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따뜻한 봄철에는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가 연달아 개최된다. 마라톤은 특별한 기술이나 값비싼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시작하면 각종 관절 부상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때문에 충분한 사전 준비와 기초체력, 또 마라톤 운동에 대한 상식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달릴 때 무릎 하중은 자신의 체중의 2~3배, 반월상 연골판 손상 조심해야
걷는 것과 달리 뛰는 동작은 자신의 체중의 2~3배 이상의 하중이 실린다. 특히 마라톤 풀코스를 일반적인 보폭으로 달릴 경우 약 3~4만보 이상이 필요하며, 이는 자신의 체중의 2~3배의 하중을 적어도 3만 번 우리 몸이 감당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40~50대 마라톤 풀코스에 출전하는 중년 마니아들은 무릎의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해 연골이 얇아진 상태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장시간 뛰는 등 격렬한 스포츠로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무릎 부상은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다. 반월상 연골판은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물렁한 조직으로,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고 복잡한 무릎 운동을 부드럽게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마라톤의 경우 무릎 관절에 지속적인 충격으로 인해 연골판이 찢어지는 손상이 생기기 쉽다. 특히 연골판이 손상된 채 무르고 달리면 손상 정도가 커질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무릎 앞부분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느껴지면 단순 무릎 통증인지, 반월상 연골판에 문제가 있는지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
연골판이 손상되면 우선 무릎의 방향을 전환하거나 웅크려 앉을 때, 무릎을 꿇을 때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굽혔다 펼 때 소리가 나거나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보통 무릎 바깥쪽보다는 안쪽 연골을 더 많이 다치며, 무릎이 힘없이 꺾이기도 한다. 만일 증상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병원에 내원하여 보다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손상 정도에 따라 보존적 치료부터 이식술까지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연골까지 손상되어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연골판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 치유나 재생이 힘들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고 손상된 부위를 복원해 관절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월상 연골판은 손상 정도에 따라 보존적 치료부터 연골판 이식술까지 환자에 상태에 맞게 그 치료법이 다양하다. 먼저 연골판 손상이 심하지 않고 찢어진 부분이 1cm 미만이라면 부목이나 석고 등으로 무릎을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 내시경을 통해 직접 찢어진 연골판의 손상 부위를 확인해가며 봉합하고 다듬는 시술을 시행해야 한다. 만약 반월상 연골판이 50% 이상 광범위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하게 된다. 자신의 연골과 생체학적으로 같은 연골판을 이식하기 때문에 이물질에 대한 거부반응이 수술 후 건강하게 달릴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가능하다.
기록 욕심은 잠시 내려놓고 마라톤을 즐겨야
스포츠 부상의 가장 기본은 사후 치료가 아닌 예방이다. 마라톤으로 인한 관절 부상의 근본 원인은 기록에 대한 욕심과 과도한 자신감이라 할 수 있다. 마라톤 선수처럼 뛰기 보다는 안전하고 즐거운 달리기를 해야 하며, 빨리 가려고 하는 욕심은 버리고 천천히 오랫동안 뛰는 방법을 찾는 등 자신에게 맞는 달리기 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자신감이 붙었다고 해서 바로 풀코스로 도전하는 등의 무리한 목표 설정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운동 전후에는 관절의 근육을 충분히 풀어줄 수 있는 운동이 필수이며, 몸의 하중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는 쿠션감 있는 기능성 운동화 착용을 추천한다.
글: 목동힘찬병원 정성모 과장(정형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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