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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푸드로드 투어, 병아리 10마리가 1조7515억 규모 허브로…종합식품 푸드 콤플렉스의 ‘가치’ 발견
(서울=NSP통신) 옥한빈 기자 = 하림그룹이 최근 더미식 브랜드를 앞세운 하림산업의 종합식품 공장까지 완성하며 익산에 ‘푸드로드’를 완성했다. 기존에 있던 ㈜하림의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와 이번 하림산업의 공장에 더해 추후 완성될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의 하림 부지까지 완공된다면 익산에만 ‘하림 3각 편대’의 길이 열리게 된다.
 하림 푸드로드로 본 하림그룹의 모습은 단순한 공장이 아닌 원료 조달부터 가공·물류·유통·관광(푸드투어)까지 포괄하는 식품 산업 거점이었다. 하림그룹은 이 거점을 기반으로 닭고기 뿐 아니라 HMR(가정간편식), 라면, 즉석밥, 육가공품, 간편식까지 수직 계열화된 생산 구조를 갖추고, 이를 데이터화·자동화해 고도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많은 자본이 투자되며 그 효용을 뽑아낼 수 있을지도 지켜볼 만한 포인트가 됐다.
◆하루 수십만 식(食)이 나오는 생산 허브…“식품 공장이 아니라 제조 플랫폼”

먼저 둘러본 하림산업의 푸드 콤플렉스는 하루 단위로 닭고기 원료 처리, 라면 육수, 즉석밥, 만두·볶음밥 등 가공식품이 동시에 생산되는 통합형 공장 클러스터다. K1(메인 키친)·K2(밥 키친)·K3(라면 키친)로 이루어진 공장과 물류센터 1개로 구성돼 있다. 약 15만9000㎡(4만8097평)의 규모 면적에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8867억 원 규모 설비가 갖춰져있다. 아직 공장 안에는 추가로 제작 중인 라인들이 남았고 라면 라인만 도합 6개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더 미식’ 브랜드를 필두로 ‘고품격’을 콘셉트로 하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곳이다.
 이에 대해 하림 관계자는 “평범한 기성 제품을 목표로 했다면 이런 과한 설비들은 필요 없었을 것”이라며 “이곳이 주방이다(퍼스트 키친)라는 생각으로 고객들의 식탁에 올라가기까지 부끄럽지 않기 위해 투자를 계속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둘러본 해당 공정들은 육수·소스에도 닭 뼈와 채소를 20시간 이상 우려낸 뒤 17시간 농축하는 공정을 거쳐 인공조미료 없이 감칠맛을 만드는 방식이 소개됐다. 만두·볶음밥·국탕류에도 “신선한 원재료를 빠르게 가공해 동결”한다는 철학 아래 육수-반죽-충진-패키징-검사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된 ‘메인 키친’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더 미식의 효자 라인업인 즉석밥 제조공정에서는 첨가물·보존제를 쓰지 않고 쌀과 물만으로 밥을 짓고 고압·고온 스팀(135℃) 멸균 후 천천히 냉각해 상온 10개월 유통이 가능하다. 보존제가 들어가 특유의 시큼한 향이 남아있는 타 사의 제품들에 비해 정말 건강하고 맛있다며 직접 시식하는 코너도 특징이다.
◆전 과정 차별화 ‘자존심’…품질과 자동화로 방향 잡은 ‘도전 정신’

하림그룹의 근본은 역시 전통적인 ‘닭’ 사업이다. 이번에 둘러본 ㈜하림의 닭고기 종합처리센터는 1991년 가동 후 2019년 리모델링을 통해 스마트 공장으로 고도화된 그룹의 ‘자존심’이다. 내부 박물관에는 하림그룹 창업자이자 회장인 김홍국 회장이 업무마다 틈틈이 봤다는 ‘도덕책’과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나폴레옹 모자’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초등학교 4학년의 어린 소년이 병아리 10마리로 시작했다는 김 회장의 이야기는 유명하지만 실제로 그 작은 도전이 어느새 약 15만9000㎡(4만8097평) 규모 면적·8867억 원 규모 설비가 있는 공장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김 회장은 이 닭고기 공장에 또 다른 도전을 실행했고 그것이 바로 ‘고품질’과 ‘자동화’다.

해당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동물복지를 고려한 ‘가스 스터닝’과 ‘에어칠링’ 기술이다. 일반적인 닭고기 처리 공정에서는 닭고기를 전기충격으로 기절시키거나 도축한다. 그러나 그 과정 중 닭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 영향은 그대로 육질에 악영향으로 이어지게 된다. 게다가 최근 이슈가 되는 ‘동물복지’에 위배 되는 모습도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하림에서는 안전하고 편안하게 닭을 도축하기 위해 이산화탄소(CO2)로 닭을 잠재우고 도계 작업을 시작한다. 가실신한 닭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공장 내부 역시 어두운 조도로 설정돼 있다.
 또한 일반적인 닭고기 세척 및 가공은 얼음물에 담그는 ‘워터칠링’ 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하림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차오염의 위험과 육즙이 빠지는 단점을 보완하고자 시원한 바람으로 닭을 말리는 에어칠링 기술을 도입했다. 시간도 오래걸리고 번거롭지만 오로지 품질을 위해 선택한 하림의 자존심이다.
 다음으로는 리모델링을 통해 도입한 자동화 과정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라인이 자동화 로봇 및 컨베이어벨트로 구성돼 있으며 5층 수직 공정 설계를 통해 평면 대신 수직 층을 활용해 공간 효율성을 높혔다. 이를 통해 해당 공장에서만 일 평균 70만 마리의 닭고기가 생산되고 있으며 성수기에는 120만 마리까지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지역경제 활성화…익산을 ‘식품 허브 도시’로
하림의 존재는 익산시 지역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제8차 지방주도형 투자일자리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하림푸드, 하림산업의 전북 익산 투자사업을 지방주도형 투자·일자리 사업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국가식품클러스터에 공장 등을 건립하고 신규 고용 345명과 물류센터 위탁운영을 위한 간접고용 300명 등 총 645명의 지역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투자금액은 약 2000억 원이다.
 이에 대해 정헌율 익산시장은 하림의 자료를 통해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익산시의 미래 가치를 믿고 과감한 투자를 실행해 주신 하림푸드와 하림그룹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익산시는 투자 기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림그룹은 익산에 대해 ‘산업-축제-도시 브랜딩’의 결합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NS홈쇼핑이 익산시와 함께 주최하는 ‘NS푸드페스타’는 올해 18년 차를 맞은 국내 최대급 식품문화 행사다. 행사 장소는 익산 함열읍 하림 ‘퍼스트키친’ 부지로 사실상 하림의 생산 거점과 소비자 접점을 그대로 무대화한 형태다. 총 상금 1억원 규모의 전국 요리경연, 식품 스타트업 경진대회, 쿠킹클래스 등 단순한 경연을 넘어 방문객이 직접 보고 즐기는 체험형 행사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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