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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편한’ 한그루 가족사 논란 언론도 일조…이슈 좇는 베끼기 전쟁 이제 그만 할 때

NSP통신, 류수운 기자, 2015-10-08 16:55 KRD7
#한그루 #가족사
NSP통신-▲도미노피자 CF촬영에 한창인 한그루 (신화)
▲도미노피자 CF촬영에 한창인 한그루 (신화)

(서울=NSP통신) 류수운 기자 = 가수 겸 탤런트 한그루의 불편한 가족사가 공개됐다.

CF감독이자 영화제작자인 아버지에 CF모델 출신 어머니, 서울대 출신 언니와 고대출신 오빠. 스펙만으로 일명 '엄친가족, 엄친딸'로 한그루는 그렇게 언론에 소개됐다.

한그루 가족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건 한그루가 친형제가 아닌 의붓형제의 스펙을 홍보용으로 활용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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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그루는 한 매체 인터뷰에서 언니, 오빠를 명문대 출신으로 소개 한 바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언니, 오빠들이 소위 말하는 ‘스카이(SKY)’ 출신인건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혼가정으로 한그루는 아버지쪽 자녀인 의붓언니, 오빠들과 남처럼 떨어져 왕래없이 살아왔는데 마치 한 집에서 함께 살아 온 친언니와 오빠의 이야기처럼 했다는 것이다. 의붓언니도 이에 대한 불만을 글에 토로하고 있다. 한그루는 최소한 이혼가정으로 마음에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의붓형제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라도 언급해서는 안됐다. 설혹 거짓없는 인터뷰를 원했다면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를 전제로 가족사를 털어놨어야 한다.

한그루는 이번 인터뷰가 이슈몰이를 하기 위해 의도한게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뜨거운 이슈로 당혹감을 나타내며 소속사에 유선으로 보도 내용에 대해 정정을 요구한 언니의 입장을 적극 수용하지 않고 침묵해 온건 그 어떤 설명으로도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와 오래 전부터 따로 조용히 생활해 온 의붓형제들에게 때아니게 쏟아진 관심은 당황스럽고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처음 봤다는 의붓동생(한그루)과 그동안 교류도 없었던 이들에게 갑작스런 친형제 코스프레가 돼버린 인터뷰는 아버지의 부재로 생채기났던 마음에 또 다시 깊은 상처가 된 듯하다.

한그루는 언니, 오빠의 이야기로 자의든 타의든 포장된 엄친 가족사로 화제 몰이에 성공했고,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로 또 한번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지금껏 평범한 생활을 해오고 있었던 의붓형제들은 의도한 바 없는 세인들의 높은 관심에 부담스럽고 불편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마음을 갖지 않았더러면 이들은 굳이 숨기고 싶었던 가족의 흑역사를 포털사이트 게시글을 통해 공개적으로 밝히려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한그루는 의붓언니의 글 내용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며, 언니, 오빠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벌어지기 전 ‘나를 포장해주는 가정사’ 공개가 과거를 잊고 평범한 일상속에서 보통사람들처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의붓형제들에게 아픔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했어야 옳았다. 또한 수많은 매체들과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급속 전파되게 놔두는 침묵이 아니라 적극 해명을 위해 나섰어야 했다.

언론 역시 ‘팩트(fact) 확인 및 전달’이라는 기본 역할에 충실했어야 한다. 최소한 다른 매체가 사실을 확인했더라도 다시 한 번 직접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보도했어야 한다. 만약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보도를 중지했어야 한다.

한그루의 의붓언니는 포털 게시글을 통해 숨기고픈 가정사를 공개하면서까지 언론과 포털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왜곡된데 대한 명예훼손을 논하자는 것도 한그루에 대한 잘잘못을 따져보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포털과 언론을 통해 유사한 내용으로 무차별 양산된 한그루와 자신들과의 관계를 올바르게 잡아달라는 것이다.

언론과 포털은 한그루 측에서 의붓언니의 글 내용이 사실임을 인정한 만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거나 확대 생산된 그릇된 정보에 대해서는 자발적인 수정과 삭제라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지 않을까.

또한 네티즌들도 이번 일과 관련해서는 다음 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한그루와 그의 가족, 가정사를 입방아에 올리는 일이 없길 바래본다.

NSP통신/NSP TV 류수운 기자, swryu64@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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