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차연양 기자 = ‘지역 공사(公社)’의 ‘사회적 책임’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조성제)는 부산항 신항 항만배후단지 3공구 조성공사에 대한 재발주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지난 2일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우예종)에 전달했다.
5일 부산상의에 의하면, BPA가 이번 공사의 발주에 지역 업체 참여를 외면해 지역 상공계와 정치권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상의는 건의서에서 이번 부산항 신항 항만배후단지 3공구 조성공사 발주에 지역 업체 공동도급 가점을 100점 만점 중 0.2점으로 제한함으로써 지역 업체의 참여를 사실상 원천 봉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한 지역 건설사와 상공계의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공사 재발주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한 부산상의는 “BPA는 동북아 물류 중심기지라는 부산 시민의 염원을 안고 출범한 공기업으로 부산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함은 물론, 지역경제와 동반성장해야 하는 기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지난해 절반이 넘는 지역 건설사들이 관급공사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해 수년째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BPA의 공사발주 행정은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려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밖에 없어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번 공사 발주에 BPA가 적용한 종합심사낙찰제에 대한 새로운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상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에코델타시티 조성 사업 1단계 1공구 공사를 시행하면서 현재 수의계약을 통해 부산 건설사 공동도급 권장비율 30%를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 조달청에서도 상생협력 비율에 따라 2~8점을 지역 업체 참여에 가점을 주고 있어 부산항만공사와는 대조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BPA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민병근 BPA 항만건설팀장은 “이번 공사에 적용되는 ‘종합심사낙찰제’는 최저낙찰제를 통한 저가수주에서 비롯되는 부실공사 등 문제점을 보완코자 기획재정부에 제안한 제도”라며 “‘가점’항목인 ‘사회적 책임’은 다시 ‘상생협력’, ‘건설인력고용’, ‘건설안전’, ‘공정거래’ 등의 네 항목으로 나뉘고, 이 중 상생협력 비중이 0.2점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부산상의가 지적한 ‘상생협력’ 항목 점수는 100점 만점에 0.2점이 아닌 가점 1점 중 0.2점이라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종합심사낙찰제에서는 대부분의 공사 및 공기업들이 상생협력 점수에 0.2점~0.25점을 배정한다”며 “수자원공사의 에코델타시티 공사는 이와 다른 경우이므로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민 팀장은 “명색이 부산항만공사인데 같은 값이라면 부산지역 업체를 두고 굳이 대기업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대기업은 40점 배점의 공사수행능력 항목에서 지역업체보다 불리하게 작용하는 면이 있고 모든 심사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이뤄지니 지역 업체들은 기준항목 및 해당사항을 잘 살펴보고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BPA는 지난 9월 24일 공사 예정금액 976억 원대인 부산항 신항 남컨테이너 항만배후단지 3공구 조성 공사를 공고하면서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종합심사낙찰제에 따른 자체 '종심제 특례 운용 기준'을 적용했다.
이에 따르면 낙찰자는 공사수행능력(40점)과 입찰금액(60점), 가점 항목인 사회적 책임(1점) 점수 및 감점항목 등으로 결정되며, 사회적 책임 중 지역 업체 참여 가점인 상생협력 배점은 0.2점으로 책정돼 지역 동반성장을 외면하는 ‘인색한 기준’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공사는 오는 12일까지 등록을 마감한 후 19일 현장설명회를 거쳐 오는 11월 11일 입찰한다.
NSP통신/NSP TV 차연양 기자, chayang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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