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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건웅의 법그리고자유

주한미군 범죄와 SOFA개정의 필요성

NSP통신, DIPTS, 2011-10-12 09:35 KRD7
#염건웅 #법그리고자유 #주한미군 #소파 #sofa
NSP통신

[서울=DIP통신] 최근 주한미군의 성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형평성에 맞게 개정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SOFA는 1966년 체결된 이후 지금까지 1991년과 2001년 두 차례에 걸쳐 개정됐지만 여전히 한국에 불리한 조항들이 남아있습니다.

주한미군은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에 이양함에 따라 인원을 감축하고 있으며 2011년 현재는 2만6000명까지 줄어든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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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미군 범죄는 오히려 2008년 234건(283명)에서 2010년 316건(380명)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와같이 최근 주한 미군범죄가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 야간통금 조치가 전면 해제되어 고삐가 풀린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부터 미군 병사들의 야간 통행을 금지하다 9년만인 지난해 7월 2일 이를 전면 해제한 바 있습니다.

야간통금조치가 해제된 후 동두천과 서울에서 잇따른 10대 여고생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야간통금 조치가 주한미군범죄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 10대 여학생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K이병

결국 주한미군사령부는 영외거주자를 포함한 모든 주한미군에 대해 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한달간 야간통금조치를 내렸습니다.

아마도 국내의 들끓는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보이지만, 뒤늦게라도 고삐풀린 망아지를 잡을 수 있도록 채찍을 든 주한미군사령부의 조치는 비록 미약하지만 환영할 일입니다.

두번째로 SOFA의 불합리함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주한미군이 감축됐는데도 성폭력을 비롯한 미군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은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질러도 SOFA라는 규정이 주한미군을 비호하기 때문이다’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SOFA 22조 5항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살펴보면 살인, 강도 등 12개 주요 범죄를 저지른 주한미군을 초동수사 단계가 아닌 기소 시점에 인도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죄를 저질러도 현장체포가 아니면 구속수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수사 초기의 증거나 진술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증거인멸이 될 가능성이 있을뿐더러 출국금지 규정이 없어 자칫 미국으로 도주를 한다면 공소시효 처분을 받거나 미국의 비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SOFA의 문제점은 1997년 4월 ‘이태원 살인사건’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이태원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 대학생이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입니다.

용의자로 지목된 두 미국 청년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인 주한미군 아들인 아더 패터슨은 당시 흉기 소지 혐의로만 실형을 살다가 특별사면 직후 미국으로 도피했습니다.

◆ 이태원 살인사건 용의자 아더패터슨

패터슨은 지난 5월에야 미국에서 검거가 되었는데, 미 캘리포니아 주 법원은 패터슨에 대해“미국에서 폭력 중범죄를 저지른 만큼 구속이 필요하다고 결정하였다. 한국 정부로부터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아 현재 구속 상태에서 한국 송환에 관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에서 나타나는 SOFA의 문제점은 주한미군 아들인 아더 패터슨이 우리나라 대학생을 칼로 찌르고 미국으로 도주했음에도 우리나라 법정으로 인도하지 않고 있는 상황과‘이태원 살인사건’과 같이 주한미군관련 범행은 도주해서 공소시효 판결을 받거나 미국 측에서 자국민 범행에 대해 협조를 하지 않는다면 사건이 묻힐 가망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태원 살인사건’의 처리과정에서 미국 측 입장은 한국에서 죄를 저질렀더라도 자국민을 한국 법정에 보내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미국법정에서 3심을 통해 결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사건발생 10여년이 지난후의 현 시점에서의 공판과정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될 가망성도 크다고 보여집니다.

이와같이 ‘이태원 살인사건’은 주한미군 범죄와 관련한 ‘SOFA의 불합리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SOFA의 불합리함은 범행을 저지른 주한미군을 신변인도도 받지못하고 불구속 수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범죄자들은 증거인멸을 시도할 것이며, 공범들끼리 알리바이를 만들어 사건을 조작하고 도주할 우려까지 있다는 것입니다.

사건발생 즉시 한국 사법기관에서 신변인도 및 구속 수사할 수 있도록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여지는 대목입니다.

결국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에서도 외교통상부 주관으로 긴급 관계부처 회의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외교통상부는 외교부·법무부·국방부·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실무급 관계부처 회의를 조속히 개최해 주한미군 범죄 관련 예방 및 대책 수립을 위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협의에는 현행 SOFA 규정 운영상 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관한 의견 교환 및 검토가 있을 예정이며, 또 올해말 이전에 외교부 북미국장과 주한미군 부사령관이 공동위원장인 SOFA 합동위원회를 개최하여 SOFA 운영 개선에 관한 우리측 의견을 미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따라 정부와 미측간에 어느정도 발전된 의견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해 봅니다.

제가 해병대에서 인사장교로 복무시절, 신병들에게 설문조사를 하였습니다.

“우리의 주적(主敵)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국방부에서 규정한 주적은 북한입니다. 하지만, 신병들의 답은 북한이외에도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라는 답변도 의외로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 북한 다음으로 미국을 주적이라고 생각하는 신병들이 꽤 있었습니다. 왜 일까요?

한반도는 전 세계의 마지막 탄약고로서 언제든지 전쟁이 발발할 확률이 가장 큰 지역입니다.

우리가 군사적 우위를 점하여 북한에 대해 전쟁억지력을 확보하고 있는 현 상황은 분명 공고한 한미동맹안에 주한미군의 막강한 전력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전쟁 시나리오상에서 주한미군 전력이 0%라고 가정하면 분명 한반도 전쟁억지력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우방이자 동맹국이 미국임에도 우리의 젊은 청년들은 미국이 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그들이 막아주는 전쟁억지력과 평화보다 이면에 감춰진 강력범죄와 세계초일류국가의 자만심, 한국인을 우습게 보는 상황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위와같이 SOFA의 실질적 개정과 더불어 주한미군과 우리나라 국민간의 부정적 편견을 타파하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SOFA에 대한 제 생각은 지금까지 미국 측이나 우리나라 일부 사람들이“주한미군이 없으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판단하여 그에따라 SOFA 법조항이 주한미군 측에 유리하게 작용한 점이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미국과의 SOFA 관련회의에서 잘못된 SOFA 법조항을 규정하고 꼭 개선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또한 주한미군측도 단기적인 야간통금 조치뿐만 아니라, 주둔국에서 영외 활동시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내부규칙 강화와 정신교육강화 등을 통해 주둔국 국민과 상생하는 주한미군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염 건 웅(廉建雄) Yeom, Gun-Woong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경찰행정학과 졸업

공안사법연구소 연구위원
한민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초빙교수
한국범죄학회 이사
경찰무술신문 논설위원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정책비서관
한나라당 6.2지방선거 정책특보
한나라당 10.26재선거 공보특보
해병대 2사단 인사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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