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내원사(주지 영산스님)는 비로전에 봉안된 비로자나불 좌상이 1250년 만에 국보로 지정됐다고 23일 밝혔다.
‘지리산 내원사 비로자나불’은 신라 혜공왕 즉위 6년인 776년에 제작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지권인'(智拳印) 비로자나불상으로, 경주 불국사가 창건되던 시기에 만들어진 불상인 것이다. '지권인'은 가슴 앞에 세운 왼손 검지 첫 마디를 오른손으로 감싸 쥔 손 모양을 일컫는데, 이(理)와 지(智), 중생과 부처, 미혹함과 깨달음이 원래 하나임을 뜻한다. 이 불상은 제작연대를 밝힐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 고대 조각사 연구에 기준이 될 만큼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학계에서는 앞서 지권인을 취하는 비로자나불 형식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기를 9세기 중엽으로 봤으나, 이 불상 발견으로 이미 8세기 중엽에 '지권인‘을 하고 장엄이 없는 여래형(如來形)의 비로자나불'이 성립되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일부 훼손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불두와 불신 비례가 적절하고 조각 수준이 높아 조형적으로 우수하다"며"이미 불상 받침돌 안에서 발견된 납석사리호(蠟石舍利壺·곱돌로 만든 항아리)가 지난 1986년 국보 제233호로 지정된 만큼 이를 봉안한 석불은 그 이상 가치를 지닌다"며 국보 승격 지정 이유를 밝혔다.
지리산 내원사의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신라 무열왕4년(657)에 원효대사가 지리산 동남쪽 30리에 형성된 성지에 덕산사(德山寺)를 창건했다. 훗날 동방의 대보살로 불리우던 무염국사(無染, 801~888)가 상주하면서 많은 수행자가 모여들었고, 그렇게 천여 년을 이어오다가 조선조 광해군 1년(1609년)에 원인 모를 화재로 전소되었다. 이후 수백 년 동안 폐사된 채 방치 되었다가 1959년 원경 스님이 불사를 일으켜 내원사로 새로이 창건했다.
대웅전과 삼층석탑·비로전·산신각·요사채 등이 있으며, 대웅전 앞의 삼층석탑이 보물 제1113호로 지정돼 있다.
내원사 관계자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1250제자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1250년 만에 불상이 국보로 지정된 것이 예사로운 인연이 아니라"며"국가의 번영과 안녕을 위한 법회와 축하공연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SP통신/NSP TV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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