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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가정의 달 5월 수원화성에서 조선왕조를 만난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 2025-04-22 10:07 KR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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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수원 화성행궁 별주에서 열리는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 수원화성 태평성대 참가자들이 혜경궁 궁중 다과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 수원시)
수원 화성행궁 별주에서 열리는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 ‘수원화성 태평성대’ 참가자들이 혜경궁 궁중 다과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 수원시)

(경기=NSP통신) 조현철 기자 = 한 때 사라질뻔했던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경기 수원시(시장 이재준)는 정조대왕의 많은 유산이 존재하는 곳으로 부모를 공경하고 사랑하는 효의 의미와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사상이 도시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시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정조대왕의 어머니인 해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때 어떤 음식을 먹고 즐겼는지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다과체험 등을 비롯해 화성행궁에서 즐길 수 있는 연극을 통해 조선시대로 여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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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의 침략과 강탈로 한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뻔했던 복원된 화성행궁의 아름다움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일본이 지우려 했지만 우리민족의 뛰어난 기록문화로 부활한 화성행궁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연인과 함께 조선왕조의 얼이 살아 숨쉬는 수원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보는것은 어떨까.

◆‘별주’에서 궁중다과 체험, ‘우화관’에서 화성행궁 연극

NSP통신-복원 완료된 화성행궁 우화관 내부. (사진 = 수원시)
복원 완료된 화성행궁 우화관 내부. (사진 = 수원시)

다음달 9일부터 화성행궁 ‘별주’에서 조선시대 최고의 회갑잔치 음식을 닮은 궁중 다과 체험이 시작된다. 2025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 ‘수원화성 태평성대’의 혜경궁 궁중 다과 체험이 바로 그것.

을묘년 혜경궁홍씨의 진찬연 때 음식을 만들던 곳에서 전통 음악을 들으며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는 특별한 다과상을 체험하는 기회다. 행궁동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진행하는 최초의 화성행궁 활용 프로그램으로 오는 5~6월 금·토요일 오후 7시부터 하루 18명씩만이 특별한 다과상을 누릴 수 있다.

혜경궁 궁중 다과 체험에는 1인 다과상에 총 9가지 종류의 다과가 제공된다. 끊임없이 덩굴이 뻗어나가는 오이처럼 자손의 번창과 가문의 번영을 상징하는 ‘오이선’, 발효를 거쳐 소화가 잘 되는 떡 ‘증편’, 나이가 많은 어머니를 위해 부드러운 고기를 올린 아들의 마음을 닮은 ‘떡갈비’, 상큼함을 더해주는 ‘사과단자’ 등이 요기를 달래주는 음식이다.

또 녹말병이라고도 불린 묵 형태의 ‘밤편’, 무병장수와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꽃나무 가지 모양의 ‘요화과’, 혜경궁에게 올린 유자정과를 현대적으로 만든 ‘금귤정과’ 등 훌륭한 맛은 물론 먹기 아까울 정도로 정성스럽게 만든 디저트도 있다.

여기에 각별한 맛이 있어 양녕대군과 인조가 먹은 것으로 유명한 ‘수원약과’와 궁중에서 더위를 이기기 위해 마셨던 고급 음료이자 사도세자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마셨다고 알려진 ‘제호탕’ 등 특별한 역사 이야기를 품은 음식들도 함께 나온다.

다과 음식의 상세한 스토리를 몰라도 좋다. 혜경궁 궁중 다과 체험 장소인 ‘별주’는 프로그램의 특별함을 더하는 요소다. 꼭 1년 전 복원을 완료하고 개방을 시작한 공간으로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잔칫상을 준비한 역사성이 높은 장소다.

‘원행을묘정리의궤’를 토대로 하는 궁중 다과상의 ‘원조’인 셈이다. 화성행궁 내 공간 중 신발을 벗고 올라가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자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별주 한 칸에 자리잡고 앉아 창을 통과하는 바람을 맞으며 은은한 조명이 밝혀진 궁궐을 바라보면 힐링 그 자체다.

궁중 다과 메뉴는 행궁동 주민들이 직접 만든다. 행궁마을협동조합 소속 10명의 수라지기들이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모여 궁중 음식과 화성행궁의 역사 등 이론을 배우고 메뉴와 요리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거쳐 다과상을 완성시켰다. 별주에는 조리시설이 없어 인근에서 당일 조리한 음식을 가져와 다과상에 정성껏 마무리한다.

혜경궁 궁중 다과 체험은 인터파크에서 예약해야 참여할 수 있다. 2인 기준 5만원의 참가비가 있으며 일부 좌석은 10% 할인가로 제공된다. 6월 28일까지 1차 프로그램이,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1일까지 2차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태평성대’를 그려내는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은 ‘주민 배우와 함께하는 고궁 산책’도 있다. 복원이 완료된 화성행궁의 대표적인 공간들을 돌아보는 역사 투어 프로그램이다. 주민 배우인 행복장인 2인 및 해설을 맡은 동행지기와 함께 다니면서 주요 장소에서 역사적인 장면을 연극으로 재현해 재미를 더한다. 신풍루에서 유여택, 봉수당, 장락당, 노래당, 낙남헌, 우화관까지 돌면서 낙남헌 연못, 궁궐 정원 조성 기법인 취병 등도 구경하기 좋다.

