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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의 금리이야기

한은, 금리인상 하반기로 지연되나...물가·취업자수 하향 영향

NSP통신, 이정윤 기자, 2018-04-16 06:00 KR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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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이정윤 기자 =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전원일치로 동결하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와 취업자 수 증가 폭을 하향 조정하면서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상 시점이 하반기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한은은 지난 12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1.5%로 동결했다. 이달 소수의견 여부가 5월 인상을 결정짓는 기준이었지만 ‘만장일치’로 동결하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유지했지만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는 1월 1%, 2월 1.4%, 3월 1.3%씩 상승하며 1분기 내내 1%대 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오름세가 나타나지 않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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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상반기에 고용·물가 지표가 주춤하지만 하반기부터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서비스수지가 개선되고 정부재정 지출 확대로 성장률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도 1년 전보다 26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지난해 32만명, 1월 30만명 전망에서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달 실업자 수는 125만7000명으로 2000년 이후 3월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총재는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 지연,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 등 일시적 요인 외에도 노동시장 이중구조, 자본기술집약적 제조업 중심 성장 등 구조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며 “이런 고용상황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의 구조개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미·중 무역분쟁 우려, 지속되는 원화 강세 등 여러 경기 하방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초 올해 상·하반기 1회씩 총 2회까지도 인상을 전망했으나 이번 금통위 이후 ‘하반기 1회’로 입을 모았다.

김동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 만장일치 동결로 상반기 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 것으로 평가한다”며 “한은의 경기 경로에 대한 견해가 변화하지 않는 이상 ‘하반기 연내 1회 인상’ 견해를 바꿀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차기 또는 차차기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의견 등장 이후 3분기 중 기준금리 인상으로 1.75%로 상향조정될 것으로 수정 전망한다”며 “7월 또는 8월 중 인상 시점에 따라 4분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상이해지겠다”고 내다봤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금통위로 상반기 인상 가능성이 완화됐다”며 “오는 7월 연 1회 인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연내 금리동결’까지도 내다봤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금리를 올릴 의도는 있지만 올해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기존 연내 한 차례 인상 전망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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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에 이어 연내 3차례 이상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된다면 한·미 금리차가 더욱 벌어지게 돼 한은으로서는 부담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달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이 “물가가 향후 수개월 내 목표 수준(2%)에 도달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3월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는 ‘만장일치’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연준이 연내 3차례에 걸쳐 금리를 0.75%포인트 추가 인상하고 한은은 금리를 동결한다고 가정한다면 금리차는 최대 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금리 역전 폭이 추가 확대되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성 및 속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현 시점에서 이를 과도하게 반영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SP통신/NSP TV 이정윤 기자, nana101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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