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NSP통신) 윤시현 기자, 서남권취재본부 기자 = 머지않아 2026년. 서울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가족과 함께 해남미소축제를 즐기기 위해 자가용을 타고 해남으로 향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목포권에 이른 김씨는 아름다운 해안가가 펼쳐진 신안군 압해도를 지나 푸른 바다위를 달려 목포시 달리도에 다다른다.
이어 신비로운 해저터널을 거쳐 해남군 화원면 양화리에 도착했다.
해안선 바다, 농경지, 하천을 따라 77번 국도를 타고 부동리를 지나자, 깃대봉과 연결된 푸른 매봉산과 마주한다.
매봉산은 화원을 대표하는 아름답기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등산지로, 산에 오르는 과정에서 중간중간 다도해를 관망할 수 있는 화원면의 명산이다.
김씨 일행은 매봉산 자락 가운데 하얀 흉측스럽게 드러난 회색 속살과 또다시 파헤치고 있는 흙먼지를 마주하게 될 우려다.
서남권 최재 관문 화원면, 토취장 10곳 누더기
한 업체가 월호리 매봉산 자락의 과거 토석채취장(토취장) 옆에 또다시 무려 9만㎡ 남짓의 면적에 대해 토석을 채취하겠다며 신규 토석채취장을 추진, 해남군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0분쯤 지나자 또다시 거대 토취장, 좀 더 진행하자 호수 건너 산이면에 또다시 거대토취장...
77번 국도사업으로 해남군을 비롯한 진도군 완도군 등 전남 서남권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마주할 수 있는 미래 화원면의 모습이다.
공사가 한창인 77번 국도사업이 완료되면, 화원면은 해남군의 최대 관문으로 지역의 얼굴이 된다.
수도권과 충청, 호남 등 땅끝 위에 위치한 관광객들은 대부분 77번을 이용해 해남과 진도, 완도 등을 찾게 될 것이다.
지난 겨울, 77번 국도에서 바라본 화원면 토취장 군집지와 화원 농특산물 겨울배추
지금 한창 77번 국도 13.49km를 건설하는 약 4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압해도와 달리도와 양화리를 연결하고 있다.
77번 연결로 부산에서 남해안과 서해안을 따라 경기도 파주시(문산)까지 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거리 국도의 막바지 사업이다.
주민들은 77번을 통해 해남군을 찾은 방문객에게 가장 많은 토취장을 보유한 부끄러운 지역으로 기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화원면 청룡리 한 주민은 “화원면에서 석산면으로 바꿔야 할 위기다. 화원면은 토석채취업체와 해남군의 안이한 대응으로 거대한 석산단지로 전락됐다”라며 “더 이상 돌 팔아먹는 가난한 마을로 추락하지 않도록 지역민들이 나서야 할 때다”고 주장했다.
명현관 군수와 해남군의 현명한 결정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해남군 관계자는 “향후 신규 토석채취허가 신청에 대한 검토에 있어 무엇보다도 군민의 입장과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수렴하고 반영할 예정입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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