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NSP통신) 강신윤 기자 = 수십 년간 논란이 되어온 큰 난제가 풀리며 또 하나의 생명의 신비가 밝혀졌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이종봉 교수팀과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리차드 피셸 (Richard Fishel) 교수팀이 단백질 효소 간의 신호 전달로 DNA 염기쌍의 오류를 바로잡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인체의 유전정보를 담은 DNA는 세포분열 시 일어나는 복제 과정이나 일상생활 등에서 손쉽게 훼손되어 대장암과 같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다행히 인체에는 손상된 유전정보를 스스로 인식하고 복원하는 단백질 효소들이 있는데 학계에선 이런 단백질 효소들 간의 상호작용과 생명의 신비라 할 수 있는 복구 메커니즘에 관해 논쟁이 이어져왔다.
공동연구팀은 개별 생체분자의 움직임을 나노미터의 정확도로 추적하는 단분자 이미징 기법으로 염기쌍 오류 복구 단백질 각각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여 염기쌍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을 밝혀냈다.
이로써 염기쌍 오류 복원 시스템이 발견된 이래 지난 30여 년간 의견이 분분했던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이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Nature)’ 온라인판 (한국시간 17일)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이 발견한 바에 의하면, 염기쌍의 불일치 오류를 인식하고 신호를 보내는 센서 역할을 하는 MutS 단백질은 ATP1와 결합을 한 후 매개체 역할을 하는 MutL 단백질을 불러들인다.
이 두 단백질의 복합체는 DNA상에서 결합과 분리를 반복하며 이동하게 되는데, 복합체일 경우에는 DNA 나선을 따라 느리게 움직이고 분리 된 상태에서는 매우 빠르게 무작위로 운동한다.
특이한 점은 이 단백질들의 움직임이 결합된 ATP의 가수분해2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잉크가 물에 퍼져나가는 것과 같이 DNA상에서 생체분자의 확산 운동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렇게 확산운동을 하며 이동하는 이 두 단백질의 복합체에 또 다른 단백질효소인 MutH가 매개체 MutL에 결합하면서 신호 전달과 오류 복구의 시작 메커니즘이 완성된다.
MutH는 오류 염기쌍으로부터 천여개 정도의 염기쌍만큼 떨어진 곳의 DNA 가닥을 잘라 염기쌍 오류 복구를 촉발하는 역할을 하는데, MutS-MutL-MutH 복합체가 DNA 나선 구조를 따라 이동하면서 적정 타깃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존에는 MutH 혼자 타깃이 있는 위치로 이동하여 신호를 받은 후 DNA 가닥을 자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세 단백질이 결합 후 별도의 화학적 에너지 없이 물리적인 확산운동만을 통해 DNA 나선을 따라서 이동한다는 사실이 또한 새롭게 밝혀졌다.
이종봉 교수팀은 지난 2011년에도 MutS 단백질이 어떻게 염기쌍 오류를 감지하고 DNA상을 이동해 오류를 알리는지에 대한 연구로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에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선행 연구에 이어 MutS 단백질만이 아닌 오류 복구 시작에 관여하는 모든 단백질들에 대한 작동 메커니즘과 그들의 상호작용을 규명해 DNA 염기쌍 오류 복구 시작에 대한 원리를 완벽히 설명했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로 이 연구를 주도한 이종봉 교수는 “이처럼 경이로운 생명현상의 원리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학문적 성취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유전자 결함과 관련된 질병의 발생 원인을 알아내고 궁극적으로 질병 치료 방법을 찾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우수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NSP통신/NSP TV 강신윤 기자, nspdg@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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