특히 고궁 산책 프로그램의 마지막 장소인 우화관은 지난해 복원 완료된 공간이다. 옛 신풍초등학교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우화관은 원래 왕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시고 수령이 매달 의례를 진행하던 곳이다. 건립 당시 이름은 사통팔달에서 따 온 ‘팔달관’이었지만 정조가 1795년 수원행차를 계기로 ‘우화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태평성대로 나아간다(于華)’는 의미에 ‘볼 관(觀)’을 붙여 수원화성이 태평성대로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자 했던 정조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복원된 우화관 내부는 방문객들이 화성행궁의 역사와 복원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설명자료들이 있으니 눈여겨 볼만하다.

주민 배우와 함께하는 고궁 산책은 네이버 예약 페이지에서 회당 15명씩 선착순 신청을 받는다. 참가비는 무료다.

◆시민의 힘으로 복원한 화성행궁…복원 노력은 계속된다

NSP통신-지난해 4월 수원 화성행궁 우화관 및 별주 복원 개관식에서 이재준 수원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수원시)
지난해 4월 수원 화성행궁 우화관 및 별주 복원 개관식에서 이재준 수원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수원시)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으로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은 화성행궁의 완전한 복원이 완료된 덕분이다. 화성행궁은 근현대사의 부침을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이어왔다. 일제강점기 동안 훼철이 반복되며 대부분의 건축물이 사라졌으나 수원시민의 주도로 복원 사업을 시작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구한말까지 관아로 이용됐던 화성행궁은 1905년 우화관을 수원공립소학교로 만들면서부터 아픔을 겪었다. 특히 국권을 빼앗긴 1910년 이후로는 행궁의 파괴가 더욱 본격화됐다. 가장 위상이 높은 건물인 봉수당은 ‘자혜의원’으로 운영됐고 인근 행각까지 병실과 약품 창고로 사용했다.

1923년에는 아예 행궁을 허물고 경기도립병원을 세웠는데 이는 수원의료원의 이름으로 해방이 된 후까지 그대로 유지됐다. 게다가 1980년대 후반에는 현대식 고층빌딩으로 신축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워져 화성행궁의 원래 모습은 기록에만 남을 뻔했다.

화성행궁의 운명을 바꾼 것은 수원시민이었다. 1989년 5월 향토사학자 이승언이 채색된 화성행궁 그림을 발견하면서 복원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당시 문화원장이던 심재덕(민선 1·2기 수원시장)을 중심으로 ‘화성행궁복원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수원화성의 얼과 정신을 찾기 위해 행궁을 복원하자”는 의지를 담은 발기문 선포까지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복원추진위는 대통령 비서실, 내무부, 문화재관리국 등에 건의문을 보내 복원의 필요성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지역 인사들의 노력이 더해진 끝에 봉수당 자리에 있던 수원의료원은 이전 결정됐고 1993년 마침내 철거됐다.

이후 시는 35년의 긴 시간 동안 화성행궁 복원을 추진했다. 1단계로는 1994년부터 시굴조사와 복원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총 5차에 걸쳐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1996년 7월부터 복원 공사에 착공해 1998년 3월 봉수당이 가장 먼저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2003년 10월 신풍루까지 차근차근 화성행궁 내 482칸을 복원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2004년부터는 2단계 사업으로 관아와 군영으로 사용하던 권역의 모습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화성행궁 앞 광장이 조성됐고 관아 기능을 하던 우화관과 별주를 복원해 지난해 4월 24일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화성행궁 복원은 마무리됐지만 시는 수원의 정체성이 담긴 수원화성이 원래 모습을 되찾고 시민들이 가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화성행궁 복원을 넘어 수원화성이 완전히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현재 진행 중인 하남지 부분 복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수원화성 안 남쪽에 있던 연못 두 곳 중 아래쪽에 있던 한 곳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하남지는 남창초등학교 앞 행궁동 공방거리가 시작되는 부근에 위치한다. 시는 지난 2020년부터 발굴 조사를 진행해 하남지의 서쪽 외곽 경계와 시설의 흔적을 확인했다.

하남지 복원은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일부 복원을 승인 받은 상태다. 이후 실시설계와 세계유산 영향평가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한 뒤 복원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029년 복원된 하남지를 개방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하남지는 수원화성 내부의 도시 경관을 복원하는 첫 번째 시도인 만큼 시는 하남지를 지역 주민과 상생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복원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하남지를 녹지로 조성해 시민들의 휴게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궁극적으로 시는 수원화성 성곽을 온전히 이어내는 것을 수원화성 복원의 목적지로 삼고 있다. 화성행궁 복원에 그치지 않고 팔달문 좌우에 끊어진 성곽을 연결하기 위한 복원 사업 역시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다.

수원시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세계유산 수원화성 복원은 형상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시민의 자긍심을 되살리는 일”이라며 “시민의 손으로 복원한 건축물을 시민이 직접 활용해 세계유산의 혜택을 창출하는 ‘태평성대’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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