟁 1주년 기념 전직원 결의대회 및 이전반대 행진’에서 산업은행 직원들이 흰풍선을 들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 한국산업은행)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산업은행 노조는 산업은행의 부산이전 반대집회 100일째 되는 날엔 새하얀 백설기를, 1주년인 7일은 새하얀 풍선을 흔들고 여의도를 가로질렀다. 적색도 청색도 아닌 백색을 택한 이유로 산은 노조는 “특정 색깔이 있다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이를 방지하고자 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산업은행의 부산이전을 둘러싸고 여야, 그리고 수도권·부산 지역구의 온도 차이가 뚜렷하다. ‘지역 균형발전’을 외치는 윤석열 정부는 산업은행 부산이전을 공약으로 내걸고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3일 새벽,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으로 지정 고시했다. 부산 이전 행정 절차의 테이프를 끊은 것. 이후 산은을 서울에 둬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산은법 개정 역시 추진 중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산은 직원들은 “산은의 부산이전으로 서울의 금융경쟁력이 약화 될 것”이라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표몰이’용 부산이전”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기 등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하며 직원들의 수준이 하향평준화 될 것, 산은 내에도 일종의 ‘지역 파벌’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들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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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 부산 지역 의원들간의 의견 차이도 명확하다. 서울시는 지난달 영등포구가 제출한 ‘여의도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진흥계획’을 승인하며 여의도 금융중심론에 힘을 보탰다. 금융감독원과 함께 대형 증권사, 투자금융회사들이 모여 이른바 ‘K-월스트리트’라 불리는 여의도를 세계 5위권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이에 여의도 투자자과 여의도 주민들은 산은의 부산 이전에 적극 반대하며 이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국회토론회나 기자간담회에 적극 참여해 자리를 채워주기도 했다.

그러나 부산시는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해 산은 법 개정에 몰두하고 있다. 여야 상관없이 부산과 연관이 있는 의원들은 참여했다. 이미 부산으로 내려간 금융공기업들은 부산 자사고 설립까지 나섰다. 2027년 개교를 목표로 한국거래소, 기술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교육 인프라를 향상시켜 임직원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부산 자사고에 대한 산은의 출자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만 산은 직원들의 입장에선 이같은 상황이 황당하다. 제대로 된 노사간의 대화가 진행된 적도,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향후 지역 상생발전 전략 없이 산은법도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산 이전이 거의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이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기 때문. 산은 노조는 “(부산 국제학교 출자 관련) 전혀 내부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NSP통신- (사진 = 한국산업은행)
(사진 = 한국산업은행)

이에 산은 노조는 하얀 풍선을 들었다. 그 어떠한 ‘오해’도 받을 수 없는 색깔을 택한 것.

산은 노조 관계자는 “(풍선을) 특정 색으로 하게 되면 어떤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이를 방지하고자 가장 무난한 색깔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 및 국회 일대에서 ‘산은 이전반대 투쟁 1주년 기념 전직원 결의대회 및 이전반대 행진’을 개최했다.

김현준 산은 노조 위원장은 “지난 1년간 우리 직원들이 매일 아침 잠을 줄여가며 처절하게 싸워왔지만 윤석열 정부와 강석훈 회장은 눈과 귀를 닫은 채 산업은행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며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반드시 막아내고 우리 일터, 그리고 우리 나라를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도 “산은 부산 이전은 아무런 명분과 실리도 없이 오직 정치적 목적에 의해서, 총선을 위해서, 그리고 PK지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 추진되고 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책금융기관의 맏형 산은을 부산으로 보내면서 여의도를 제2의 맨하튼으로 키우겠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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