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영화 ‘블랙 위도우’는 단순한 할리우드 액션 영화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화려한 액션을 위한 액션에만 매몰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주인공 나타샤 로마노프의 어릴적 장면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여느 미국의 가정의 단란한 모습에서 시작하지만 이들이 위장된 가족임을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한다.
하지만 영화 초반 짧게 등장하고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반딧불’의 상징은 감독이 주는 메시지와 함께 영화를 따듯하게 해준다.
이를 통해 감독은 이 영화가 강력한 힘을 가진 자가 악당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보여준다. 나타샤 로마노프가 어떻게 훈련되고 조정돼 왔는지 영화는 드러낸다. 또 나탸샤 로마노프는 한 명이 아닌 수많은 나타샤 로마노프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할리우드 액션영화들은 영웅의 뒷 이야기보다는 단순한 액션을 위한 액션에 치중하면서 공감력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블랙 위도우’는 좀더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냈고 영화적 개연성도 획득하면서 몰입감을 높였다.
물론 거대하고 시원시원한 액션도 빼놓을 수 없고,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와 그의 어릴적 동생인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와의 티키타카도 영화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그중에서 동생이 느낀, 잠시였지만 평화롭던 어릴적 회상과 연관된 것들은 영화를 다른 할리우드 액션영화와의 차별점을 보여주며 설득력을 유지하게 해준다. 모든 진실을 서로가 알고 있지만, 가족들이 모두 다시 한 자리에 모여 대화를 하는 모습과 동생 옐레나 벨로바가 전한 ‘가짜였지만 진짜 가족이었다고 믿었다’는 말 등은 영화 속 중요한 키포인트처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아무튼 다시 결성된 가족이 모여 소위 ‘악당’을 물리치는 후반부는 할리우드 특유의 강점이 잘 묻어나 있다. 바로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히 여주인공 블랙 위도우를 맡은 스칼렛 요한슨은 액션과 함께 극을 살려내는 감성까지 잘 소화해내며 영화를 이끌고 있다. 몇 안되는 액션과 연기력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배우임을 재차 확인시켜준 영화다.
그럼에도 무엇보다도 감독이 ‘블랙 위도우’의 ‘액션’에 생명력까지 불어넣은 점은 이 영화를 다른 할리우드 액션영화와의 차이를 잘 느끼게 해준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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