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지난 2월 10일 경북 군위군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스리랑카에 있는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5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니말 씨는 당시 인근 농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집 안에 할머니가 갇혀있다는 말을 들은 니말 씨는 불길이 거세 누구도 현장에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저하지 않고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가 할머니를 무사히 구해냈다.
이 과정에서 니말 씨는 얼굴과 폐 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3주간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다.
니말 씨는 “평소 마을 어르신들이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펴 준데 대해 고마워했고, 할머니를 구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불길 속으로 뛰어들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LG복지재단(대표 구본무)은 아무 연고도 없는 이국 땅에서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치솟는 불길 속으로 뛰어든 니말씨의 용기있는 행동을 기리기 위해 ‘LG 의인상’과 치료비를 포함한 상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니말 씨는 외국인으로는 첫 ‘LG 의인상’ 수상자이다.
LG복지재단은 2015년 3명, 지난해에 25명, 올해에는 11명의 의인을 선정하는 등 현재까지 총 39명의 의인들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의인상 수여 관련 특별한 행사도 진행하지 않고 수여자의 생업 현장 혹은 관할 경찰서에서 조용하게 표창과 상금을 전달하고 있다. 또한 치료 등 급박한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 과정을 일주일 내로 신속하게 진행한다.
우리 사회 평범한 영웅들의 면모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소방관, 경찰, 군인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 굴착기 기사 등 ‘시민 의인’까지 다양하다.
LG 의인상 첫 수상자인 故 정연승 특전사 상사는 지난 2015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유가족에게는 1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정 상사는 그간 열정적이고 솔선수범의 자세로 복무해 부대원들의 귀감이 되어왔으며, 평소에도 장애인 시설과 양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결식 아동과 소년소녀 가장을 후원하는 등 처지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주저 없이 실천해 온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강원도 삼척 초곡항 인근 교량 공사 현장에 고립된 근로자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파도에 휩쓸려 순직한 故 박권병 경장과 故 김형욱 경위에게 LG 의인상과 위로금 1억원을 각각 전달했다.
또한 ‘크레인 영웅, 굴착기 영웅’ 등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의 의로운 행동도 LG 의인상을 통해 더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원만규씨는 경기도 부천시 화재현장에서 본인의 크레인으로 화마 속 베란다에 갇힌 일가족 5명을 구해냈고, 지난해 12월에는 굴착기 기사 안주용씨가 경기 화성시 방교초등학교 화재 현장에서 굴착기 버킷(바가지)로 난간에 고립된 학생 8명을 구조했다. 이들에게도 LG 의인상과 함께 상금이 수여됐다.
한편, LG는 지난해 2월 대구지하철 1호선 명덕역 승강장에서 선로에 추락한 시각장애인의 생명을 구한 최형수씨(2016년 당시 해병대 병장)에게 졸업 시까지 장학금 지급과 함께 대학을 졸업 후 채용하기로 했다.
“의로운 일에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은 회사에서도 강한 책임감을 발휘하며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본무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최 씨는 평소에도 전우애가 두텁고 성실해 여러 차례 ‘칭찬해병’에 선정된 모범적인 병사로,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3학년 재학 중에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의인상 수상자 중 일부는 상금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의로운 모습으로 더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에서 태풍 ‘차바’로 인해 발생한 여객선 표류 사고현장에서 선원 6명을 구해 LG 의인상을 수상한 여수해경 122구조대 소속 신승용 구조대장 등 해경 5명은 해양경찰 유가족 자녀 학자금 등을 지원하는 장학재단인 ‘해성장학회’와 지역 사회복지관과 유니세프 등 평소 본인들이 후원하던 단체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
신 대장은"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하루 24시간 출동대기태세로 국민의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기부금이 뜻 깊은 곳에 사용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서울역에서 기도가 막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응급처치로 구조한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반휘민 중위도 상금을 노숙자 보호시설인 경기 성남 ‘안나의 집’에 전액 기부했다.
이외에도 물 속에 빠진 여성을 발견하고 차가운 강물에 뛰어들어 여성을 구조한 이태걸 경사, 불길 속에 갇힌 90대 할머니를 구조한 박종우 경사, 주택가 화재현장에서 본인의 크레인으로 화마 속 베란다에 갇힌 일가족 5명을 구한 원만규씨도 상금을 더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LG는 ‘LG의인상’ 외에도 살신성인의 자세와 투철한 책임감으로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된 의인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2015년 8월 LG는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폭발로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은 2명의 우리 군 장병에게 치료와 재활 등에 요긴하게 쓰이길 바라며 각각 5억 원씩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2014년에는 진도 팽목항 세월호 사고 현장의 지원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소방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5명의 유가족에게 1억 원씩 총 5억 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앞서 2013년에는 바다에 뛰어든 시민을 구하려다 희생된 인천 강화경찰서 소속 故 정옥성 경감 유가족에게 5억 원의 위로금과 자녀 3명의 학자금 전액을 지원키도 했다.
당시 구본무 회장은 LG 최고경영진들과 버스를 타고 천안에 위치한 LG전자 협력회사를 방문하던 길에 영결식이 진행된 정 경감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함께 있던 CEO들과 논의해 고인의 높은 희생정신을 기리는 의미에서 위로금을 전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또한 LG는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독립운동 자금 지원으로 시작된 LG의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 LG의 사업역량을 활용해 관련 시설 개보수 및 유공자 지원 사업 등에 앞장서고 있다.
구인회 LG 창업회장은 1942년 중경 임시정부 독립운동자금 마련을 위해 찾아온 ‘백산 안희제’ 선생에게 1만원을 희사했다. 구 창업회장은 ‘나라를 되찾고 겨레를 살리자는 구국의 청에 힘을 보태는 것이야말로 나라를 돕는 일’이라 생각해 위험을 감수하고 결정했다.
앞서 구 창업회장의 부친 춘강 공 역시 ‘일정 구여순’ 선생을 통해 당시 상해 임시정부에 5천원의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NSP통신/NSP TV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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