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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6.25 이후 첫 적자 예상…“3월 매출 전년 대비 8000억 줄 것”

NSP통신, 남승진 기자, 2020-03-19 16:59 KRD2
#마사회 #조교사 #김낙순 #김창만 #경주마

세수·종사자·상권 ‘빨간불’

NSP통신-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텅 빈 서울경마공원 관람대 모습. (한국마사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텅 빈 서울경마공원 관람대 모습. (한국마사회)

(경기=NSP통신) 남승진 기자 = 지난 2월 23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사업장 휴장에 들어간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6.25전쟁 이후 사상 두 번째 적자를 우려하고 있다.

19일 마사회에 따르면 올 3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상 초유의 장기 휴장으로 산업 종사자, 농가, 상권, 세수 등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경마·말 생산 관계자 소득 급감…“온라인 마권 발매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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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휴장으로 마사회와 기수·조교사·관리사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하루 평균 8만5000여 명이 찾던 과천·부산경남·제주 경마공원과 30개 지사가 텅 비어서다. 경마 상금이 주요 소득인 경마 관계자들은 총 1110여 명으로 이들은 한 달에 약 200억원을 상금으로 받아 왔다.

코로나19 여파는 경비·환경미화 등 경마장 근로자 5000여 명에게도 닥쳤다. 휴업 중인 이들은 줄어든 일거리 때문에 교대근무를 하며 평소 대비 30% 적은 월급을 받고 있다.

3월 초 경주마 경매 시즌을 앞두고 있던 말 생산 농가에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 앞서 시행된 마사회의 경매 낙찰 경주마 우대정책에 대한 기대로 지난해 133두에서 올해 168두의 말들이 상장될 예정이었으나 경매가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 낙찰가가 4000만원 수준이고 상장마의 약 50%가 낙찰되는 점에서 봤을 때 농가의 매출은 35여 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미국에서 씨수말 ‘오버애널라이즈’를 고가에 수입하는 등 우수 국산마 생산에 과감히 투자한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이번 경매 무산으로 약 5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만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은 “일부 국가들은 온라인 마권 발매가 가능해 관람객 없이도 경마를 정상 시행하기 때문에 경주마 수요에 큰 변화가 없다”며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한 정책으로 농가·종사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마 팬들에게 우승마 추리 등 정보를 제공하던 경마전문지 판매업자들과 ARS·SMS 등으로 정보를 제공하던 통신매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연 300여 억원 규모인 이 산업의 매출 타격은 약 25억원으로 예상된다.

◆문 닫는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상권

경마장 인근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경마 시행인은 금·토·일요일에 식당을 찾는 손님이 80%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경마공원 3곳 내 26개의 식당들이 약 8억6000만원의 매출 손실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식당과 경마공원 내 편의점 등은 지난해부터 소상공인과 사회적 약자가 주로 운영하고 있어 더욱 심각한 생계 피해가 우려된다.

경주를 시행하지 않는 수·목요일 경마공원 유휴지를 140개 농가에 지원해 열리는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바로마켓’도 문을 닫았다. 연간 약 147만명이 찾을 정도로 큰 규모였지만 현재는 이들 농가의 판로가 막힌 상태다. 마사회는 3월 한 달 11여 억원의 매출이 증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조 세수도 ‘타격’…마사회, 무이자 대출·착한 임대료 운동

말산업 타격으로 국가 곳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경마 매출액 중 약 16%가 레저세·지방교육세·농어촌특별세로 나가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지난해에만 레저세 7357억원, 지방교육세 2943억원, 농어촌특별세 1471억원을 납부했다.

마사회는 이번 사태가 말산업 전반을 잠식시키지 않도록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긴급 지원에 나섰다. 경마 상금이 주 수입인 기수·조교사·관리사에게 200억원 규모를 무이자로 대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해 사업장 내 입점한 업체들에게 경마가 시행되지 않는 기간 동안 임대료를 받지 않고 계약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말산업은 하나의 유기적인 생태계와 같아서 한 부분이 교착되면 연쇄적으로 불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위기의 말산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NSP통신 남승진 기자 nampromotio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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