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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채용비리에 ‘부끄러움은 직원들 몫’...구성원들 목소리 내

NSP통신, 이정윤 기자, 2018-02-07 18:58 KR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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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직원들 ‘부끄럽다’, 취준생 ‘허탈’, 정치권 ‘법안발의’ 등 사회 곳곳의 구성원들 목소리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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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이정윤 기자 = 점수 조작, 학벌 차별, 지인 특혜 채용 등 은행권 채용비리의 상세한 내용이 만천하에 공개돼 검찰 조사로 넘어간 가운데 은행 직원, 취업준비생, 정치권, 시민단체 등 각계 각층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이 KEB하나·KB국민·부산·광주·대구은행 등 5곳에서 22건의 채용비리를 확인 한 후 일주일간 금융당국와 은행들의 진실공방이 이어졌다. 어제(6일) KB금융 본사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

은행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이뤄진 채용이라고 부인할 때 오히려 부끄러워하는 건 은행 내부 직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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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행권 관계자는 “회사 내부 인트라넷에서는 익명으로 글을 올리기 때문에 회사에 대해 솔직한 의견들이 나오는 편”이라며 “회사가 채용비리로 뉴스에 언급되는 거에 대해 굉장히 부끄러워하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것도 직원인 행원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업무를 보러온 고객들이 ‘왜 자꾸 은행 비리가 있냐’며 따지기도 해서 난감하다”고 전했다.

연이은 채용비리 소식에 취준생들은 화가 나기 보단 ‘허탈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학벌로 당락이 뒤바뀐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숨기지 못했다.

금융권을 준비하는 온라인 카페에서 한 취준생은 “발품 팔아 채용설명회도 다녀보고 현장면접도 다녀봤지만 학벌이 안 되면 꿈을 꿀 수 없다는 게 참 허무하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취준생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뉴스보고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왔었다”면서 “정말 금융권은 학벌을 많이 보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노조와 시민단체들도 은행권 채용비리 규탄에 열을 내고 있다.

7일 KB국민은행 노조가 4703명의 노조원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채용절차가 정당하지 않았다’라고 답한 비중이 93%였다. 또 채용비리와 관련해 ‘윤종규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87.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에는 교육관련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하나은행 본사 앞에서 면접과정의 출신학교 차별 채용비리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은행의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치권도 은행 채용비리를 막기 위해 법안 발의를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이는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발의 법안에 따르면 ‘은행의 대주주는 그 은행의 이익에 반해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은행의 인사 또는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 등을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에서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지금까지는 금융지주 회장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은행에 피해를 끼쳐도 개인적인 이익이 확인되지 않으면 처벌이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우리은행 채용비리를 비롯해 이번 은행권 채용비리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은행은 국민이 지불한 공적자금 투자를 통해서 회생됐다”면서 “(채용비리엔) 개입하지 말라고 요청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설 연휴 이후 은행권에 이어 보험,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채용비리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NSP통신/NSP TV 이정윤 기자, nana101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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