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지난 10일부터 보도되기 시작해 약 2주간 지속되고 있는 ‘국정원 해킹 의혹’이 현재는 여야 간에 자료 제출의 범위, 진상조사를 위한 방법과 절차, 시기 등을 둘러싼 큰 이견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의혹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이 이들 언론보도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여야의 주장에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22일과 23일 이틀간 국민 9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 국민 3명 중 2명, ‘국정원 해킹 의혹’ 뉴스에 큰 관심 없어
국정원 해킹 의혹에 국민들이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기 위한 조사에서, 인터넷이나 신문, 방송의 의혹 관련 뉴스를 ‘요즘 자주 찾아보는 편’이라고 응답한 ‘능동적 독자’는 응답자 전체의 36.9%, ‘우연히 보이면 보는 정도’라고 응답한 ‘수동적 독자’는 41.3%, ‘별로 관련 뉴스를 접한 적이 없는 것 같다’는 ‘무관심 독자’는 21.8%로 나타났다.
응답자 전체의 63.1%(수동적 독자 41.3%, 무관심 독자 21.8%)가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뉴스를 수동적으로 접하거나 별로 접한 적이 없다고 응답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지난 10일 이후 약 2주 동안 지속돼오고 있는 언론보도에 사실상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뉴스를 능동적으로 찾아본 사람들은 지역별로는 서울(44.6%)과 광주·전라(39.8%), 연령별로는 30대(52.5%)와 40대(41.1%), 지지정당별로는 새정치연합 지지층(51.1%)과 정의당 지지층(83.5%), 정치성향별로는 진보층(57.2%)과 중도층(41.3%)에서 다수로 조사됐다.
수동적으로 접한 사람들은 대구·경북(48.5%), 대전·충청·세종(45.9%), 경기·인천(42.6%), 부산·경남·울산(41.9%)과 20대(47.6%), 60대 이상(43.0%), 50대(41.8%)와 새누리당 지지층(47.2%)과 무당층(47.2%), 보수층(45.5%)에서 다수로 나타났다.
무관심 독자는 60대 이상(35.8%)에서 40대 이하 연령층에서보다 많았고, 새누리당 지지층(32.5%)과 보수층(25.6%)에서도 다른 정당지지층이나 정치성향에서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 ‘국정원 해킹 의혹’ 뉴스매체의 영향력, 1위 인터넷 온라인 뉴스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뉴스매체의 영향력은 여러 포털이나 개별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를 포함한 인터넷 온라인 뉴스가 능동적 독자층과 수동적 독자층 모두에서 1위로 나타났다. 능동적 독자층에서는 47.1%가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뉴스를 주로 찾아본 매체로 인터넷 온라인 뉴스를 선택했고, 수동적 독자층에서 또한 가장 많은 31.5%가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뉴스를 주로 인터넷 온라인 뉴스에서 우연히 봤다고 응답했다.
능동적 독자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단일 뉴스매체 1위는 JTBC로 나타났다. 능동적 독자층에서 22.8%가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뉴스를 주로 JTBC를 통해 찾아봤다고 응답했고, TV조선 등 JTBC를 제외한 종편을 주로 찾아봤다는 능동적 독자는 15.9%로 나타났다. 공중파 방송이나 종이신문을 주로 찾아봤다는 능동적 독자는 각각 6.3%, 3.6%에 그쳤다.
수동적 독자층에서 큰 영향을 끼친 방송매체는 TV조선 등 JTBC를 제외한 종편이 29.7%로 1위로 나타났다. 이어 16.2%의 공중파가 2위, 14.9%의 JTBC가 3위로 조사됐다. 수동적 독자층에서 TV조선 등 JTBC를 제외한 종편과 인터넷 온라인 뉴스(31.5%)와의 차이는 1.8%p에 불과했다.
◆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주장, 與에 공감 38.0%, 野에 공감 38.7%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주장 중 어느 주장에 공감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38.0%, 새정치연합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38.7%로 나타났다. ‘잘 모름’은 23.3%.
이는 리얼미터가 최근 두 차례 실시한 관련 조사 결과와 다른데, 지난 15일 조사에서는 응답자 전체의 58.2%가 국가정보원장의 해명을 믿을 수 없다고 응답했고, 20일 조사에서는 52.9%가 해킹 프로그램을 내국인 사찰에도 사용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와 같은 차이점은 내국인 사찰에 대한 구체적인 물증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국가 안보와 정보활동의 특수성을 내세운 새누리당의 주장이 인권과 민주주의에 초점을 둔 새정치연합의 주장과 해결방법에 비해 국민들에게 보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사결과를 자세히 보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80.9%가 새누리당의 주장에 공감한다고 응답했고,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층보다 낮은 76.7%가 새정치연합의 주장에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에서는 ‘잘 모르겠다’는 유보적 응답이 50.0%로 조사됐다. 한편 이전 국가정보원장의 해명 관련 조사와 내국인 사찰 여부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무당층이 새정치연합의 주장과 일치하는 응답을 했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층에서는 71.1%가 새누리당의 주장에 공감한 반면, 진보층에서는 59.7%가 새정치연합의 주장에 공감했다. 중도층에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주장에 각각 27.8%, 55.8%가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전 두 조사에서는 중도층의 60% 이상이 새정치연합의 주장과 일치하는 응답을 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새누리당 32.4% vs 새정치연합 44.5%)과 광주·전라(12.3% vs 66.7%)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대구·경북(55.4% vs 23.9%), 대전·충청·세종(47.9% vs 27.5%), 부산·경남·울산(45.8% vs 25.1%)에서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경기·인천(35.5% vs 41.7%)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오차범위 안에서 우세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새누리당 64.9% vs 새정치연합 18.7%)과 50대(51.4% vs 34.2%)에서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다수인 반면, 30대(23.2% vs 52.6%), 20대(12.3% vs 47.8%), 40대(33.7% vs 42.8%)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다수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7월 22일과 2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9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50%)와 유선전화(5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고,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가중치 부여를 통해 통계 보정했다. 응답률은 5.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3%p.
NSP통신/NSP TV 도남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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