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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서경의 추상에세이, ‘DMZ 15년의 기억’-희망의 DMZ

NSP통신, NSP인사 기자, 2021-12-02 16:32 KRD7
#양서경 #추상에세이 #DMZ 15년의 기억 #희망의 DMZ
NSP통신-DMZ 작가로 잘 알려진 DMZ JSA 평화미술관(C·A·P Chapel) 관장이 자신의 화실에서 포즈를 취해주고 있다. (DMZ JSA 평화미술관)
DMZ 작가로 잘 알려진 DMZ JSA 평화미술관(C·A·P Chapel) 관장이 자신의 화실에서 포즈를 취해주고 있다. (DMZ JSA 평화미술관)

(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그들은 왜 자신이 포연의 한가운데 서 있어야 했는지 몰랐습니다. 빗발치는 유탄과 파편 속에서 그저 엄마가, 아내가, 자식이 생각났을 뿐입니다.

그렇게 스러져간 군번조차 없는 무명용사와 군번조차 찾을 수 없는 실종 병사들과 고지전에서 산화한 수많은 용사들의 피 끓는 청춘의 아픔과 고통이 서려 있는 DMZ(demilitarized zone)는 몇 마디 쉬운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침묵의 공간입니다.

통상 DMZ 일원이라고 하면 비무장지대(DMZ)와 민간인통제구역(CCZ)을 통틀어 말합니다. DMZ의 넓이는 남북 4㎞, 길이 250㎞로 1,000㎢이며 남쪽의 민간인 통제구역은 1528㎢로서 서울의 4배가 넘습니다. 민간인 통제구역은 일부 농업에 종사하는 경작인들이 간헐적으로 드나들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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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은 비극입니다. 하나의 민족이 두 개의 나라로 갈라져 오랜 세월 동안 반목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불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북이 갈라 진지도 벌써 7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서로의 아집과 이념으로 인해 반목과 타협 없는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만 갑니다.

DMZ라는 휴전의 상징은 1953년 유엔군과 중국군, 북한군 간 휴전협정이 맺어진 이후 극히 소규모적인 충돌을 제외하고는 평화로운 상태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DMZ는 유엔군과 북한군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DMZ가 무너지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엄청난 전쟁의 위험성을 내재한 채 대립하고 있는 곳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힘의 크기로 인해 70여 년간 충돌 없이 이어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70여 년간의 평화는 DMZ를 충만한 생태와 생명의 공간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욕망 가득한 인간의 발길이 끊어지자 폐허가 되었던 자연이 스스로 치유되고 회복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DMZ는 급경사의 산지와 해안의 동해안 지역과 산악지역인 중동부지역, 임진강습지와 용암지대의 한탄강 등 중서부내륙지역, 기수습지와 구릉지인 서부지역으로 나뉩니다.

그중 역사적으로 서부구릉지대는 치열한 영토전쟁의 중심으로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번갈아 가며 지배했던 요충지였으며 후삼국 시대에는 궁예가 세운 태봉국의 도읍이 있던 곳입니다.

지금도 채 발굴되지 않은 태봉국의 도읍지가 DMZ의 무성한 잡초 사이에 남아있습니다.
긴 역사의 시간으로 보면 지금은 고대 발해와 통일신라의 남북국시대 이후 후기 남북국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합니다. 그렇듯 분단의 아픔도 머지않아 통일이라는 기쁨으로 다가오지 않을까요. DMZ 스스로 치유되고 회복되듯 남북한도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넘어 상생과 화합으로 어우러질 그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DMZ는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지만 또 한편 희망의 상징으로 존재합니다.

NSP통신-Infinity(∞) C·A·P - 006(희망Ⅱ) / 130×162㎝ Barbed Wire, Mine sign, Oil painting / 2009 (DMZ JSA 평화미술관)
Infinity(∞) C·A·P - 006(희망Ⅱ) / 130×162㎝ Barbed Wire, Mine sign, Oil painting / 2009 (DMZ JSA 평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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